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잉카’ 찾아…안데스산맥 43㎞ 구름 속을 걷다 [MK뉴스 2014.12.28]
작성자 : 이주현      작성일 : 2015/01/30      조회수 : 632     
사진보기 : 한장씩 원문대로
하루 200명만 허락한 전세계 트레킹 마니아의 성지, 3박4일 잉카 트레일
고대 제국의 신비로운 돌계단 따라 꿈꾸듯 한걸음 한걸음
최고해발 4200m 고산지대 지나 기적처럼 ‘태양의 문’ 열려



“헤이, 미스터 정. 웨이크 업!(Hey, Mr. JUNG. Wake up!)”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깊숙한 곳 어딘가 텐트 밖에서 가이드 목소리가 나를 깨운다. 졸린 눈을 애써 뜨며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30분. 밖은 헤드랜턴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둠이 가득하다. 눈과 몸이 어느 정도 어둠에 익숙해질 즈음, 좁은 산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보인다. 이들 목적지는 ‘잃어버린 도시’ ‘태양의 도시’, 그 별명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하는 잉카 유적 마추픽추. 태양의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마지막 체크포인트에서 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먼저 ‘잃어버린 도시’를 보고 싶은 욕심에 체크포인트가 문을 열기 한참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침 7시를 10분가량 남긴 시간. 갑자기 줄 앞쪽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체크포인트에서 도장을 받은 이들이 마추픽추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마지막 체크포인트에서 마추픽추까지는 2~3시간가량 걸린다. 도장을 받고 10여 분 걸었을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몸이 가볍다. 그동안 앞서가는 사람들을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벅찼지만 이제는 나도 모르게 앞서가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추월한다.

빠르게 걷는 동안 지난 사흘간 ‘잉카 트레일’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중국 후타오샤, 뉴질랜드 밀퍼드와 함께 ‘세계 3대 트레킹 코스’라고 극찬을 받는 잉카 트레일은 자신의 거창한 별명을 알기나 하는 걸까. 오랜 세월 자신을 찾은 이들의 거칠고도, 한편으로는 순수한 숨결을 함께 호흡한 대지가 모든 근심 걱정을 품에 안는다.





잉카 트레일은 일반적으로 나흘 코스다. 나흘째 되는 날 오전 마추픽추에 도착해 이곳을 관람한 뒤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일정으로 마무리된다. 마추픽추에서 ‘사진 한 방’을 찍기 위해서라면 굳이 고생하면서 잉카 트레일을 걸을 필요가 없다. 인근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가량 올라오면 볼 수 있는 것이 마추픽추다.

그렇다면 전 세계 많은 이들이 편한 길을 포기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텐트에서 잠을 자면서까지 잉카 트레일을 걷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마추픽추의 경외감과 과거 잉카인들 숨결을 한층 더 깊게 느껴보기 위해 ‘사서 고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이야말로 잉카 트레일의 가장 큰 매력이다.

잉카인들 발길을 따라 인간 손때가 묻지 않은 산길을 걸으면 이름 모를 풀들과 탁 트인 경관이 이곳을 찾은 모든 이들을 반긴다. 걷다가 지칠 때면 아무 곳에서나 잠시 멈춰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 ‘청량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맑은 공기가 콧속을 간지럽힌다. 최대한 인공미를 배제하면서 도저히 걷기 어려운 지점에는 돌을 깔아 길을 만든 잉카인들 노력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하이라이트는 사흘째 오전 코스다. 능선을 따라 자신이 원하는 속도로 걸으며 안데스산맥이 연출하는 장관을 마음껏 관람할 수 있다. 잉카 트레일 코스에서 가장 높은 지점은 트레일 이틀째 정오에 도착하는 지점인데, 해발 약 4200m 수준이다. 마추픽추 고도가 해발 약 2800m니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을 반복하기는 해도 이때부터 ‘고산증’에 대한 걱정 없이 잉카 트레일을 즐길 수 있다. 힘을 덜 들이고 걷는 법부터 시작해서 고산증 대처법, 호흡법 등 시시콜콜 ‘간섭’하던 가이드도 사흘째 오전 코스를 걸을 때만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잉카 트레일의 매력을 한껏 느껴보시길”이라는 말만 남길 뿐이다.




‘시간이 멈췄으면, 아니 되돌리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사흘째 오전 코스를 걸을 때 절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다.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두 눈으로 안데스산맥이 빚어낸 웅장한 풍경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걷다가 지쳐 쓰러져도 좋으니 이 길이 끊기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지난 사흘간 이런저런 추억을 떠올리며 부지런하게 걷다 보니 앞에서 “와” 하는 탄성이 들려온다. ‘마추픽추가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뛰기 시작한다. 과거 스페인 침략을 받아 도망치던 잉카제국 후예들이 이 길을 지나 최후 안식처로 도달한 마추픽추. 잉카인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됐던 마추픽추가 이제는 나흘간 고된 트레킹으로 지친 이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준다. 짧지만 길었던 잉카 트레일을 마치고 이날 페루 쿠스코 호텔로 돌아와 욕조에 몸을 누인다. 지난 나흘간 추억을 좀 더 생생하게 느껴보기 위해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뜨니 벌써 늦은 밤이다. 쿠스코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은 이렇게 저물어갔다.

▶▶ 잉카 트레일 100배 즐기기는 팁

1. 최소 10일은 잡아라〓잉카 트레일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 10일 일정을 잡아야 한다. 비행 시간은 환승 시간을 포함해 편도 40시간 정도.

2. 자유여행보다는 여행사 통한 패키지〓급하게 일정을 잡는다면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이 합리적. 페루 정부에서 잉카 트레일 하루 최대 인원을 500명으로 제한하는데 이 중 300여 명이 포터와 가이드다. 실제 트레킹에 참여하는 이들은 200여 명. 성수기엔 예약이 몰리니 ‘잉카 퍼밋(트레일 허가증)’ 발급이 수월한 여행사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국내 여행사 중에서는 ‘신발끈여행사’ 등이 관련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우기는 2월로, 입산 통제다.

[페루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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