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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트레일 중의 하나, 안데스 산맥을 넘는 잉카트레일

c.unsplash.com/Juan Carlos

마추픽추(Machu Picchu)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비용이 좀 비싸지만 잉카 레일, 페루 레일 등의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고 짧은 트레킹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수세기전에 잉카인들이 산을 깎아 만든 길을 걸어가는 ‘클래식 잉카 트레일(Classic Inca Trail)’이 가장 인기가 있다. 43km의 길을 3박 4일 동안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눈 덮인 산봉우리, 멀리 떨어진 강과 산맥, 산에서 피어오르는 구름 속을 걷는 시간은 이 세상에서 가장 모험스런 경험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잉카 트레일은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세계 3대 트레킹 코스 중 1위를 차지했고, 2014년 세계적인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이 뽑은 ‘전세계 8대 걷고 싶은 길’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있으며 1983년 유네스토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었다. 그러므로 몇 개월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잉카 트레일(Inca Trail)이란?”

페루의 한 가운데에는 해발 6,000m가 넘는 안데스산맥이 남북으로 뻗어 있다. 안데스산맥의 동북쪽에는 아마존 밀림이 있고 남쪽의 산악 지대에는 잉카인의 고대 수도로 유명한 쿠스코가 있다. 15세기 초부터 잉카인들은 날씨가 선선하고 비가 알맞게 내려 살기 좋은 쿠스코를 중심으로 제국을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스페인은 쿠스코를 점령하면서 잉카의 건축물들을 파괴하고 그위에 유럽풍의 교화와 건물들을 지어서 그 시절의 흔적은 기단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쿠스코에는 수많은 역사 이야기가 있지만 잉카 시절의 흔적은 희미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잉카 시대의 분위기를 느껴보고자 잉카인들이 만든 오래된 길을 직접 걷고 있다.
쿠스코에서 차를 타고 82km 정도 가면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란 곳이 나온다. 이 도시는 마추픽추로 가기 위한 기차 ‘잉카 레일’, ‘페루 레일’을 타는 곳이지만 3박 4일의 잉카트레일의 트레킹이 시작되는 피스카추초(Piscacucho)가 있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약 43km의 길을 3박 4일 동안 걸어서 마추픽추의 ‘태양의 문’까지 가는 길을 ‘클래식 잉카 트레일’이라고 한다. 트레킹코스 중간의 '죽은 여인의 고개‘(Dead Woman's Pass)는 고도가 4,215m라서 넘기에 쉬운 길은 아니다. 그러나 묵묵히 3박 4일 동안 이 길을 걸으며 수백 년 전 일어났던 비참한 사건들, 혹은 평화롭게 살아가는 잉카인들의 삶을 상상하는 시간은 독특한 체험이 된다.
잉카 트레일을 걷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페루 정부는 입산객 수를 500명으로 제한하여 허가증을 받은 사람만 들여보내고 있다. 때문에 몇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매년 2월을 휴지 기간으로 정해 청소와 보수 작업을 진행하여 입산을 제한한다. 고산 지대를 걷기란 쉽지 않지 모든 짐, 캠핑 장비, 식사 등을 포터들이 운반하기에 가벼운 차림으로 트레킹만 하면 된다.

“잉카인의 길을 걷는다”

첫날은 14km를 걸어 해발 3,000m의 와이야밤바(Wayllabamba)까지 걷는 길이다. 시작부터 체크 포인트에서 여권과 허가증, 인원 그리고 포터들의 짐 무게 등을 철저하게 검사한다. 강을 건너고 올라갈수록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약타파타라는 마을에는 그림 같은 계단식 논들이 펼쳐진다. 포토들은 걸음을 빨리 해서 트레커들보다 앞장서서 가고, 미리 텐트와 식사를 준비해 놓고 기다린다. 첫날은 그리 힘들지 않다.
이틀째가 힘들다. 고도 4,205m의 ’Warmiwanuska’라는 곳을 통과하는데 이곳은 ’데드 우먼 패스‘(Dead Woman’s Pass)라는 별명이 있다. 잉카 트레일 코스 중 가장 높은 지점이다. 가파른 돌계단이 계속 이어지는데 고산이다 보니 호흡이 가빠지고 고산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곳에 ‘죽은 여인의 고개’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고개를 멀리서 보면 여자가 누워 있는 모습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오후 1시, 2시쯤 2650m의 빠까이마유(Paqaymayu)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그러므로 ‘데드 우먼 패스’가 고비다. 그곳만 지나면 내리막길이기 때문이다. 이길이 힘든 것만은 아니다. 고산 지방이다 보니 날씨만 좋다면 하얀 구름이 산에서 피어오르고, 산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안데스 산맥에서 살아가고 있는 야마(llama, 영어로 발음하면 라마)들을 보면 자신이 ‘안데스 산맥’ 속을 걷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야마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안데스 산맥의 야마들은 ‘알파카’라고도 불린다. 야마는 해발고도 2,300∼4,000m 고지대의 초원이나 숲에서 작은 무리를 이루며 사는데 머리는 낙타를 닮았으나 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은 입으로 풀을 씹는 모습은 영락없는 낙타의 모습이지만 몸집이 작다. 몸길이 1.2m, 어깨높이 1.2m, 몸무게 70∼140㎏ 정도로 낙타에 비해 다리도 짧다. 이 동물은 안데스 고원에 사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동물로 화물 운반도 하고, 식용으로도 쓸 수 있다. 이들이 험준한 산맥의 아슬아슬한 길들을 오가며 유유히 살아가는 것을 보면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 든다.
셋째 날은 가장 풍경이 좋은 코스라고 하지만 다시 3,998m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 고산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숨이 가쁘고 속도 미식거리지만 조금만 참으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에 견딜 만하다. 날씨만 좋다면 꼬르디예라 빌까밤바(Cordillera Vilcabamba)의 눈덮인 산봉우리 풍경 즐길 수 있다. 멀리 산맥 위에 떠 있는 하얀 구름들을 보면 신선이 된 것만 같다. 세상을 발 아래 놓고 내려다보는 기분은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다. 다시 길은 밑으로 내려온다. 잠시 내려오다가 열대 우림 지역을 통과하고 다시 해발 3,700m의 두 번째 패스를 통과해야 한다. 이 지역에서는 오래된 잉카 유적지들을 볼 수 있으며, 날씨가 좋으면 우루밤바 강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 돌을 잘 다듬어 만든 돌 계단, 1450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 신전, 잉카인들의 생활 공간이었던 사약마르카(Sayaqmarka 3,700m)등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옛날에 13살 미만의 소녀를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그리고 하염없이 돌길을 걸어가면 솟구치는 하얀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다. 고산증을 느껴도 기가 막힌 풍경에 감동하면서 길을 간다.
그리고 드디어 해발 3,650m에 있는 푸유빠따마라까(Phuyucatamarca)의 유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은 ‘구름 위의 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글자 그래도 구름이 밑으로 펼쳐진다. 트레킹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보지 못한 장엄한 풍경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그리고 해발 2,700m 위나이 와이나(Winay Wayna)에 있는 캠프에 도착해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된다. 위나이 와이나는 ‘Forever Young)’이라는 뜻의 페루 원주민 언어인 퀘추아어다. 이곳에 잉카의 유적지들이 있다.
마지막인 넷째 날은 새벽에 출발한다. 새벽 일찍 일어나 5시 30분부터 트레킹을 시작하여 마추픽추의 ‘태양의 문(Intipunku)’에 도착하면 일출을 볼 수 있다. 구름 속을 뚫고 솟아오르는 태양은 장엄하다. 물론 날씨 운이 따라 주어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해발 2,430m의 마추픽추는 아름답고 장엄하다. 우루밤바 계곡과 아름다운 열대 우림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은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해주고도 남는다. 그리고 마추픽추까지 걸어 내려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잉카 문명에 대해 알아가며 감탄하게 된다.

힘들게 3박 4일간의 트레킹을 하고 온 사람들은 기차를 타거나 쉽게 온 사람들과는 다른 감정을 느낀다. 성취했다는 만족감과 함께 옛날의 잉카 시대로 돌아온 것만 같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트레킹을 한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다. 이미 히말라야 산맥이나 알프스 산맥을 트레킹 한 사람들도 중남미 대륙에서 가장 높고, 아름다운 안데스 산맥의 길을 걸어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마추픽추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이 직접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멀리 전망대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러니 그전에 직접 마추픽추 안으로 들어가서 보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언제 가는 것이 좋을까?”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서쪽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사막이고, 동쪽은 높은 고원지대여서 비가 자주 내린다. 그래서 서쪽의 리마와 동쪽의 쿠스코는 강수량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건기인 5월 말부터 9월 초까지가 잉카 트레일을 걷기 가장 좋은 시기고, 10월부터 12월까지는 비에 대한 준비만 잘한다면 트레킹 하는데 문제없다. 1월부터 3월까지는 비가 많이 내린다. 이때 종종 우루밤바강이 범람하여 트레일이 제한될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잉카 트레일은 몇 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므로 한국의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