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트레일의 하이라이트 공중도시 마추픽추의 전경

잉카 트레일

안데스 산맥 해발 약 4,000m에 위치한 은둔의 유적지 마추픽추.
시공간을 초월한 수수께끼로 가득한 이 ‘공중도시’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손꼽히며 오랫동안 수많은 여행자들의 로망이 되어 왔다. 옛 잉카 제국의 수도 쿠스코에서 안데스의 자연을 따라 이 신비로운 유적에 다다르는 잉카트레일….
잉카 제국의 신비로운 역사를 찾아 떠나는 이 길은 안데스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정복할 수 없는 잉카의 숨결,
그들의 마지막 도시를 찾아 떠나는 잉카 트레일

잉카제국 마지막 도시의 이야기는 500년 전으로 흘러간다. 새로운 항로를 찾기 위해 떠난 콜럼버스의 탐험선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였다. 콜럼버스는 당시 강력한 세력과 뛰어난 지혜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영토를 지배하며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잉카제국을 발견한다.

그로부터 40년 뒤 에스파냐는 잉카를 침략하여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잉카제국은 에스파냐의 손에 들어갔고 모든 것이 정복된 것만 같았다. 그러나 400년 뒤 미국의 고고학자가 정복되지 않았던 잉카의 마지막 도시를 발견한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21c 어느 누구도 풀어내지 못하는 그들의 지혜와 그들의 숨결을 찾아 떠나는 잉카트레일은 현재 많은 트레커를 불러 모으고 있다.





잉카문명의 발원지 쿠스코

페루의 한 가운데에는 해발 6,000m가 넘는 산들이 안데스산맥을 이루어 남북으로 뻗어 있다. 안데스산맥의 동북쪽에는 아마존 밀림이 있고 남쪽의 산악지대에는 잉카인의 고대 수도로 유명한 쿠스코가 있다. 15세기 초 고대 잉카인들은 날씨가 선선하고 비가 알맞게 내려 살기 좋은 쿠스코를 중심으로 제국을 발전시켜왔다. 지금까지 페루 사람들은 안데스 고원에서 활발하게 살아가고 있다. 안데스 산맥이 높기는 하지만 사이사이에 넓은 계곡과 평평한 땅이 있어서 농사짓기 좋은 땅이기 때문이다.


▶ 쿠스코 중앙 광장에서 볼 수 있는 성당, 에스파냐의
흔적이 남아있다.

▶ 층층히 쌓아 만든 마추픽추 안의 건물


잉카인은 건축, 금•은 세공, 관개농경, 기하학적 요새 구축 등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밝혀내지 못 하는 방법으로 빈틈없이 돌을 차곡차곡 쌓아 놀라운 건축물을 만들었는데, 그 모습을 지금도 쿠스코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에스파냐가 잉카제국을 지배하면서 잉카의 건축물 위에 성당을 올렸기 때문에 겨우 기단부에서만 겨우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잉카의 건축을 온전히 보고 싶다면 잉카의 역사가 온전히 남아있는 곳, 안데스 고원 산꼭대기에 지어진 마추픽추를 찾아가면 된다.

잉카트레일은 잉카인들의 지혜로 이어졌고
그들의 후예에 의해 보존되고 있다.

쿠스코에서 차를 타고 82km를 이동하면 잉카트레일의 시작점인 피스카추초(Piscacucho)에 도착한다. 전체 길이가 47km로 지리산 종주코스와 비슷한 거리지만 해발 2,380m부터 최고 4,200m까지 고도를 오르내리기 때문에 3박 4일이 걸린다. 트레킹 코스 중간 '죽은 여인의 길 Dead Woman's Pass' 는 매우 비탈져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잉카 트레일을 통해서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잉카 유적지들을 방문하기 때문에 힘든 걸음의 대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찬란했던 잉카 문명의 옛 모습은 인류의 지혜를 놀랍게 전하고 있다.


▶ 안데스 산악지역 2500m 높이의 고지대에서 꽃을 피운 선인장

Photo by Byoungwook Lee

잉카 트레일을 그 가치를 인정 받아 1983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워낙 중요한 인류 문화 유산이다 보니 정부에서도 INC(국립 문화 협회)의 규정에 의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잉카트레일을 하기 위해서는 조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페루 정부는 잉카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입산객 수를 500명으로 제한하여 허가증을 받은 사람만 들여보내고 있다. 때문에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매년 2월을 휴지 기간으로 정해 청소와 보수 작업을 진행하여 입산을 제한하고 있다. 만약 이와 같은 규정 때문에 잉카트레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 트레커들은 조용한 안데스의 마을을 지나는 Lares Trek 등 다른 경로로 대체하여 마추픽추에 도착할 수 있다.

거칠게 숨을 몰아 쉴 때쯤 잉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 꼭지점은 마추픽추다.

잉카트레일은 레고시호 광장(Regocijo)을 떠나 황토 빛 급류가 흐르는 우루밤바(Urabamba)강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강을 건너는 순간부터 잉카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산지마을 오얀따이탐보를 걷고 평탄한 시골길을 지나면 가파른 돌계단과 숨이 턱까지 차는 급경사를 넘어가는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어느 정도 높은 능선을 넘어가면 4,000m 넘는 설산들과 와이루로(Wayruyo 4,800m) 산의 파노라마가 장관을 연출한다. 잉카인들이 살아오고 바라보았던 곳에서 서서 선선한 바람을 만끽하는 것은 잉카의 시간을 느껴보는 방법 중 하나가 된다. 돌을 깎고 잘 다듬어 만든 돌 계단 준투라 가이(Runturagay 3,800m)와 계단식 밭, 1450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신전, 잉카인들의 생활공간이었던 사야마르카(Sayamarka 3,700m)등은 잉카트레일을 하는 중간 중간 보게 될 것이다.

잉카 트레일의 숙박시설은 Winaywayna(위나이와이나) 캠핑장근처의 리조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캠핑 숙박(야영)을 해야 한다. 안데스의 환경 및 퀘차 원주민 전통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기 위한 페루 정부의 시책에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잉카 트레일은 자연과 문화를 생각하는 경험을 하게 한다..


▶ 황토빛 급류, 우루밤바 강을 넘어 잉카 트레일을 시작한다



▶ 광활한 안데스, 끝없이 이어지는 길,
데드우먼스 패스(Deadwoman`s pass 4,200m).

잉카트레일의 끝에서 만나는 잉카제국의 마지막 창조물 마추픽추는 페루 남부 쿠스코시의 북서쪽 안데스산맥에 자리잡고 있다. 장벽같이 가로막힌 산 봉우리를 올려다 보며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가면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해발고도 2,430m의 고지에 다다르면 산꼭대기를 깎아 만든 넓은 터에 작은 도시 마추픽추가 보인다. 정밀하게 돌을 쌓아 올린 성곽 아래로는 우루밤바 계곡과 열대 우림의 아름다운 절경이 내려다 보인다. 16세기 잉카인들이 스페인의 황금 사냥꾼들을 피해 험준한 산속 깊은 이곳에 도시를 지었다는 추측이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2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았다는 것이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을 만큼 도시 곳곳이 치밀한 계산에 의해 계획된 도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잉카인들은 200톤이 넘는 거대한 돌들을 어떻게 옮겨서 도시를 건설했을까? 시간을 뛰어넘는 건축기술을 가진 잉카의 찬란한 역사 유적을 언덕 위에서 굽어보며 잉카의 흥과 망, 성과 쇠를 상상을 해보면 무엇을 느끼게 될까?

잉카트레일 트레킹 시즌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서쪽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사막이고, 동쪽은 높은 고원지대여서 비가 자주 내린다. 그래서 서쪽의 리마와 동쪽의 쿠스코는 강수량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건기인 5월 말부터 9월 초까지가 안데스를 트레킹 하기에 일반적으로 가장 좋은 시기고, 10월부터 12월까지는 비에 대한 준비만 잘 한다면 트레킹 하는데 문제 없다. 1월부터 3월까지는 비가 많이 내린다. 이때 종종 우루밤바강이 범람하여 트레일이 제한될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글 남형윤
사진 이병욱, 한만수, 한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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