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에 꽃을 바치려는 가득 찬 더르바르 광장

파탄

말라 왕국의 수도로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파탄

파탄은 카트만두의 한 지역으로 오해받기 싶지만 엄연히 행정구역상으로 카트만두와 분리되어 있는 도시입니다. 지금은 낙후된 채 카트만두의 외곽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한때는 카트만두와 동등한 지위를 누리던 말라 왕국의 수도로 지금도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중세 시대, 네팔을 통일한 말라 왕조는 15세기 야크 샤(Yakshya Malla)왕 때 문화와 예술이 발달하는 등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죽자 그의 아들들이 권력 다툼을 벌여 왕국은 카트만두, 박타푸르, 파탄의 세 왕국으로 쪼개지고 말았습

니다. 당시 파탄은 왕국의 수도로 문화와 건축과 공예 등에 있어서 두각을 나타내었습니다. 전성기 때의 파탄은 미의 도시란 뜻의 랄리트푸르(Lalitpur)로 불렸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크고 작은 사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만들어졌고, 그림과 공예품을 생산하는 장인들이 도시 곳곳에 자리를 잡았을 정도로 문화적으로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18세기말, 프리트비 나라얀 샤(Prithvi Narayan Shah)가 각각의 왕국을 통합하고 새로운 샤(Dynasty Shah)왕조를 세우면서 파탄은 서서히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왕국을 통일한 샤 왕조가 수도를 카트만두로 정하면서 파탄은 독자적인 역사와 문화를 상실하고 카트만두에 종속되는 도시가 되고 말았습니다. 파탄은 이런 역사성과 아직까지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수많은 유적의 가치를 인정받아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파탄 여행의 중심지인 달발 광장

파탄의 주요 볼거리는 모두 구시가지 안에 몰려 있습니다. 반경 1km 남짓한 구시가지는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지만 돌아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여행의 중심지는 카트만두와 마찬가지로 더르바르(Durbar) 광장입니다.

더르바르(Durbar)는 네팔어로 ‘왕궁’이란 뜻으로 고대 3왕국이었던 카트만두와 박타푸르에도 같은 이름의 광장이 있습니다. 파탄의 더르바르 광장은 카트만두에 비하면 그 규모는 작지만 왕궁과 사원, 스투파가 일목요연하게 위치해 있어서 편리하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인파로 북적대는 광장 앞에 서면 시간을 거슬러 말라 왕조 시대로 되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광장은 15~18세기에 형성된 것으로 광장 주변으로 왕궁과 힌두 사원, 파고다 등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광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축물은 왕궁입니다. 광장과 마주하고 있는 왕궁의 황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안마당과 연결 됩니다. 왕궁의 안마당은 모두 일곱 개가 있었는데, 1934년에 발생한 지진으로 네 개가 파괴되어 지금은 세 개만 남아 있습니다. 왕궁은 제대로 보존을 하지 못해 낡고 초라한 모습이지만 기둥과 처마 등에 새겨진 섬세한 조각이 과거의 옛 영화를 보여줍니다. 왕궁 맞은편에는 크리슈나 사원과 비슈뉴 사원 등의 사원과 각종 동상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더르바르 광장은 한때 왕과 귀족들이 드나들던 광장이었지만 지금은 서민들의 휴식처로 변모했습니다. 사원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신문을 보는 사람, 한가로이 낮잠을 자는 사람, 사원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 장난을 치는 꼬마 아이 등이 네팔 특유의 한가로운 분위기를 연출 합니다.


▶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파탄 구시가지


▶ 힌두 사원과 파고다, 동상 등이 가득한 파탄의 더르바르 광장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는 서민들의 도시

왕궁과 더르바르 광장 외에도 파탄에는 볼거리들이 꽤 많습니다. 광장에서 북쪽으로 몇 분 정도 걸어가면 황금 사원(Golden temple)이 나옵니다. 더르바르 광장에서 이어지는 복잡한 골목 한복판에 위치한 이 사원은 파탄을 상징하는 불교 사원으로 12세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이 사원은 금빛 찬란한 지붕과 화려한 장식, 스투파 등으로 꾸며져 있는데, 날씨가 맑은 날이면 햇빛을 받아 사원의 지붕이 금빛으로 빛나기 때문에 골든 템플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골든 템플은 그 규모는 작지만 파탄 사람들에게는 신앙의 중심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원입니다. 더르바르 광장의 남쪽에 있는 마첸드라나트 사원(Machhendranath Mandir)과 마하보우다 사원(Mahabouddha temple)도 빼 놓을 수 없는 곳들입니다. 아름다운 3층 건물인 마첸트라나트 사원은 비의 신인 마첸트라나트에게 바쳐진 사원으로 처마 밑의 버팀목에 새겨진 천수관음보살상이 인상적입니다. 마하보우다 사원은 불교 최대의 성지인 인도 보드가야의 마하보디 사원을 본떠서 만든 것으로 사원 전체가 불상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밖에도 파탄은 곳곳에 아름다운 건축물이 널려 있어서 여행자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파탄이 인상적인 것은 이런 유적지들이 단순히 관광지로서만 존재하는 박제된 공간이 아닌 서민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라는 것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지금도 수백 년이 넘은 건물 안에서 옛 네와르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왕궁이나 웅장한 사원뿐만이 아니라 골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허름한 식당, 상점, 쇼핑점, 구멍가게 등이 모두 소중한 문화유산인 셈입니다. 이곳 사람들에게 파탄의 유적은 과거의 유산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소중한 삶의 터전입니다.


▶ 사원에 꽃을 바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Photo by Sunkyeon Kim

서민들의 삶의 열정이 느껴지는 도자기 광장

박타푸르의 세 광장을 모두 돌아보았다면 도기 광장으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도자기 광장은 관광객으로 북적대는 더르바르 광장이나 타우마디 톨레와는 달리 박타푸르 서민들의 일상을 지켜볼 수 있는 곳입니다. 카트만두 일대에서 쓰이는 그릇의 상당량이 박타푸르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이곳에는 자기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박타푸르에서 만들어지는 도기는 투박하고 서민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라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갑니다. 모든 것이 기계화 되어가고 있는 요즘 일일이 손으로 흙을 만져 도기를 빚고 있는 그들을 보면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그들은 외부인이 와서 사진을 찍어도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고, 묵묵히 자신들의 일에만 열중입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그릇 만드는 일로 가족을 먹여 살렸을 장인들의 손길을 보고 있노라니 왠지 모르게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아련한 슬픔이 밀려 옵니다. 도자기 광장에서 작업을 하는 장인들과 여인, 그리고 그곳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쩌면 박타푸르를 빛내는 것은 더르바르 광장의 왕궁과 사원 같은 화려한 건축물이 아니라 가난하지만 삶에 대한 진지한 열정을 갖고 서민들이 아닌가 생각을 품어봅니다. 비록 급속하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은 따라가지 못하지만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진한 채, 소박하고 꾸밈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도시, 박타푸르. 그곳은 네팔의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곳입니다.

글·사진 김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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