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셍 아그네스 하이킹
셍 아그네스(Sainte Agnès) 마을은 숨막히는 전경으로 인해 ’코트 다쥐르(Côte d' Azur)의 발코니‘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망통에서 북서쪽으로 몇 킬로미터 떨어진 해발 800m의 언덕에 있는 이 중세 마을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코트 다쥐르 해변과 알프스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360° 파노라마 풍경 때문에 이 마을은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라벤더 향기 가득한 셍 아그네스(Sainte Agnès) ”
셍 아그네스까지 가는 길은 고르비오(Gorbio) 마을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하이킹 코스는 이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 중의 하나로 높은 언덕에 들어선 집들, 돌 깔린 길들, 옛스런 마을들을 돌아보고 멀리 보이는 파란 지중해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진 하이킹 코스다. 셍 아그네스는 해발 800m의 고산 지대에 있는 마을이지만 고도가 높지 않고 지중해 연안이다 보니 이곳은 지중해성 기후를 갖고 있다. 바다와 산이 조화를 이룬 이곳에는 지중해 식물들이 많이 자란다. 침엽수도 있지만 아로마 허브, 야생 라벤더들이 가득하다.
“셍 아그네스(Sainte-Agnès) 마을에 서린 전설”
이 마을에는 두 가지 전설이 있다. 첫 번째는 기독교로 개종한 로마 공주 아그네스(Agnes)는 폭풍우를 맞았을 때 동굴에 피신했었다. 그후 그녀는 그곳에 예배당을 세우기로 했다. 그후 사람들이 그곳을 주변으로 살았다고 한다. 다른 전설은 무자비한 해적 하룸(Haroum)이 9세기에 이 근방에서 활약했는데 그는 무슬림이었다. 그는 그 지역 출신의 젊은 여성인 안나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했지만 기독교도였든 그녀는 하룸이 이슬람교를 포기하고 기독교로 개종해야 한다고 조건을 내세웠다. 그녀를 미치도록 사랑한 해적 하룸은 기독교로 개종한 후, 결혼한다. 그리고 그가 죽었을 때 그녀는 마을의 동굴에 예배당을 세웠다는 이야기다.
지금 이 마을에는 Sainte-Agnès 거리, Rue des Sarrasins 거리, Montée du Seigneur Haroum 등의 이름이 남아 있다. 이런 전설이 섞인 거리와 고즈넉한 중세 석조 주택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마지노선의 남쪽 마지막 요새였던 곳”
프랑스는 외국의 침공을 막기 위해 마지노선을 만들었었다. 그 가장 남쪽 끝의 요새가 셍 아그네스에 있었다. 프랑스-이탈리아 국경선에 있는 이 마지노선의 남쪽 요새 셍 아그네스 요새는 험준한 산세에 있어서 튼튼한 방어기지였고 1940년 이탈리아군을 격퇴하는 데 사용되었다.
“셍 아그네스 하이킹의 출발점인 고르비오(Gorbio) 마을”
고르비오(Gorbio) 마을에서 셍 아그네스까지 가는 몇 킬로미터 정도의 하이킹 코스는 매우 아름답다. 고르비오 계곡에 자리 잡은 고르비오 마을도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높은 언덕 마을인 이곳에도 중세풍의 돌집들이 가득 들어서 있고 돌 깔린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거닐며 마을 분위기를 감상할 수 있다. 고르비오(Gorbio)의 중앙 광장에는 마을의 중요한 수원이었던 19세기 말라우센 분수가 있고 근처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나무' 중 하나로 등록되어 있는 거대한 줄기를 가진 멋진 300년 된 느릅나무가 있다. 전통적인 공화국 광장 (Place de la Repubic)에는 레스토랑도 있다. 이곳은 그리 외부인들이 많이 오는 편은 아니고 현지 주민이 대다수인데 노인들이 광장이나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비록 집들은 낡았지만 관광지화되지 않은 모습이 더 정겹게 다가온다.
또한 17세기에 지어진 셍 바르텔레미 교회, 15세기에 만들어진 블랑 예배당 및 12세기에 건립된 셍 라자르 예배당이 있다. 마을 가장자리에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큰 건물은 17세기에 만들어진 말라우센 백작의 성이다. 고르비오에서는 매년 6월 참회 행렬을 하는데 이 행렬 중에는 밤에 달팽이 껍질로 만든 작은 조명 기구만 쓴다고 한다.
고르비오에서는 셍 아그네스까지의 트레일 말고도 주변의 다른 마을을 방문하는 트레일들도 있다. 또한 북부 알프스의 제네바 호수까지 가는 GR51 하이킹이 시작되는 곳도 여기다. 고르비오는 망통 기차역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