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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높은 모래 언덕 소수스블레이에서의 일출

모든 것이 끊어진 곳. 인터넷이 끊어지고 도시의 불빛도 사라진 곳. 자신도 사라지고 오로지 숨을 들이쉬고 있는 가슴과 하늘을 보고 있는 눈만 존재하는 곳. 새벽 어둠을 밝히면서 떠오르는 태양의 빛 아래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 소수스블레이 일출에서 그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일생에 한 번 그곳에서 그런 시간을 갖는 것은 황홀한 체험이다. 그때 바라보는 세상은 이전의 세상과 다르다. 깊은 침묵 속에서 대자연에 푹 파묻히면 모든 세상의 일들이 꿈처럼 여겨진다.

“나미비아 사막의 모래 언덕 소수스블레이”
나미브 사막은 대서양을 따라 나미비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국경지대인 오렌지 강에서부터 북쪽으로 앙골라 남부까지 걸쳐 있는 길이 1600km의 긴 사막지대다. 폭이 가장 큰 곳은 160km나 된다. 그곳에 나우클루프트 국립공원(Naukluft National Park)이 있고 65km 안쪽으로 들어가면 소수스블레이(Sossusvlei)라는 곳이 나온다. 약 200미터 정도의 샌드 듄(모래 언덕)이 산맥처럼 물결치는 지역이다. 사하라 사막의 광대함에는 못 미치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모래언덕의 높이와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듄(Dune) 45에서 바라보는 일출”
여행자들은 그 중에서도 듄 45(Dune 45)라는 곳을 향해 새벽부터 일어나 사륜 구동차를 타고 달린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차에서 내려 약 150m 높이의 산 같은 모래 언덕을 푹푹 빠져 가면서 올라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능선에 올라간 사람들은 모두들 새벽 어둠 속에 앉아서 떠오르는 해를 기다린다. 잠시 침묵 속에서 자연에만 집중하는 시간이다. 이런 경험은 흔치 않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어둠과 빛, 사막과 하늘 아래 홀로 있는 것만 같다. 그때 우리는 잊고 있던 대자연의 숨결을 깊이 느낀다. 이윽고 모래 언덕 저 멀리 지평선에서 해가 떠오르면 빛의 향연이 벌어진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 빛깔 따라 산맥처럼 이어지는 모래 언덕들은 붉은색, 오렌지색으로 변하고 그림자가 생기는 곳도 있다.
이곳의 풍경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사진 작가들이 와서 일출, 일몰의 사진을 찍고, 광고에서도 많이l 나왔으며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종종 소개도 한다. 그것을 보고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온다. 이미 익숙한 풍경이지만 직접 와서 보는 감동은 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발이 직접 모래의 감촉을 느끼고, 새벽 공기를 맡고, 바람을 쐬고, 카메라가 잡지 못하는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다. BBC 방송에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100군데 중에 하나로 뽑았다는데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막막한 사막 언덕 능선에 앉아 해를 보면 감동하게 된다.

“외계 행성의 풍경 같은 데드블레이, 그러나 사막에도 생명은 산다.”
일출을 보고 나면 다시 차를 타고 데드블레이(Deadvlei)로 향한다. 2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다 내려 걸어서 모래 언덕을 넘어가면 데드블레이가 나온다. 이곳은 작은 호수처럼 생긴 곳의 바닥이 다른 곳과 달리 하얀색이다. 주변 나미비아의 사막의 모래는 유난히 붉다. 철분 성분이 많아서 붉은빛을 띠고 있는데 데드블레이는 하얀 구덩이같다. 바닥은 단단하고 그위에 앙상한 나무들이 묵묵히 서 있다. 600년 전까지 이곳은 오아시스였으나 물이 마르자 말라버려 화석처럼 단단하게 변한 것이다. 마치 다른 외계 행성의 이상한 풍경을 보는 것만 같다.
‘소수스’는 현지어로 ‘물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이고, ‘블레이’는 ‘계곡’을 뜻하니 몇십 년마다 이곳에도 비가 온다. 그 빗물이 고여서 숲과 나무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막 기후이다 보니 물이 증발되면서 호수는 말라붙었고 바닥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변했다. 하지만 뜨거운 사막 중간에 듬성듬성 보이는 초록 덤불, 그 사이를 기어 다니는 도마뱀, 모래 속에서 기어 나와 쏜살같이 달려가다 사라지는 딱정벌레 그리고 말라 비틀어진 나무 근처에서 피어나는 노란 꽃들이 이곳에도 생명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데드블레이에서 보면 멀리 약 325m 높이의 ‘빅 대디’라 불리는 모래 언덕도 보인다. 소수스블레이에서 가장 높은 모래 언덕이다.
사막의 투어는 새벽에 시작하고 한낮에는 쉬며 다시 해가 지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밤이 되면절대 안식의 시간이 다가온다. 빛이라고는 오로지 달빛과 별빛 뿐. 요즘처럼 너무 많은 관계와 자극적인 환경 속에서 살다 보면 모든 것이 다 끊어진 그런 절대 고독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