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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의 풍경을 가진 장가계(張家界) 하이킹

c. pixabay.com/ yhbae

장가계의 중국어 발음은 장자제(張家界)이다. 워낙 우리에게 장가계로 많이 알려져 있어서 이렇게 표기하는데 장가계는 도시다. 중국 후난성(호남성)의 서북부에 있는 장가계가 관광지로 많이 알려지다 보니 장가계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가이드에게 ‘장가계는 언제 가냐’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곳은 도시 장가계의 근교에 있는 ‘장가계 관광지구’를 말한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된 이곳의 정식 명칭은 ‘무릉원 풍경 명승구’이며 크게 4개의 구역 즉, 장가계 삼림공원, 양가계 풍경구, 삭계욕 풍경구, 텐쯔산 풍경구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장가계 삼림공원’은 황석채, 금편계, 원가계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엄청나게 넓은 ‘장가계 관광지구”
이곳의 기암괴석들은 주로 석회암이 침식하면서 생겼기에 한국의 산 같은 형상이 아니라 수직으로 깎아지른 봉우리들이 수없이 들어서 있다. “사람이 태어나 장가계에 가 보지 않았다면 백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百歲豈能稱老翁)"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거부터 장가계는 중국 최고의 비경으로 소문났었다. 특히 이 일대가 확실히 한족 통치권에 들어가게 된 한나라 이후에 이곳은 무릉도원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이곳은 기원전 2백년경, 한나라를 세운 한 고조 유방의 책사 장량이 토사구팽을 피해 도망쳐 살았던 곳이다. 장량은 한나라의 손길이 미치지 않으면서도 신선이 살 정도로 경치가 좋은 장소를 찾았는데 이곳에 오니 다른 세상, 선경이라는 느낌이 들어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곳이 우리에게 유명해진 것은 수십년 전부터다. 이 지역 출신 화가가 장가계의 절경을 담은 산수화를 발표하면서 차차 관광지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단체 여행객들은 대개 2일 만에 돌아본다. 걷기만 하면 그 시간에 불가능하고 케이블카와 엘리베이터, 셔틀버스를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 여유 있게 전체를 하이킹하면서 돌아본다면 며칠 걸린다. 그만큼 ‘무릉원 풍경 명승구’ 즉 ‘장가계 관광지구’는 드넓은 곳이라 미리 계획을 잘 짜서 구경해야 한다. 한국의 도봉산이나 북한산 가듯이 갈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날씨가 좋은 편이 아니라 재수가 없으면 안개만 보다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365일 중 200일 이상이 눈, 비, 안개가 낀다고 한다. 물론 그런 흐릿한 날씨가 오히려 신비감을 자아낼 수도 있다. 이 지역은 소수 민족인 토가족이 많이 살고 있어서 토가족의 전통 무용을 즐기는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장가계 삼림공원”
장가계 삼림공원은 중국 최초의 삼림공원으로 크게 황석채, 금편계, 원가계 등 세구역으로 나뉜다. 이곳은 이 장엄한 카르스트 봉우리가 수없이 들어선 곳으로 이미 사진으로 많이 소개가 된 곳이다. 기이한 봉우리가 펼쳐진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3,8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야 한다. 2시간 반 동안 이 계단을 오른다는 것은 매우 힘이 들고, 또 앞으로 볼 곳이 많은 상황이기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케이블카를 선택한다.
금편계는 꽃과 나무들이 가득한 약 5.7km의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는 하이킹 길로 선경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연상케 한다. 사방이 기암절벽이고 숲과 나무 계곡으로 둘러싸인 이 계곡은 산책하기에 매우 좋다. 중간에 원숭이들이 나오니 조심 해야 한다..

원가계는 이 삼림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과거에 여행사에서 프로그램을 홍보할 때 ‘장가계, 원가계’라고 소개해서 장가계와 원가계가 따로 있는 줄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원가계는 장가계 삼림공원 안에 있는 가장 유명한 곳이다. 뾰족뾰족한 웅장하고 험준한 봉우리들이 하늘로 솟구친 신비한 풍경이 펼쳐지는데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원가계는 금편계에서 하이킹으로 1시간 반 정도 걸으면 도달하지만, 셔틀 버스를 타고 절벽으로 다가가 그곳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쉽게 오를 수도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기가 막힌 풍경이 펼쳐진다. 홍보 사진에도 수없이 등장하는 풍경이다. 48명의 장군이 도열한 것 같은 늠름하고 거대한 바위 48개가 늘어서 있고, 사람을 혼을 뺏는 미혼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천하제일교’가 펼쳐진다. 많은 관광객들이 협곡 바닥에서 357m 높이의 쌍둥이 첨탑 사이에 있는 그 다리를 건너고 그전에 영화 아바타에서 나온 ‘건곤주(乾坤柱, 하늘과 땅 기둥)를 사진에 담느라고 정신이 없다. 천하제일교 앞의 난간에는 자물쇠가 빼곡하게 매달려 있다. 이것은 원주민인 토가(土家)족 사람들이 결혼 한 달 전, 이곳을 찾아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 위해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는 계곡 아래로 던져 버린 풍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양가계나 텐츠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

“양가계 풍경구”
가장 유명한 곳은 장가계 삼림공원 안의 ‘원가계’와 텐쯔산 풍경구인데 이곳은 늘 관광객들이 많다. 그러나 양가계는 한산하다. 바쁘게 움직이는 단체 관광객들이 이곳까지 올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가장 늦게 개발되었고 2014년도에 케이블카가 설치되었다. 이곳은 호젓한 편이고 좁고 경사진 길이 많아서 위험한 면도 있다.
오룡채는 한 때 산적들의 요새답게 가기가 험난하다. 약 1km의 길이 가파르게 절벽에 나 있어서 아슬아슬하다. 오룡채 옆에 있는 천파부는 전망대로서 수직 절벽을 철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그곳에 오르면 좁은 전망대에서 탁 트인 사방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외에 ‘일보등천’은 32개의 철계단을 올라가 전망대에 다다른다. 일보등천에서 돌계단 길을 20분 정도 오르면 공중주랑이라는 길이 300미터가량의 잔도가 절벽에 나 있다. 가끔 인스타그램 같은 곳에 종종 보이는 곳이다. 이렇듯이 양가계는 험한 코스다. 아동들이나 노인들이 가기 힘든 곳이지만 모험을 좋아하는 등산객들은 가장 좋아할 만한 코스다.


“텐쯔 산 풍경구”
원가계와 더불어 관광객들이 가장 몰리는 이곳에서는 기이한 봉우리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허룽공원에는 이 지역 출신의 중국 혁명군의 영웅인 허룽 동상이 있고 신당만은 탠쯔산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눈앞에 펼쳐진 봉우리와 씩씩하게 솟구친 바위들이 울창한 원시림과 함께 있어서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대관대는 단체 관광객이 별로 오지 않아 호젓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고 공중전원은 1000m쯤 되는 봉우리의 평평한 정상, 약 600평 정도 되는 곳에 있는 논을 말한다. 대여섯 가구가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데 그 어떤 풍경보다도 더욱 신기하게 다가오는 풍경이다.

“삭계욕 풍경구”
삭계욕은 현지어로 ‘안개가 가득한 산채’란 뜻이다. 카르스트 봉우리들이 많은 이곳은 관광객들이 별로 오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다. 4km 정도 되는 협곡 길이 펼쳐지는 십리회랑이 있고 황룡동이라는 동굴도 있다. 동굴 안에 강과 폭포, 연못이 있는데 배를 타고 동굴을 돌아볼 수 있다.

“장가계 관광지구를 하이킹 하는 법”
이렇듯이 ‘장가계 관광지구’(무릉원 풍경 명승구)는 매우 드넓다. 하이라이트는 장가계 삼림공원 안에 있는 원가계와 텐츠 풍경구의 신당만이다. 두 곳을 중심으로 하여 그 외의 명승지를 케이블카, 셔틀버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빠르게 이틀 정도에 돌아볼 수 있다.
그러나 충실하게 하이킹을 하면 전체 ‘장가계 관광지구’는 일주일 정도가 걸릴 수 있다. 황석채, 금편계, 원가계가 있는 장가계만 걸어 다녀도 하루가 다 간다. 그러므로 주변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어가면서 3, 4일에 걸쳐서 양가계, 텐츠산 풍경구, 삭계욕 풍경구를 걷는 사람들도 있다. 욕심내지 않고 한두 구간을 정해서 천천히 하이킹하며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면 만족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는 곳이다.


“천문산(天門山, 텐먼산)”
장가계의 유명한 곳은 ‘장가계 관광지구’지만 시내에 있는 ‘천문산’도 빠트릴 수가 없다. 산 중간에 거대한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곳으로, 그곳을 통과하면 하늘나라가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하늘로 가는 문’이라 해서 ‘천문’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이곳은 일단 도심에서 해발 1,300m 지점까지 케이블카를 탄다. 엄청나게 긴 케이블카를 타고 허공을 약 30분 정도 가로지른 다음에 내려서 천문동까지 총 999개의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하늘로 뻥 똟린 거대한 구멍 사이로 이어지는 길이 아득하다. 정상에 올라간 후, 절벽 위에 설치된 귀곡잔도를 걸어 가노라면 무시무시하다. 절벽 위에 설치한 좁은 잔도의 유리바닥으로 절벽이 보이고 밑으로는 구름도 보인다. 귀곡잔도의 총 길이는 1.6킬로미터로 돌아보는데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귀곡잔도를 걷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