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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랄해의 관문, 세계적인 미술관이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누쿠스

c.unsplash.com/Spencer Davis

누쿠스(Nukus)는 우즈베키스탄에서 6번째로 큰 도시이자자 카라칼팍스탄 자치 공화국의 수도다. 2022년 현재 인구는 약 33만 명이고 아무 다리야(Amu darya) 강이 도시 서쪽을 지나간다.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은 고립된 누쿠스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매력 없는 도시 중 하나라, 방문객이 거의 없는 곳이며 거대한 대로와 낡은 아파트 단지들이 있는 곳이라고 소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이유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아랄해를 볼 수 있는 ‘무이낙’으로 가는 관문이고, 세계 최고의 소련 예술 컬렉션 중 하나인 사비츠키 박물관(Savitsky Museum)이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누쿠스(Nukus)를 빛내 주는 사비츠키 박물관(Savitsky Museum)”
누쿠스(Nukus)라는 이름은 카라칼파크스(Karakalpaks)의 옛 부족 이름인 누쿠스(Nuku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누쿠스는 1932년 작은 정착지에서 1950년대까지 넓은 도로와 큰 공공 건물을 갖춘 크고 현대적인 소련도시로 발전했었다. 도시의 고립으로 인해 소련 시절 화학 무기를 연구하고 테스트하는 붉은 군대의 연구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해체되었다.
누쿠스는 옛 시절에 목화밭을 둘러싼 경제 호황으로 한때 비옥했었지만 지금은 황량한 지역이 되었다. 그런 도시가 유명하게 된 것은 사비츠키 박물관(Savitsky Museum) 때문이다. 구소련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미술품을 이곳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림의 약 절반은 예술가이자 민족지 학자인 이고르 사비츠키(Igor Savitsky)가 소련 시대에 이곳으로 가져온 것이다. 그는 당시의 스탈린 치하에서 사회주의 현실주의에 부합하지 않아서 금지되고 파괴되던 수많은 아방가르드 작품을 우즈베키스탄의 변방인 누쿠스로 갖고 와 피신시켰다. 사베츠키 박물관에는 15,000점 이상의 그림을 포함해 약 90,000점의 유물이 소장되어 있으며 실제로 전시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박물관에는 또한 쉬픽혹은 취픽(Shilpik, Chilpak)의 조로아스터교 납골당과 굴드르산(Guldursan)의 보살 동상을 포함하여 일리크 칼라(Ellik Kala) 요새에서 출토된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또한 보석, 낙타 가방 등 민족지학적인 전시품도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 간다면 박물관의 쉬는 날짜를 인터넷을 통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월요일에는 대개 박물관이 휴관이다.

“누쿠스의 볼거리”
누쿠스는 황량하다. 도시도 삭막하고 식당, 카페, 화장실도 흔하지 않아서 호텔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편안하고 쾌적한 여행을 기대하면 불편하다. 그러나 이곳의 황량한 모습을 보는 재미 아닌 재미가 있다. 누쿠스(Nukus)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언덕에는 한때 호레즘(Khorezm)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였던 고대 미즈다칸(Mizdakhan)의 유적이 있다. 기원전 4세기부터 서기 14세기까지 사람이 거주했던 미즈다칸은 티무르(타메를라네)가 파괴한 후에도 신성한 장소로 남아 있었다. 기원전 4세기부터 서기 14세기까지 약 천년간 사람들이 거주했던 것을 상상하면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이곳은 20세기에도 무덤과 모스크가 계속 건설되면서 카라칼팍스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이 방문하는 순례지 중 하나가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무덤은 12~14세기에 지어진 마즈룸 칸 슬루 영묘(Mazlum Khan Slu)의 복원된 지하 금고와 7개의 돔이 있는 샤문 나비 영묘(Shamun Nabi Mausoleum)다. 투르크멘 국경으로 가는 인근 언덕에는 기아우르 칼라(Gyaur-Qala)라고 불리는 기원전 4~3세기 요새의 유적이 있다.
누쿠스에는 바자르(Nukus Bazaar)도 있다. 누쿠스의 분위기는 황량하지만 그것이 사막같다는 것은 아니다. 누쿠스는 우즈베키스탄의 6번째 도시로서 33만 명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시장에 가면 활기가 넘치고 음식이 풍성하다. 또한 이곳은 사마르칸트나 부하라처럼 인도, 유럽어족인 이란계 타지크인들이 많이 살지 않고 몽골인처럼 보이는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사람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 중의 하나다.

“사라지고 있는 아랄해를 볼 수 있는 무이낙”
누쿠스에 오는 여행자들은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해서든, 개인 여행이든 무이낙을 간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아랄해를 보고 호수가 마르는 바람에 땅 위에 버려진 배들의 잔해를 볼 수 있어서다. 누쿠스에서 무이낙까지는 200km 거리다. 버스가 없으므로 차나 택시를 대절해야 하는데 편도 4시간 정도가 걸린다. 아랄해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지만 목화 산업을 위해서 강의 물줄기를 바꾸었다가 지금처럼 마르게 되었다고 한다. 호수의 많은 부분이 사막이 되었고 호수에서 어업을 하던 배들은 그 사막에 방치되었다. 그래서 흔히 ‘배들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누쿠스와 무이낙 가는 길”
누쿠스에는 공항이 있다. 타슈겐트에서 비행기를 타면 2-3시간이면 간다. 타슈겐트에서 당일치기로 여행할 수도 있지만 너무 빡빡하다. 사비츠키 박물관만 보고 오면 가능하지만 사비츠키 박물관도 보고 무이낙까지 당일치기로 갔다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쿠스에서 무이낙까지는 200km로 약 4시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무이낙만 보고 오는 것만 해도 벅차다.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 지프차, 가이드, 요리사까지 가서 텐트를 치고 아랄해 부근에서 1박을 하고 올 수도 있다. 캠핑 장소는 사막이다. 누쿠스는 기차를 이용해 계속 여행하는 사람들은 사마르칸트, 부하라, 우르겐치(히바)를 거쳐서 올 수 있다. 누쿠스에서 계속 기차를 타고 쿤그라드까지 약 2시간 간 후, 그곳에서 1박 하는 가운데 쿤그라드에서 약 100km 떨어진 무이낙을 택시를 타고 돌아볼 수도 있다. 이 경우, 쿤그라드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는 기차를 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