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박한 공기속으로

트레블 저널
남미의 대표여행지 마추피추를 가려면 쿠스코에 도착 하여야 하는데, 쿠스코는 3399미터 고지대로 고소적응을 못한 한국 여행자들은 10명 중 7명은 몇 시간 만에 알코올 숙취처럼 두통이 생기고, 식욕 부진, 현기증, 피로, 메스꺼움 또는 때때로 구토를 하는 고산병 (AMS) 증세가 발생한다. 이는 고지대의 저 산소 환경에 적응하는 신체반응으로 24시간에서 48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고산병 증세는 사라지지만 일부 여행자들은 계속 고통을 호소하며 여행을 일시 중단하기도 한다.
중남미의 고산도시들뿐 아니라 말레이지아 키나발루 산을 오르거나, 히말라야 트레킹, 몽블랑 트레킹뿐 아니라 남극의 산과 내륙을 여행할 때도 희박한 산소에 대한 준비를 하여야 원활한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고산병 관련자료를 검색을 해보면 의학자료이다 보니, 이해하기도 어렵고 개인마다 나라마다 제시하는 방법이 다르고, 원인과 이유를 설명되지 않는 정보는 환경이 바뀜에 따라 해가 되기도 한다. 고산지대도 없는 대한민국은 고산증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북미의 고산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ntion) 의 정보를 바탕으로 9문 9답 형식으로 고산병에 대한 정의를 내려, 경험자나 현지 가이드의 정보 그리고 국내의 정보를 다시 한번 검증하려고 한다.
다음질문에 YES 또는 NO 를 하세요
1. 고지대에서는 물을 무조건 많이 마셔야 한다.
2. 고지대 트레킹이나 고산도시에서는 잘 먹어야 한다.
3. 고지대에서 샤워를 하면 안된다.
4. 고산 트레킹중 구토를 하면 바로 하산을 하여야 한다.
5. 청와대도 인정한 비아그라는 고산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6. 고산병 발생시 고산병 예방약인 아세타아나이졸을 의사처방 없이 과다 복용하면 안 된다.
7. 어린이나 노인은 고산병에 더 취약하다.
8. 킬리만자로, EBC 에서 가모우백이 필요하다.
9. 고산에서는 카페인 섭취를 하면 안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고산 트레킹을 하면서 들어왔던 정보로는 모두 YES 이지만, 정답은 모두 NO 라고 확신한다.
1. 고산증 치료나 예방에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No, 음수를 통한 물 분자 산소는 신체산소로 흡수되지 않고 호흡에 의한 공기산소만이 신체산소로 흡수된다. 고산지대에서 물을 많이 마셔야 고산증 치료나 예방효과가 있다는 조언은 불문율이며 현지가이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귀가 따가울 정도로 말을 하지만, 고산에서 가장 필요한 산소는 호흡으로 전달되고 물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고산지대는 건조하고 강력한 햇볕에 노출 되므로 물을 많이 섭취하여 탈수(dehydration) 를 방지하는 차원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필요이상의 물 섭취 (over hydration)은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하기도 한다. 나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트레킹중 고락셉 (5,170m) 에서 EBC 베이스캠프 (5,364m) 를 왕복하였는데 흐린 날씨에 눈까지 내리는 상태에서 필요이상의 물 섭취를 하였고 고락셉으로 돌아와 신체에 전혀 흡수가 되지 않은 위 속의 물을 모두 토해냈다.
과학자들은 물 분자에는 산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어떤 식으로도 신체에 산소를 공급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즉 건조한 환경에서 평소보다 충분한 물 섭취가 필요하지만 과도한 물 섭취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2. 고지대 트레킹이나 고산도시에서는 잘 먹어야 한다. (고산 트레킹은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No, 잘 먹으면 안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산악인들의 모습은 근육질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100미터 달리기가 저지대 트레킹이라면 고지대 트레킹은 마라톤과 비슷하다. 고지대에서 트레킹의 성공여부는 근육이나 체력이 아니라 호흡과 산소이다. 몸 속의 산소를 최대한 지키는 방법이 고지대 트레킹의 최고의 비법이고 노하우이다. 산소를 지키는 방법은 저지대 트레킹 속도의 2/3 또는 1/2 속도로 체력소비를 막고, 소식으로 몸 속 산소를 최대한 덜 사용하고, 피자 치즈 라면등 산소소비가 높은 지방보다, 산소소비가 적은 탄수화물 섭취하여야 한다. 고지대 여행을 계획 한다면 근육이 아니라 수영 마라톤등 폐활량 늘리는 운동이 정답이고 고지대 여행 중에는 소식(小食)으로 몸 속 산소를 지키는 게 정답이다.
3. 고지대에서는 샤워를 하면 안 된다
No, 환경에 따라 다르다 추운 환경은 신체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결과적으로 혈액 순환이 나빠져 신체의 많은 부분에 산소 공급이 제한되고 고산병을 유발한다. 너무 더운 환경 또한 혈압이 낮아지고, 낮아진 혈압은 신체에 산소배달이 늦어져 산소포화도를 낮추어 고산병을 유발한다.
즉 킬리만자로 (5,895m) 또는 EBC (5,400m) 등 난방과 온수가 부족한 약 3500미터 이상의 고산롯지에서는 샤워를 하지 않고, 고산도시의 호텔에서는 미지근한 샤워를 하여 체온을 그대로 유지하는 샤워가 정답이다. 또한 고산호텔 취침 중 적당한 실내온도를 유지하여 신체온도를 올리지 말아야 하고, 난방이 없는 고산롯지 에서는 비니를 쓰고 취침을 하는 등, 체온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 즉 신체의 온도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는 조건이라면 샤워가 가능하다.
4. 고산 트레킹중 구토를 하면 바로 하산을 하여야 한다.
No, 고산적응과정에 동반되는 구토로만 미리 겁을 먹고 하산을 한다면 여행전체를 망칠 수 있다. 고산병은 급성 고산병 (AMS, Acute Mountain Sickness), 고소폐부종 (HAPE), 그리고 고소뇌부종 (HACE)으로 나뉘는데, 급성 고산병은 가장 흔한 형태의 고산병으로 두통과 식욕부진, 현기증, 메스꺼움 또는 때대로 구토를 동반한다. AMS 의 증상이 숙취와 비슷하다면, 고소 뇌부종 (HACE)은 술에 취한 것처럼 운동이 소실되고, 정신상태가 변화하고, 졸립고 혼돈스러운 상태가 나타난다. 고도 폐부종 (HAPE) 는 운동능력저하, 호흡곤란, 흉부울혈, 호흡할 때 쌕쌕, 그렁그렁 하는 호흡음이 나타난다.
즉, HAPE 또는 HACE 현상이 나타나면 바로 하산을 하여야 하지만 고산적응 과정에 구토 (AMS)로 하산을 하는 것은 오랫동안 준비한 트레킹 여행을 중단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HAPE와 HACE 발병은 4-5000 미터에서 발병을 하지만 극히 드물고, 대부분 AMS 발병을 한다.)
5. 청와대도 인정한 비아그라는 고산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No,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는 급성 고산병 (AMS)도, 고소뇌부종 (HACE) 도 아닌 오직 고소 폐부종 (HAPE) 예방으로 인정된 약품이다. 고산병 예방차원에서 저용량 복용을 하면 두통 정도를 완화하는 타이레놀 효과는 있지만, 일반적인 고산병 (AMS) 예방을 위하여 복용하는 경우는 한국의 등산객을 제외하고 본적은 없다.
즉, 비아그라는 흔한 형태의 고산병을 예방 치료제인 아세타 아나이졸과 완전히 다른 고산병 예방약이고, 아세타 아나이졸을 대체하지는 않는다. 5,000미터 급인 킬리만자로나 EBC를 트레킹하는 여행자들의 고소 폐부종과 고소 뇌부종 발병은 극히 드물고, 비아그라가 아닌 아세타 아나이졸이 정답이다. 즉 AMS 는 아세타 아니이졸이 예방과 치료이고, HAPE 는 니페디핀이 예방과 치료로 검증된 약품이고, 비아그라를 HAPE 예방목적으로 복용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비아그라가 일반적 고산병에 더욱 예방 치료효과가 있다고 착각을 하여왔다.
6. 고산병 발생시 고산병 예방약인 아세타아나이졸은 의사처방 없이 2배 먹으면 안 된다.
No, 먹어야 한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해발 2,500미터부터 아세타졸아마이드 (상품명 ; 아세타졸 또는 다이아목스) 를 125mg씩 하루에 두 번 복용을 하면 고산병 예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체중 100kg 이상은 250 mg씩 하루에 두번) 또한 병원도 약국도 없는 고산에서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고산병이 발병하면 아세타졸아마이드은 예방약이며 치료약으로 2배복용을 권고한다. (그외 AMS, HACE 예방과 치료로 덱사메타손을 HAPE 예방과 치료로 니페디핀 사용을 권고한다.)
7. 어린이나 노인은 고산병에 더 취약하다.
No, 어린이나 노인은 고산병에 더 취약하지는 않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어린이나 노인이 고산병에 더 강하다는 실험결과로 확인을 했지만 왜 그런지는 증명을 하지 못하였다. 나는 딸이 초등학교 6학년때 킬리만자로를 올라갔고, 아들은 고2때 킬리만자로를 올라갔는데, 아들은 멋진 어드벤쳐여행이었지만, 딸의 킬리만자로는 아동학대 느낌이었다. 어린이가 고산병에 강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중학생 이상일 때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고등학생 이상일 때 킬리만자로, EBC를 추천한다.
8. 킬리만자로, EBC 에서 가모우백이 필요하다.
No, 심각한 고산병의 가장 좋은 치료는 하산이다. 킬리만자로 입장료에는 구조비용이 포함되어 있고, 비상시 삼륜 침대에 탑승하여 2,000미터 이상 하산이 가능하다. EBC 코스 또한 셀파 또는 말을 타고 하루 만에 1,500미터 이상 하산이 가능하여, 고산에 머물면서 휴대용 가압장치인 가모우백 치료를 받는 것 보다, 빠른 하산이 정답이다. 가모우백은 에베레스트 3 패스 등 하루에 하산 할 수 없는 환경에서 필요한 장비이고 하산이 가능한 일반적인 트랙에서는 꼭 필요하지는 않다.
9. 고산에서는 카페인 섭취를 하지 말아야 한다.
No, 카페인의 이뇨작용으로 소변을 배출하고 신체 산소를 떨어뜨린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1번에서 언급 한 것처럼 몸 속 수분에 포함된 산소와 혈액의 산소는 별개이고 카페인 섭취는 산소포화도 를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340미리리터의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면 평균 2프로의 산소포화도 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