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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복 실장의
여행 공식

18화2026-10-08

Adventrue travel : 한국관광공사가 꼭 알아야 하는 보통명사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배낭여행(Backpack Travel)은 패키지여행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현지 문화를 깊이 체험하는 여행 방식을 뜻합니다. 서구에서는 1912년 유스호스텔 운동과 함께 그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해 1970년대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보통명사로 등재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1981년 박경우 저자가 출간한 도서 《배낭족》을 통해 ‘배낭여행’이라는 직역어가 처음 소개되어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1800년대의 여행은 그 자체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탐험이자 고난이었기에, 굳이 ‘어드벤처(모험)’라는 수식어를 붙일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나 1900년대 중 후반 들어 교통과 숙박 시설이 보급되면서 일반적인 여행은 편안한 ‘관광’으로 변화했습니다. 이에 반작용으로 1980~1990년대에는 상업적 오지 트레킹, 사파리, 오지 탐험, 액티비티를 즐기는 여행이 급성장하였고, 1990년 세계어드벤처여행협회(ATTA, Adventure Travel Trade Association)가 출범하면서 하나의 고유한 산업 영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옥스포드 사전은 1990년대 언론, 잡지, 학술지 등 수백만 개의 문헌에서 이 표현이 일회성 조합이 아닌 독자적 의미를 지닌 명사구로 반복 사용됨을 확인하였고, 2000년대 초 새로운 신조어 개정 항목으로 정식 등재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신발끈여행사가 이 흐름을 선도해 왔습니다. 2006년 12월 남극점 스키여행을 시작으로 2007년 남극 익스페디션 크루즈, 2009년 뚜르드몽블랑(Tour du Mont Blanc) 트레킹 등 다양한 어드벤처 트래블 상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나아가 2014년에는 세계 최대 어드벤처 트래블사 ‘G Adventures’의 창립자 브루스 푼 팁(Bruce Poon Tip)을 초청하여 〈Future of Tourism〉 세미나를 개최하며 ‘어드벤처 트래블’이라는 보통명사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렸습니다.

ATTA는 어드벤처 트래블을 ① 걷기·자전거·카약 등 여행자의 신체적 활동(Physical Activity), ② 야생 아웃도어·국립공원·바다·산 등 자연 환경과의 교감(Natural Environment), ③ 단순한 랜드마크 관람을 넘어 현지 문화를 깊이 체험하고 지역 주민 및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문화적 몰입(Cultural Immersive Experience)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는 여행으로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남미의 마추픽추를 방문할 때 버스와 기차를 타고 도착하는 방식을 일반적인 패키지 버스투어(Coach Tour)라 부른다면, 잉카인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3박 4일간 트레킹하며 자연과 교감하고, 흩어진 잉카 유적지를 발로 찾아가며, 현지 가이드 및 포터들과 텐트 생활을 나누는 여행이 바로 어드벤처 트래블입니다. 남극 여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극협약에 따라 현지에는 항구나 호텔이 없고 1회 상륙 인원도 100명 이하로 제한됩니다. 따라서 1,000~2,000명이 탑승하는 대형 크루즈는 남극에 내리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지만, 100명 상륙 조건에 맞춰 설계된 전용 선박에서 고무보트(Zodiac)를 내려 승선 수칙을 익힌 뒤 직접 육지에 발을 내딛는 ‘익스페디션 크루즈’야말로 어드벤처 트래블의 정수입니다.

일본정부관광청(JNTO) 역시 일본을 최적의 어드벤처 트래블 목적지로 홍보하며, 이를 “흔한 관광 명소를 넘어 스릴 넘치는 활동을 통해 현지의 문화와 자연을 깊이 있게 발견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합니다. 결국 어드벤처 트래블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삶과 현재를 더 깊고 세밀하게 체화하는 여행이며, 브루스 푼 팁이 강조했듯 '관광의 미래(Future of Tourism)'인 셈입니다.

과거 대한민국을 찾던 일본인 단체 관광버스가 사라지고 개별 자유 여행(FIT)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었듯, 세계 여행 시장은 빠르게 어드벤처 트래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단어조차 생소하며, 여행을 분류하는 기준 역시 글로벌 표준과 큰 격차를 보입니다. 외래 관광객 유치와 국가 관광 마케팅을 총괄하는 한국관광공사조차 개념 자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드벤처 트래블’은 단지 두 개의 영어 단어를 조합한 말이 아닙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세계 여행 산업이 지향하는 고유한 영역이자 보통명사입니다. 여행자뿐만 아니라 국가의 관광 정책을 이끄는 주체들 역시 이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여행이 단순한 구경을 넘어 세상과 깊이 교감하는 일이 될 때, 비로소 우리의 여행 문화와 관광 산업 또한 세계적 표준에 맞춰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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