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하지만 희열을 맛볼 수 있는 발토로 빙하 트레킹
K2 베이스 캠프 트레킹을 하다보면 트레킹 4, 5, 6일째쯤 빠유(3,785m), 코르부체(3,788m), 우르두까스(Urdukas 4,050m), 고로 (Goro) 2캠프 (4,500m), 꽁고르디아(4,600m)를 통과하는데 이 구간이 다. 발토로(Baltoro) 빙하지대를 거쳐 간다. 그래서 이 일대 트레킹을 발토로 빙하 (Baltoro Glacier) 트레킹이라고도 한다. K2를 비롯해 브로드피크, 가셔브룸1, 가셔브룸2 등 4개의 8천미터급 고산 봉우리를 볼 수 있는 멋진 트레킹이다.
“발토로 빙하(Baltoro Glacier)”
인도 북부와 파키스탄 북부 국경 지대에 있는 카라코람 산맥(Karakoram Mts.) 중심부의 계곡에 있는 빙하이다. 인도, 파키스탄, 중국 등의 국경 분쟁이 있는 카슈미르 지방에 위치하며 현재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 속한다. 길이가 약 60km에 이르는 세계적인 규모의 계곡 빙하(valley glacier)로 유명하다.
“카라코람 히말라야 (Karakoram Himalaya) 산맥”
흔히 그레이트 히말라야라고 부르는 곳은 동쪽 부탄에서 시작해 티베트, 네팔을 거쳐 파키스탄 북부 낭가파르밧(8,125m)까지 약 2000km에 이른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비롯해 8000m급 봉우리 9개가 그레이트 히말라야에 있다. 이 긴 산맥이 인더스 강에 의해 잘린 후, 그 강 서쪽부터 이어지는 산맥을 카라코람 히말라야라고 부른다. 카라코람 산맥은 세계에서 가장 긴 빙하 중 하나인 발토로 빙하를 품고 있어서 색다른 히말라야 산맥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곳에는 K2(8,611m)를 비롯해 브로드피크(8,047m), 가셔브룸1(8,068m), 가셔브룸2(8,035m) 등 8천미터급 봉우리 4개가 이어진다.
7세기 초 실크로드를 통해 중앙아시아까지 온 당나라 고승 현장은 『대당서역기』에 ‘흑령(黑嶺)을 넘어서면 비로소 인도로 들어간다’고 적었는데 흑령은 현지 말로 카라코람(Karakoram)이다. 그래서 이 지역을 카라코람 히말라야라고 부른다. 또 다른 설로는 몽골제국의 일부인 오고타이 한국(汗國)이 국도(國都)로 정한 ‘카라코룸’으로 통하는 관문이었던 데서 이곳을 카라코람, 카라코룸으로 불렀다는 설도 있다. 그뜻은 ‘검은 바위’이니 당승 현장이 불렀던 것과 비슷한 의미다. 그러나 카라코람 산맥은 고지대라 언제나 만년설로 덮여 있어서 하얗게 보인다.
이 카라코람 산맥에는 카라코람 하이웨이(Karakoram Highway, KKH)라는 도로가 나 있다. 중국 카슈가르에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연결하는 이 길은 평균 고도가 2000m이상이며, 쿤자랍 고개(4693m)를 넘는다. 이 길을 차를 타고 가다가 더 이상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아스꼴리에서 발토로 빙하지대 트레킹이 시작된다.
“매우 힘들고 지치는 발토로 빙하 트레킹”
발토로 빙하 지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자 산악등반가들에게 가장 등반이 어려운 산으로 유명한 K2봉(8,611m)이 위치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발토로 빙하 지대는 모래가 섞인 눈보라가 빈번하고 풍경도 삭막해서 등반가들이 매우 힘들어한다. 트레킹이 허락되는 시기인 6월에서 8월도 날씨가 종종 궂어서 일정대로 진행이 되지 않을 경우도 있다. 특히 곤도고로 고개(Gondogoro La, 5,650m)는 높이도 높이지만 기상 환경이 나쁘면 넘지를 못한다.
이곳은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어서 빙하가 녹아서 흘러내리는 물을 마셔야 하는데 이 물에 돌가루가 섞여 있다. 또 당연히 고산지대이다 보니 고산증을 느끼게 되고, 네팔의 히말라야 산맥처럼 숙소, 산장, 상점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사막, 빙하같은 열악한 환경을 걸어야 하며 햇빛도 매우 강하다. 그러나 함께 등반하는 산악인들, 포터들을 볼 수 있으며 가끔 식당도 있어서 위안이 된다.
“고통을 이겨낸 사람만이 보는 장엄한 풍경”
발토로 빙하지대는 등반에 힘들지만 그 고통을 이겨낸 사람들은 장엄한 풍경을 맞이할 수 있다. 산을 오르며 장엄한 일출을 보고, 고로 2캠프를 지나 드넓은 분지 지대 꽁고르디아에 오르면 파키스탄의 장대한 8천미터급 만년설 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눈덮인 K2 봉우리, 브로드피크(Broad peak, 가셔브럼(Gasherbrum)의 장엄한 능선을 보는 순간 가슴이 트이면서 희열이 몰려온다. 또한 브로드피크 베이스캠프(5000m)와 K2 봉우리를 바라보는 K2 베이스캠프(5200m)에 도착하면 감동이 밀려온다. 주변에서 병풍처럼 펼쳐지는 가셔브롬 4, 5, 6봉을 보며 능선길을 걷는 순간은 하늘의 신선이 된 기분이 든다. 험난한 여정을 마다않고 발토로 빙하지대를 트레킹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