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는 영국에서 시작해서 이탈리아의 로마까지 가는 이어지는 약 2000km 순례길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시에나(SIena)까지만 걷는다. 그러나 도전적인 여행자들은 약 2주일간, 270km 정도를 더 걸어 로마까지 간다. 토스카나 지방보다 덜 아름답고 힘도 들지만 로마에 입성하는 순간 약 400km를 다 걸어 냈다는 성취감에 감격하게 된다. 만약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순례자 인증서(Testimonium)를 받고자 하면 로마, 바티칸에 도착하기 전, 100km 지점부터 걸었다는 것을 인증해야 하는데 그것을 만족시키려면 최소한 ‘비테르보’에서부터 도장을 받아야 한다. 가장 걷기 좋은 때는 5, 6월과 9, 10월이다.
비테르보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중세풍의 마을로 교황들이 1257년부터 1281년까지 머문 도시다. 중세풍의 건축물과 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다. 로마는 너무도 유명한 세계적인 관광지다. 순례길을 걸어서 찬란하고 위대한 문명을 꽃피운 로마에 입성하는 순간 감격이 밀려온다. 예수의 수제자 베드로 무덤 위에 만들어졌다는 성베드로 대성당에 오면 드디어 길고 긴 비아 프렌치제나 순례길이 끝난다. 그리고 시스티나 성당을 포함한 바티칸 미술관을 돌아보면서 로마의 영광을 되새길 수 있다. 로마에서 여유가 있다면 아름다운 항구로 유명하고 에스프레소의 탄생지인 나폴리에 들러 볼만하다. 그곳에서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베수비오 화산으로 사라진 ‘폼페이 유적지’가 나온다. 서기 79년에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인해 사라진 이곳에서는 사람들의 죽어가던 흔적도 볼 수 있다.
문명을 돌아본 후, 이탈리아 서부의 아말피(Amalfi) 해안으로 가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볼 수 있다. 해안 절벽 위에 만들어진 환상적인 마을들을 하이킹하며 바라보는 해안 풍경은 기가 막히다. 아말피 해안의 하이킹 길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신들의 길(Walk of Gods, Path of Gods)’이라고 불릴 정도다. 순례길을 걷고, 거대한 문명을 돌아본 후, ‘신들의 길’에서 황홀한 시간을 갖는다면 그 추억은 평생을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