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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인들의 속살을 보는 올드 카트만두 워킹투어

카트만두는 어떻게 입국하는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비행기를 타고 왔다면 복잡하고 정돈되지 않은 도시 분위기가 정신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티베트 고원을 며칠 동안 넘고 넘어서 온 사람들은 ‘우정의 다리’를 넘어서는 순간 네팔이 얼마나 다정하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황량한 고원이 아니라 푸른 녹색들이 가득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열기가 가득하다. 카트만두는 더욱 그렇다. 그중에서도 카트만두의 올드타운은 그들의 삶과 역사와 문화가 포근하게 고인 매우 매력적인 장소로 다가온다.

“정치만큼이나 혼잡한 카트만두 거리”
1768년 네팔 전역을 통일한 고르카 왕국의 샤 왕조는 수도를 카트만두로 옮긴다. 그때부터 카트만두는 네팔의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1800년초부터 밀려오는 영국 세력과 충돌하던 고르카(Gorkha) 왕국의 샤왕조는 1846년에 네팔 내 친영 세력이 주도한 쿠데타를 계기로 밀려난다. 왕실 경호원 출신의 라나 장군이 왕실에 모여 있던 수백 명의 주요 인사들을 군대를 동원해 학살한 것이다. 라나는 영국의 지원하에 종신 수상 자리에 올라 권력을 행사했고 그의 자손들이 약 100년간 네팔을 지배했다. 그후, 다시 샤 왕조가 부활했으나 네팔의 정정은 매우 불안한 상태에서 온갖 사건이 터졌고 지금은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인 상태다. 그러나 지금도 네팔의 정치는 매우 불안하다.
카트만두의 거리는 네팔의 정치만큼이나 늘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2015년에는 극심한 지진으로 피해도 입었다. 지진 피해도 복구되지 않았으며 정치, 경제가 모두 불안하다. 그런데도 끈질긴 사람들의 삶은 이어지고 있다. 그 삶의 현장을 보는 것이 도보여행이다.

“타멜에서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까지 워킹 투어(도보여행)”
2015년도 지진이 엄청 났을 때 무너진 건물을 보며 비명을 지르고 울던 네팔인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삶은 끈질기다. 그 폐허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 그것을 느끼려면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타멜(Thamel) 거리에서 더르바르(Durbar) 광장까지 워킹 투어(Walking Tour)를 하는 것이 좋다. 도보여행을 진행하는 네팔 현지인 가이드를 따라가든, 혼자서 자유롭게 걷든 도보여행은 네팔의 속살을 들여보는 시간이다.
타멜 거리에는 호텔, 게스트 하우스들이 많고 전통적인 네팔 의류, 기념품, 보석, 향신료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많다. 또 다양한 네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많이 있어서 여행자들이 많이 모여들고 카트만두에서 가장 활기찬 곳 중 하나다. 오토바이, 자전거 릭샤, 행인들로 혼잡한 곳이지만 삶의 체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낡은 목조 사원들은 세월의 먼지가 묻어 있다. 네팔의 힌두교, 불교 사원들은 벽돌과 나무로 만들어져서 고색창연하다. 포근한 느낌이 든다. 사원을 돌아보다 중간에 시원한 음료도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시간도 달콤하다.
하얀 돔에 높이 치솟은 카테심부 스투파(Kathesimbhu Stupa)는 지진 속에서도 잘 버티고 있다. 그러나 지진으로 인해 기울어진 사원들도 보이고 더르바르 광장의 왕궁인 하누만 도카(Hanuman Dhoka)도 심하게 손상되어 있지만 그래도 과거의 영광은 간직하고 있다. 하누만은 원숭이 신으로 인도의 신화 ‘라마야나’에 의하면 인도의 영웅 라마신의 아내 왕비 시타가 악마에게 납치당하자 그녀를 구출하는데 도움을 주는 원숭이 장군이다. 힌두교 문화권에서 매우 인기있는 신으로 왕궁 입구에 ‘하누만’의 조각상이 있다. ‘도카’라는 말은 ‘입구’라는 뜻이다.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가 살고 있는 곳”
더르바르 광장 근처의 붉은 벽돌 3층 건물은 마을의 살아있는 여신인 소녀 ‘쿠마리’가 살고 있다. 웅장하게 조각된 나무 발코니와 창문으로 둘러싸인 건물 앞에는 안뜰이 있다. 초경 전의 소녀를 여신 쿠마리로 만들고 늘 땅에 발이 안 닫게 생활하고 있다 한다. 그러다 초경을 하게 되면 더이상 쿠마리가 아니게 된다. 그후부터는 아무도 돌보지 않아서 비참한 운명을 살게 된다. 다리도 근육을 쓰지 않아 퇴화되어 재활 운동을 해야 하고, 결혼을 하면 남편에게 재앙이 닥치기에 결혼도 못한다고 한다. 이런 비극을 안고 있는 소녀지만 보통 오전 9시에서 11시 사이에 가끔 얼굴을 드러내는 쿠마리는 신비스럽다. 어떤 인도인들은 돈을 뜰에다 내놓고 소리를 치기도 한다. 돈을 내면 얼굴을 보여준다는 것. 여신을 촬영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그녀가 없을 때 안뜰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

“카트만두 도보여행에서 우리가 접하는 것들”
카트만두는 현재는 물론이고 과거에도 다인종의 용광로였고 이 도시의 풍부한 문화유산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불교, 힌두교, 밀교인 탄트리즘에 기반을 둔 독특한 건축물, 왕궁, 사원 등은 네팔 국내외의 많은 작가, 화가,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도보여행은 이런 이들의 문화를 구석구석 관찰하는 시간이다. 또한 네팔인들의 삶을 관찰하는 시간이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 혹은 사원의 계단, 나무 밑에 앉아서 무심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사람들, 비둘기들, 햇살, 어디선가 풍겨오는 향신료 냄새...이런 것들이 어우러진 거리를 거닐다 보면 정치적 혼란과 빈곤과 지진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가는 네팔인들의 생명력이 경외스럽게 느껴진다. 물론 아름답고 풍요로운 여행도 좋다. 그러나 카트만두의 도보여행은 풍요로운 관광지가 주지 못하는 진한 감동을 우리에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