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저널:

상장 여행사의 조건

상장 여행사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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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여행사 주인공에 도전 !! (여행사 VS 여행사)

정글의 법칙 김병만의 남극점, 대한민국 극지연구소의 운석탐사, 박영석대장의 그린원정대, 엄홍길대장의 빈슨매시프 등정… TV 나 뉴스로 봤던 멋진 남극의 탐험여행은 모두 한 여행사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극의 해안가는 다양한 크루즈 회사를 이용하여 베에서 숙식을 하면서 고무보트 접근이 가능하지만, 남극내륙은 정규항공이 없고, 남극 내 교통, 숙박 인프라가 없을 뿐 아니라 구축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전세계 탐험가, 여행가, 그리고 과학자들은 거이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ALE 여행사의 여름캠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ALE여행사는 12월 1월, 남극여름 두 달 동안 남극내륙에 운송 물류 캠프를 구축하는데, 보잉757 1대, 일루신 IL -76 TD 1대, 경비행기 Twin Otter 2대를 챠터 하여 남미와 남극과의 항공편, 남극 내 항공편을 구축하고, 불도져로 남극의 빙하를 평탄화 하여 아이스 에어포트와 관제탑을 운영한다. 또한 식당, 캠프, 화장실, 샤워실 등을 운영하고, 탐험가, 여행가들을 위한 수십 명의 가이드를 고용하여 남극점, 황제펭귄, 빈슨메시프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우리한테는 생소하지만 ALE 처럼 실질적으로 인프라를 갖추고 투어를 진행하는 여행사를 투어 오퍼레이터 (Tour Operator, TO)라고 하는데, 판매대행을 하는 트레블 에이전시 (Travel Agency, TA)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의 여행사이다. 투어오퍼레이터나 트레블에이전시 번역하면 모두 ‘여행사’로 변역이 된다. 똑같이 번역 되는 만큼 일반 여행자들은 차이점을 인식하기 쉽지 않고,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트레블 에이전시이다 보니, 정확한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투어 오퍼레이터는 여행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연구하고, 여행일정과 콘텐츠를 설계하고, 여행, 숙박, 교통, 가이드, 투어 리더 또는 현지와 필요한 서비스를 계약한 다음 이를 마케팅, 판매 하는 회사이다. 만든 투어 프로그램 (팩키지)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거나 판매대행 여행사를 통하여 판매한다. 투어 오퍼레이터는 자신이 만든 상품만을 판매하고 다른 회사가 만든 패키지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즉, 투어오퍼레이터는 만든 여행프로그램에 대해 책임을 지는 여행의 ‘주체’로 소비자들에게 어떤 형태로도 보증을 한다.
트레블 에이전시는 투어오퍼레이터가 준비한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팩키지 상품과 항공권, 호텔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근본적으로 자체 프로그램을 구성하지 않고, 여행의 주체도 아니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선진국가의 정부들은 프로그램을 만들지도, 운영도 하지 않는 트레블 에이전시는 특별 관리를 하지는 않는다.

투어오퍼레이터 여행사는 우리가 쉽게 만나는 유럽버스투어부터 미지를 개척하는 남극여행 우주여행 등 첨단 파이어니어 회사로 발전되어왔고, 반면 판매대행을 하는 트레블 에이전시는 중소규모 비즈니스에서 국내외를 막론 하고 공룡들의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판매대행 여행사는 Booking Holdings 와 Expedia Group 라고 할 수 있는데, 모두 세계 1,2위를 다투는 트레블에이전시 이다. 호텔스닷컴, 트리바고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익스피디아는 2022년 자산이 무려 28조 (U$ 21.56 billion)나 되고, 북킹닷컴, 아고다, 카약등으로 유명한 북킹홀딩스는 자산이 30조 (U$ 25,36 billion, 2022)라고 한다.
199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자회사로 출발한 익스피디아는기존의 판매대행 여행사의 산업구조를 송두리째 바꿔버렸는데, 클릭 몇 번으로 항공권과 전세계호텔들을 예약 결재하는 세상으로 변모시켰다. 여행사마다 보유했던 항공예약발권 전문가를 온라인 예약발권시스템으로 바꿔 버렸고, 인력 중심의 여행사에서 IT 베이스의 여행사로 변화시켰다. 현재 캐나다 등 많은 나라들은 산업분류상 판매대행여행사 (Travel Agency)를 여행업이 아닌 IT 회사로 분류 한다고 한다. 대한민국도 10조 기업가치의 야놀자 (자회사 인터파크), 30조 네이버 (네이버여행)와 이커머스 공룡들이 등장 하였고, 점점 더 중소규모 여행사들이 경쟁하기 힘든 IT 공룡들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렇게 투어오퍼레이터와 트레블에이전시는 역할과 기술이 완전히 다른 회사이다. 트레블에이전시는 직원의 7-80프로가 억대연봉의 IT 개발자가 주축이 되는 여행사이고, 투어오퍼레이터는 풍부한 경험으로 글로벌 문화 컨텐츠를 생산 운영하는 여행사이다.
즉, 다음 상장여행사의 주인공은 아무 기술도 없는 종합여행사가 아닌 한가지 기술이 있는 IT베이스 판매대행여행사이거나 투어오퍼레이터 전문 여행사라고 확신한다.
조건을 하나 더 추가한다면 기술은 ‘글로벌’ 베이스이어야 한다. 당연히 여행사들은 글로벌 하다고 생각하지만 대한민국 상장 여행사의 현실은 국내전문여행사와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전혀 글로벌 하지 않다. 글로벌 하지 않으면 출발선이 다를 수밖에 없고, 외국여행사들과 지속적인 경쟁을 하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카약 등 외국 호텔 판매대행사의 사이트에 있지만 국내 상장 여행사들의 호텔 예약사이트에는 없는 큰 차이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호텔제휴 (Hotel Owners) 이다. 호텔제휴가 없다는 것은 호텔예약대행을 하면서 호텔들과 컨택이 없다는 뜻이고 전 세계 호텔들과 상호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해외 호텔예약대행사의 링크만 걸어 또 다른 여행사 역할로 만족 하여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구조는 소비자들로 호응을 얻지 못하였고, 한국의 호텔예약시장은 미국여행사뿐 아니라 중국여행사 (트립닷컴,스카이스케너)로 이동하였다. 항공예약또한 싱크로 같은 예약으로 호텔예약과 함께 외국여행사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여행사는 매출은 호텔, 항공, 투어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발표하는 상장여행사의 매출구조에는 호텔과 항공은 계속 하락하고, 투어가 매출의 90프로를 차지하는 중요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 투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투어오퍼레이터가 아니라 투어를 납품 받아 판매 대행하는 트레블에이전시이기 때문에 투어진행에 필요한 일박의 호텔도, 한대의 버스도, 한 명의 현지가이드와도 계약을 하지 않는다. CTO (최고기술책임자)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회사의 성격, 미래를 이해 할 수 있는데, 상장여행사의 CTO는 유통전문가에 가깝고 남극의 배를 챠터하고, 유럽 버스를 빌리고, 몽블랑 가이드들과 계약하는 컨텐츠 기획 운영 전문가는 아니다.
모든 상장여행사들이100 프로 납품된 여행프로그램에 항공권만 포장하여 판매를 하는 여행사는 전세계 우리만 유일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에서 상장 여행사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 하듯이 어려운 일이다. 또한 GATT 의 우루과이 라운디 이후 여행업의 국경이 사라져 버렸고, 여행업도 글로벌 경쟁의 중심에 설수밖에 없다. 하지만 홈 어드벤티지를 받고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에이전시와 오퍼레이터를 분리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고, 전 직원이 글로벌하게 무장한다면, 한국시장에서 만큼 국내외 모든 여행사보다 경쟁우위에 있어 충분히 상장여행사의 조건에 부합 될 것이라 생각한다. 10년후 대한민국에서 종합여행사로 살아남기는 보다는 훨씬 쉬운 일이다.

젊은이들이여 도전 지구 탐험대에 탑승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