[시티라이프 2000-06-14 15:34]
노동을 통한 문화체험... 훈훈한 인정도 체험
“여자 혼자 어떻게 호주를 다녀왔냐구요? 젊음과 열정이 저를 그곳으로 떠밀었어요.” 현재 경기방송 DJ로 활동 중인 최형우 씨(여·22세)는 99년 호주 워킹 홀리데이 경험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대학 2학년 때 친구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그녀를 강하게 유혹했다.
“어학연수만 밟는 유학도 싫었고, 관광비자로 짧게 다녀오는 여행도제구미엔 맞지 않았어요. 99년 당시 영문과였던 저는 현지 영어도 배우고 타지여행을 하면서 돈도 버는... 뭐,그런 체험을 고대하고 있었죠.”그녀는 호주의 시골마을에서 토마토따는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최씨는 “잘 지워지지 않는 토마토 물과흙더미가 항상 옷을 더럽혔지만타지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재미있었다”고 회고한다.
최씨는 호주에 있는 동안 중식당 리셉셔니스트와 웨이트레스 일도 했다. 그녀는 워킹 홀리데이의 가장 큰 성과로 영어회화 실력의 향상을꼽는다. 아울러 나중에 결혼하면 반드시 남편과 함께 호주의 ‘골드코스트’ 해변으로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취업관광 중 대표적인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는 18∼25세(또는 30세)의 젊은이에 한해 외국에서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면서장기간 체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선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필요하다. 이것은 말 그대로 ‘일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비자’다. 여행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합법적인 노동권이 비자 내용에 보장돼 있는것. 일명 ‘관광취업비자’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는 현재 호주,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와 워킹 홀리데이 비자협정을 맺은 상태. 따라서 이들 네 나라에서만 워킹 홀리데이가 가능하다. 네 나라 모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평생 1회만 발급한다. 유효기간은 12개월. 현지에서 다른 비자(학생비자 등)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비자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의 전환은 한국에서만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95년 호주로의 첫번째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했다.
워킹 홀리데이 외에 우프, 키부츠 등의 해외취업관광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워킹 홀리데이와는 달리 별도의 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로 체류한다. 관광비자에는 노동권이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이들 프로그램은 현지에서 일하고 숙식만을 해결받는 것으로 만족해야한다. 설사 현지에서 돈을 받는다 하더라도 워킹 홀리데이의 그것보다는 턱없이 적은 수준. 아울러 이들 프로그램은 쿼터제가 아니므로 비자발급에 제한이 없다.
해외취업관광의 가장 큰 매력은 최소한의 경비로 생생한 문화체험을할 수 있다는 점. 현지 민가에서 주민들과 가식 없는 모습으로 생활하면서 끈끈한 우애를 나눌 수 있다.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간다면 재고해 봐야 한다. 현지에서 하는 일이 대부분 단순노동인 관계로 보수가짜기(?) 때문. 용돈조달 수준에 만족해야 한다.
호주를 제외하곤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쿼터제로 발급한다. 인원수가한정돼 있단 얘기. 년초에 한 번 대사관에서 모집 인원수를 공고한다.
금년도 워킹 홀리데이 비자는 호주를 제외하곤 이미 발급이 끝난 상태. 현재 호주 외의 다른 나라로 워킹 홀리데이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 워킹 홀리데이 외의 해외취업관광프로그램은 별도의 비자가 아닌 관광비자이므로 언제든지 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마다 워킹 홀리데이 지원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올해 캐나다가 비자 발급수를 50명 더 늘렸을 뿐 대부분의 해당국들이인원 확대에 소극적이어서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국가는 캐나다로 평균 4 : 1의 관문이다. 해당국가의 대사관에선 지원자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비자를 발급해 준다. 대사관에선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웬만큼 갖추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따진다. 캐나다와 호주의 경우 대사관에 제출하는 구비서류 중에는 ‘6개월 정도체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비(550만원 이상)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재정증명서류가 포함돼 있다(일본과 뉴질랜드는 250만원 이상).
그러나 대사관에선 해당국가의 외국어 능력을 테스트하진 않는다.
<>일자리와 숙식처는 본인이 찾아야
국내에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발급 업무를 대행해 주거나 도움말을 주는 대표적인 단체로는 한국 워킹 홀리데이 협회(☎02-723-4646)와 한국관광공사 워킹 홀리데이 지원센터(☎02-729-9638), 신발끈 여행사(☎02-333-4151)가 있다. 그러나 이들 단체에선 현지에서의 취업 및 숙식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취업 및 숙식 정보만 제공해줄 뿐. 그 나라에도착하면 일자리와 먹을거리 그리고 잠자리는 자신이 손수 챙겨야 한다.
“한국에서 직장 구하기도 힘든 요즘, 자신의 능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외국에선 무조건 쉽게 취업하는 걸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나 실제로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떠나는 사람 중에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이내 되돌아오는 이들도 적잖습니다.” 한국 워킹 홀리데이협회 손대용 주임의 말이다.
여행 겸 아르바이트가 아닌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이용하는 사람도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한국관광공사 워킹 홀리데이 지원센터 윤주원 코디네이터는 “법규상 해외 어학연수는 3개월을 넘길수 없어요. 그러나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이용해 교묘히 1년간 어학연수를 받는 사람도 간혹 있죠. 한국인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이므로자제해야 합니다”라고 당부한다.
한국과 워킹 홀리데이 협정을 맺은 국가들에서 우리나라로 워킹 홀리데이를 오는 외국인도 있다. 그러나 그 수는 매우 미약한 실정. 그나마일본사람이 가장 많다.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영어와 불어 동시에 배울 수 있어
비자발급 이후 6개월 동안 유효하다. 따라서 6개월 이내에 캐나다에입국해야 한다. 현지에서 일하면서 영어권 국가 중 가장 발음이 정확하다는 ‘캐나다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영어, 불어를 국가 공용어로사용하므로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불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캐나다의 물가 인상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해 생활비가 저렴하며 사회보장제도와 치안제도가 발달해 안전하다. 캐나다는세계각지의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나라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 비자발급조건- 신청 당시 만 18세 이상 25세 이하.
- 유효한 여권과 항공권을 소지했거나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소지한 사람.
- 캐나다에서 6개월 체류기간 동안 생계유지, 의료비 등 각종 비용을본인이 감당할 충분한 재정능력을 소지하거나 가족의 재정보증을받을 수 있는 사람.
◆ 구비서류 : 비자신청서, 대한민국여권 사본과 여권용 사진 1장, 영문 재학 및 재직증명서, 호적등본과 영문 번역본, 영문여행 일정표, 재정증명서류.
<>호주 워킹 홀리데이/지원자 모집 연중 내내 활짝!
호주는 워킹 홀리데이가 정착된 나라. 쿼터제인 다른 나라들과 달리연중 항시 지원자를 모집한다. 해외여행이 처음인 상태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처음 떠나는 사람은 호주가 가장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한 고용주 밑에서 3개월 이상은 일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호주달러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따라서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또한 호주의 치안상태는 세계적으로 유명할 정도로 안전하다. 세계 각지의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나라로 문화적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호주에만 사는 희귀한 생물체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 비자발급조건- 신청 당시 만 18세 이상 25세 이하.
- 대한민국 여권과 여권용 사진 1장.
- 유효한 여권과 왕복항공권을 소지했거나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충분한 자금을 소지한 사람.
- 호주에서 6개월 체류기간 동안 생계유지,의료비 등 각종 비용을 감당할 재정능력이 있는 사람.
◆ 구비서류 : 비자신청서, 대한민국 여권과 여권용 사진1장, 영문재학 및 재직증명서, 호적등본과 영문 번역본, 영문여행계획서,과거 12개월 동안의 예금통장 사본, 제정서류(본인 또는 직계가족의 것으로 직계가족이 서명한 영문재정보증서도 제출)
<>뉴질랜드 워킹 홀리데이/만 30세도 갈 수 있다고?
역시 한 고용주 밑에서 3개월 이상 일할 수 없다. 비자신청 연령이 만30세로 확대돼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세계적인 영화 촬영지인 수려한 자연경관이 여행객의 발길을 유혹한다.
◆ 비자발급조건- 신청 당시 만 18세 이상 30세 미만.
- 유효한 여권 소지자.
- 250만원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으며 왕복항공권을 구입할만한 자금능력이 있어야 함.
- 출국 전 여행자 보험에 가입해야 함.
◆ 구비서류 : 여권, 신청 사유서(영어로 작성하며 특정양식이 없음.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한다는 내용 및 개인의 연락처, 주소 등을 기재함), 비자 신청비(홍콩달러 520불), 회신용 봉투(받는 사람이 본인 주소가 되게 함)
<>일본 워킹 홀리데이/엄격한 서류심사 통과해야
일본은 유독 서류심사가 까다롭다. 한국과 가깝고 자비만으로 장기체류 하기엔 물가가 비싸서 일본에서의 워킹 홀리데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점을 안고 있기 때문.
◆ 비자발급조건- 신청 당시 만 18세 이상 25세 이하.
- 유효한 여권과 왕복항공권으로 소지했거나 왕복항공권을 구입할 만한 자금을 가진 사람.
- 일본 체제 초기에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소지할 것(약 250만원 정도)
◆ 구비서류 : 1차 서류심사 - 신청서, 회신용 봉투. 2차 서류심사 -비자 신청서(사진 첨부), 비자신청 이유서, 활동계획서,이력서, 주민등록증 사본 또는 호적등본, 재학증명서또는 졸업증명서, 예금잔고증명서, 회신용 관제엽서, 회신용 우편봉투.
※ 워킹 홀리데이 관련 국가별 지원자격이나 관련서류에 대한 내용은인터넷 워킹 홀리데이 사무국 홈페이지(http://www.wh.co.kr)에서도볼 수 있음.
<>우프/농장에서 일하며 숙식제공 받아
우프(WWOOF)는 ‘Willing Workers On Organic Farms’의 약자.
‘유기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1971년 영국의 한농가에서 여행자의 일손을 빌리면서 유래됐다. 현재 전 세계 60여개넘는 우프 회원국이 있다.
농장에서 하루 3∼6시간 정도 일을 한다. 원래 급여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맘 좋은 농장주의 경우 약간의 용돈을 주기도 한다. 대신 농가로부터 숙식을 확실히 제공받는다. 우프의 매력은 현지농장에서 유기농법에 대해 배울 수 있으며 농가의 가족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친밀감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우프는 참가자의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론 30세 미만으로 규정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우프 코리아’의 김혜란 실장은 “현지 농장 일이어서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젊은 사람 아니면 소화해 낼 수 없다”라고 이유를 밝힌다.
우프에 참여하려면 해당국의 우프협회에서 발간하는 책자를 구입하면자동적으로 가입이 된다. 책자 표지엔 제각기 다른 고유번호가 부여돼있으며 책자에 기재된 날짜로부터 1년 동안 ‘우퍼’(우퍼에 참여하는사람)로 인정받게 된다. 우퍼가 해당국의 농가를 방문할 땐 반드시 우프 책자와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농장주는 우프 책자 표지에 기재돼 있는 이름과 고유번호를 확인함으로써 실제 우퍼인지 아닌지를 판별한다.
우프에 참여하는 손쉬운 방법은 국내에 소재해 있는 ‘우프 코리아’(☎02-723-4458)를 이용하는 것.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오스트리아,독일, 스위스의 농가를 직접 연결해 준다. 그외의 나라들은 본인이 직접 그 나라의 우프 대표와 연결해 책자를 구입하고 방문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엔 취업비자가 요구되므로 까다롭다.
간혹 현지에서 악덕 농장주를 만나 혹사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농장주와 정식 노동계약을 맺은 게 아니므로 업무가 힘들면 언제든지 다른 농장으로 떠날 수 있다. 우리나라 농촌처럼 현재 외국의 농가도 일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 따라서 현지 농가에선우퍼를 대환영한다.
관광비자로 떠난다. 최초 3개월이 기본. 그러나 현지에서 본인이 원하면 2차례 연장으로 최장 12개월까지 가능하다. 우프 코리아 회원일 경우 우프 코리아에서 비자발급 대행업무까지 해준다. 우프 코리아 회원가입비는 5만원. 우프 이용시 여행자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키부츠/이스라엘의 일터에서 숙식과 용돈 해결
이스라엘은 예로부터 ‘키부츠’라고 불리는 민간협동조합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40여 개의 키부츠에서 부족한 일손을 거드는 대신 숙식과 용돈을 제공받는다. 또한 키부츠로 몰려든 세계 각국친구들과의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는 계기도된다.
지원자격은 만 20세 이상 30세 미만. 6∼8시간 동안 일한다. 주로 과일농장이나 공장의 제조라인, 공동식당, 공동세탁소 등 일손이 부족한 장소에서 보조역할의 단순노동을 한다. 흔히 ‘키부츠는 농축산 계열이전부’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물론 농축산업이 근간을 이루고있지만 오늘날은 그 범위가 넓어져 경공업, 관광산업, 영화제작 분야에도 키부츠가 진출해 있다. 키부츠 주인은 참가자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용돈을 준다.
키부츠 참가자가 되려면 국내 키부츠 협회 본부(☎02-723-4288)의 세미나에 참석하는 게 좋다. 세미나에 참석하면 키부츠 프로그램에 대한전반적인 소개와 함께 참석자의 질의에 답변도 해준다. 세미나는 월∼금요일 오후 2시와 4시, 토요일 오후 3시에 있다. 세미나 참석 후 키부츠 회원이 되면 출발에서 마무리까지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관광비자로 떠나며 키부츠 협회에서 발급업무를 대행해준다. 키부츠협회 가입비는 6만원. 역시 여행자 보험에 들어야 한다.
<임성규 기자>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워킹 홀리데이 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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