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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네팔로의 시간 여행, 카트만두 계곡(파탄, 박타푸르)

c.pixabay.com/wreindl

네팔 중부에 위치한 카트만두 계곡(Kathmandu Valley)은 네팔의 종교, 정치, 문화가 다 축적된 지역이다. 계곡은 우리가 생각하는 좁게 깊이 파인 계곡이 아니라 대부분의 국토가 히말라야 산맥으로 이루어진 네팔에서, 평평한 분지처럼 보이는 지형을 계곡이라 부르고 있다. 이곳에 카트만두, 파탄, 박타푸르 등 주요 도시들이 있다. 네팔에는 히말라야 산맥이나 치트완 국립공원 등의 자연도 있지만 활짝 꽃피었던 힌두교, 불교문화의 유산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c.pixabay.com/wreindl

“카트만두 계곡과 더르바르(Dubar, 궁전)와 광장”
타원형 그릇 모양의 카트만두 계곡은 녹색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이 드넓은 계곡은 예전에 거대한 호수로 덮여 있었는데 문수보살(文殊菩薩,Manjushri)이 지혜의 검을 들어 벽처럼 막고 있는 산을 갈라 길을 내고 물을 모두 빼내 최초의 정착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카트만두 계곡에는 네팔 내 대부분의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는데 그중 네와르(Newars)족은 이 계곡의 찬란한 문명을 만든 토착 원주민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힌두교와 불교에 관련된 왕궁, 건축물들이라는 인류의 문화유산을 만들어냈다.
각 도시에 있는 ‘더르바르(Durbar) 광장’은 네팔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더르바르(Durbar)’는 왕궁을 의미하고 그 왕궁 주변에는 힌두교, 불교 사원, 탑, 박물관 등이 모여 있다. 네팔의 역사와 문화, 건축, 예술품이 다 모인 곳으로 세 도시에 있는 더르바르(왕궁)과 그 앞의 광장 전체가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 외에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스와얌부(Swayambhu)의 불교 스투파(불탑), 보드나트(Bauddhanath)의 불교 스투파, 파슈파티(Pashupati)의 힌두 사원, 창구 나라얀(Changu Narayan)의 힌두 사원 등이다.안타깝게도 이곳의 건축물들은 2015년 엄청난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지만 여전히 볼거리들은 남아 있고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카트만두 계곡 속의 세 도시, 카트만두, 파탄, 박타푸르”
세 개의 도시 중에서 카트만두는 과거와 현재의 네팔을 보여주고 있고 파탄과 박티푸르는 중세 네팔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카트만두 계곡에 사람들이 살던 시기는 오래전으로 알려져 있다.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다가 기원전 500년 무렵부터 남부에 작은 왕국들이 출현한다. 이 왕국 중 부처가 태어난 카필라국도 속해 있다. 인도인들은 부처의 출현을 인도 문화에서 보고 있지만 네팔인들은 싯다르타가 네팔계였으며 네팔 문화에서 나온 것으로 주장한다.
그후 네팔 지역은 인도에서 일어난 마우리야 왕조에게 지배당하고 또 작은 왕조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다가 13세기 초에 파탄 지역에서 일어난 ‘말라 왕조’의 ‘자야스티’라는 인물이 14세기에 네팔을 통일하지만 그의 자손들이 분열을 일으키면서 1482년 카트만두 계곡은 카트만두, 파탄, 박타푸르의 세 왕국으로 분열된다. 이들은 분열되었지만 경쟁을 통해 문화, 예술을 크게 발전시켰다. 특히 박타 박타푸르는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중세의 모습이 잘 보존되고 있다.

“말라 왕국의 수도였던, 파탄(Patan)”
지금은 낙후된 채 카트만두의 외곽 도시로 전락했지만 한때는 네팔의 전역을 통치하던 말라 왕국의 수도로 지금도 옛 모습이 남아 있다. 중세 시대, 네팔을 통일한 말라 왕조는 15세기 야크 샤(Yakshya Malla)왕 때 문화와 예술이 발달하는 등 전성기를 맞았지만 그가 죽자 그의 아들들이 권력 다툼을 벌여 왕국은 카트만두, 박타푸르, 파탄의 세 왕국으로 쪼개지고 말았다.
그후 1768년 네팔 전역을 통일한 고르카 왕국의 샤 왕조는 수도를 카트만두로 정하면서 파탄은 독자적인 역사와 문화를 상실하고 카트만두에 종속되는 도시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파탄의 더르바르 광장은 이런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중세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박타푸르(Bhaktapur, 옛 이름은 바드가온Bhadgaon)”
박타푸르는 카트만두에서 북동쪽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중세 도시다. 9세기 중반, 네와르족 왕조가 세웠으나 1769년 고르카 왕국의 샤 왕조가 점령했다. 그때 싸우지 않고 항복하는 바람에 15세기에서 18세기 사이의 건물과 예술품들이 그대로 잘 보존되었다. 1934년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보고 2015년에도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그래도 더르바르 광장을 중심으로 왕궁, 불교, 힌두교 사원, 박물관등을 돌아보며 중세 건축과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에 등재되었다. 카트만두에서 가까워 당일 근교 여행 코스로 인기가 있고 베르나르도 베루톨루치 감독,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영화 <리틀 붓다,LittleBuddha>를 촬영한 장소로 가기 전에 영화를 보고 가면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박타푸르는 카트만두 계곡에서 네팔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고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박타푸르 더르바르 광장 입구에는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아치형의 작은 문이 있다. 이 문은 현재에서 중세 네팔로 넘어가는 시간 이동의 통로다. 이 문 뒤쪽으로 예스러운 풍경이 펼쳐진다. 갑작스럽게 변하는 풍경 앞에서 사람들은 짜릿한 흥분을 느낀다. 문을 경계로 다른 세계가 펼쳐지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입구를 지나면 바로 더르바르 광장이 펼쳐지면서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에 세워진 웅장한 건축물들과 복고풍 건물 양식들이 펼쳐진다. 광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북쪽의 절반을 차지하는 왕궁이다. 그리고 여러 사원들이 있다. 특히 나타폴라 사원(Nyatapola Temple)은 30m 높이의 5층 건물로 네팔 전체에서 가장 높은 사원이자 카트만두 계곡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다. 그 외에도 가네쉬 사원, 비슈느 사원들이 있다.

“유적지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네팔 사람들”
이곳 더르바(Durba) 광장의 주민들은 유적지 안에서 자연스럽게 생활하고 있다. 카트만두, 파탄의 더르바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풍경은 여기서만 볼 수 있다. 선진국이든 어느 나라든 유적지와 생활 주거지는 확연히 구분되어 있고 관리된다. 물론 이곳을 입장할 때 외국인들은 표를 사고 입장하지만 그렇다고 민속촌이 아니다. 현지인들은 유적지 안에서 옛날부터 살아온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주민들은 왕궁이나 사원 계단에 걸터앉아 이야기도 즐기고, 신문도 보고, 머리도 빗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낸다. 물론 당신도 거기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좁은 골목길의 공방에서 장인들은 목재를 짜고, 광장에는 파는 냄비가 가득하며, 현지인들은 안뜰에 모여 목욕도 하고, 계단에 앉아 카드놀이도 한다. 그런 풍경은 네팔의 더르바르 광장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풍경이다. 또한 점토 도기가 팔리는 도기 광장도 흥미롭다. 햇볕에 말리는 토기 항아리가 가득 차 있고 도공들이 일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카트만두의 더르바르 광장이 복잡하고 활기차다면 박타푸르의 더르바르 광장은 훨씬 더 고즈넉하다. 그래서 더 중세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다. 카트만두에서 15킬로미터 밖에 안 떨어져 있어서 가기도 좋다. 피곤한 세상, 너무 빨라진 세상에서 좀 느리게 살고 싶고, 수백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박타푸르로 가시라.
그런데 앞으로 네팔이 더 발전해 가면 이런 모습이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도 그랬다. 몇십 년 전, 부여의 정림사지 5층 석탑은 입장료도 받지 않고 담도 없었다. 아이들이 와서 놀던 곳이었다. 경주의 첨성대도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 심지어는 여학생들도 다 기어 올라가 새까맣게 달라붙은 사진을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우리도 그랬다. 네팔도 지금은 문화유적지에 걸터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쉴 수 있지만 언젠가 철처히 격리시키고 관리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관광객들도 그속으로 들어가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현지인에 대한 예의”
이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예의를 갖추는 것이 좋다. 소박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빈곤한 그들의 삶을 사냥하듯이 카메라로 찍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웃어가면서 사진 찍어도 되겠냐는 몸짓을 공손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그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빨리 찍고 눈인사라도 하는 것이 좋다. 그들의 삶 앞에서 공손한 태도를 가지는 것은 관광객들의 기본적인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