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휩쓸고 간 거친 흔적이 남아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후지노로리다테(2,999m)

다테야마 정상등반(3,015m)

일본의 명산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다테야마

다테야마는 히다 산맥 북부의 오야마(3,003m), 오난지야마
(3,015m), 후지노오리다테(2,999m)등 3,000m급 산악군으로
이루어진 일본 중부 산악 국립공원이다.
‘다테야마 알펜루트’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일본 동계 스포츠의 중심지로 8월 말에도 만년설과 잔설이 남아 있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린다.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 후지산, 하쿠산과 함께 일본 3대 명산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다테야마는 도야마현의 중앙에서 동남쪽으로 가늘고 길게 뻗어있다. 북 알프스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으며 동쪽으로는 구로베 협곡을 끼고 있다. 국립공원은 1971년 전 구간이 개통되었으며 웅대한 풍경과 고산식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북 알프스 연봉과 야리가다께, 호다카다케, 후지산 등 일본의 대표적인 명산들을 두루 감상할 수 있고, 멀리 동해까지 어렴풋이 눈에 들어온다. 다테야마는 케이블카, 고원버스 등 7개의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가 있다.


눈이 많은 산, 다테야마

다테야마는 눈이 많은 산이다. 매년 20미터가 넘는 적설량으로 1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는 접근할 수 없고 4월 중순경 열리는 개산제를 시작으로 다테야마의 등산시즌이 시작된다. 매년 20m가 넘게 내리는 눈 때문에 보통 4~6월까지는 스키나 스노보드 등 설산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7~10월까지는 등산과 트래킹에 제격이다. 산행 기점인 무로도역(2,450m) 주변은 가장 무덥다는 8월의 평균기온이 14~16도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며, 높이에 따라 다양한 야생화와 고산식물이 자라고 있다. 현재 300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특별천연기념물 라이초는 빙하기 때부터 살아온 세계 유일의 새로 이곳 다테야마에 주로 살고 있다.

▶ 이치노코시 산장에서 오야마 정상까지 가는 길은
너덜지대이며 고산증에 유의해야 한다.
▶ 무로도역 주변, 미쿠가 호수는 눈 덮인 다테야마와 함께
파란 하늘을 담고 있어 신비한 장관을 보여준다.

다테야마 날씨는 오전에는 좋지만 오후에는 급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오후로 넘어가면서 구름이 내려앉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경우가 많아서 오후 4시까지는 모든 산행을 마무리해야 하며, 산장이나 호텔 예약 시 4시까지 체크인을 해야 한다. 다테야마는 1년에 절반 가까이 등산객을 맞이하지 못하는 탓에 물가는 다른 곳보다 비싸다. 물은 계곡 수량이 풍부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능선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산장에서는 비싸게 판매를 하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신비의 산

겉으론 만년설이 덥혀 있지만 안으로는 뜨거운 유황을 품고 있는 다테야마는 신비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분연과 유황내음을 풍기는 지옥계곡은 3,000m급 주 능선보행에서 볼 수 있는 풍부한 고산식물과 함께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다테야마는 양면성을 가진 산이다. 만년설과 유황을 함께 품고 있는 것도 그렇고 해발고도 3,000m의 고산이지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산이라는 점에서도 그 양면성을 찾아 볼 수 있다. 산행 시작점이 되는 무로도 다이라 고원(2,450m)까지는 케이블카와 고원버스를 이용하여 쉬운 접근이 가능하며, 트레킹의 시작점인 무로도에서 다테야마의 주봉인 오야마봉까지 걸어서 왕복 4시간이 걸리니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산을 즐길 수 있다.

다테야마는 3,000미터가 넘는 고산임에도 실제 산행 높이는 60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치노코시 산장(2,700m)에서 정상 오난지야마(3,015m)까지는 미끄러운 토사와 날카로운 바위 등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므로 산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


▶ 유황가스를 내뿜고 있는 일명 지옥계곡

Photo by Myoungyoul Lee

다테야마에는 4계절이 있어서 매 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봄에는 산 스키의 메카가 되고 여름에는 풍부한 고산식물의 화원,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세상이 된다. 트레킹은 산장영업이 시작하는 4월부터 할 수 있지만 장마가 끝날 때까지 6m 정도의 잔설이 남아 있어서 등산보다는 산악스키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장마가 끝나는 여름에는 본격적인 등산시즌이 시작된다. 탁 트인 하늘과 각기 아름다운 색으로 꽃을 피운 고산식물이 아름다운 시기이다. 가을에는 울그락 붉으락 물든 단풍과 능선위로 보이는 하얀 눈 그리고 푸른 하늘의 색이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고산 다테야마

다테야마는 북 알프스 산맥의 여러 산들 가운데 가장 수월하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북 알프스의 호다카다케 연봉이 보이는 이찌노코시 산장으로 향하는 길은 돌로 잘 정비되어 있어 일반 관광객들이 걷는데 어려움이 없다. 때문에 한 여름에는 북적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다테야마는 초 여름에도 잔설이 많이 남아 있어 설산 트레킹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일반인들에게 매력적인 산이다. 그리고 신비적인 미쿠리가 연못과 유황내음을 풍기는 지옥계곡, 풍부한 고산식물은 많은 사람들을 다테야마로 데려오고 있다.

다테야마의 또 다른 풍경은 야영장에 있다. 새하얀 눈과 푸른 하늘, 우뚝 솟은 다테야마 연봉을 배경 삼아 설치된 알록달록한 야영장은 오색찬란한 텐트 색상들로 인상적이다. 수십 동의 텐트는 세계 곳곳에서 모인 트레커들이 산행 준비를 하고 있다. 야영장에서 왼쪽으로 계곡물이 흐르는데 물이 참 맑고 시원하게 보인다.


▶ 다테야마 츠루기다케의 대전망대, 아름답게 핀 고산식물과 라이초사와 야영장의 풍경이 보인다.

Photo by Myoungyoul Lee

글 남형윤
사진 이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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