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나이트라이프 & 짜두짝 주말시장
방콕은 사람을 들뜨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후텁지근한 열기와 뜨거운 햇살 아래서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린다. 배를 타고 차오프라야 강을 가로지르다 보면 낯선 이국 땅에 왔음을 실감한다. 온갖 과일과 맛있는 음식을 마사지를 즐기는 가운데 그동안 살아오며 쌓였던 긴장과 피로가 다 풀린다. 해가 지면 방콕의 밤거리에서는 신나는 나이트라이프가 시작되 주말이 되면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짜두짝 주말 시장이 열린다. 이런 방콕의 매력은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사누크, 사바이의 거리 방콕”
태국인의 민족 특성은 대개 사누크, 사바이라고 한다. 사누크는 즐기기, 사바이는 만족하기란 뜻으로 실제로 태국 사람들은 낙천적이고, 잘 웃고, 잘 즐기며, 잘 만족한다. 여행자들도 태국에 가면 그 영향을 받는다. 무더운 날씨, 비교적 싼 물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누크, 사바이 하게 된다. 그동안 자신을 속박했던 관습과 의식에서 해방되면서 모든 것이 다 허용될 것 같은 아찔한 자유를 느끼게 된다.
“여행자들의 해방구 카오산 로드”
1960년대, 70년대에 서양의 히피들이 효율성과 경쟁을 내세우는 숨막힐 듯한 산업사회에 반항하며 일탈을 하는 가운데 인도, 네팔, 태국 등으로 왔었다. 그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은 채 장기간 자유로운 여행을 했는데 그들의 근거지를 흔히 ‘3K’라 불렀는데, 인도네시아 발리의 쿠타 비치, 네팔의 카트만두,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이었다. 엄청나게 싼 숙소들이 들어선 이곳에서 히피들은 장기 체류를 했다. 그러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정치적으로 격변기를 맞으며 새로운 ‘K’로 부상한 곳이 바로 태국 방콕의 카오산 로드다.
방콕의 카오산 로드는 여행자들의 해방구와도 같은 곳이다.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들, 여행자들을 위한 식당, 카페, 여행사 등이 다 들어선 곳으로 방콕 관광의 중심지가 되었다. 걸어서 20∼30분 거리에 왕궁과 에메랄드 불상을 모셔 놓은 왓프라께오, 부처님의 와상이 있는 왓포(포 사원)와 왕의 광장이란 뜻의 사남 루앙과 국립 박물관 등이 있다. 또한 강을 건너면 왓아룬이 있으며, 강변에서 통근배나 유람선을 타고 차오프라야 강을 달릴 수가 있다. 한국 여행자들도 1990년대 초반부터 이 거리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같은 부류의 여행자들을 만나 해방감을 만끽하는데 밤이 되면 온 거리가 흥청거리는 파티장처럼 된다. 멀리 안 가도 이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거리 공연을 보고, 음악 공연을 마시며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방콕의 나이트 라이프에는 꼭 퇴폐적인 것만 있지 않다.”
방콕의 밤 문화에는 분명히 퇴폐적이고 음란한 모습이 있다. 섹스쇼나 바디 마사지같은 것들이 흥청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방콕의 나이트 라이프는 그런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방콕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의 양과 수준은 세계적이다. 수준 높은 재즈와 블루스, 컨트리, 록,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이브 음악과 화려한 공연이 매일 펼쳐지며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펍과 바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방콕의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많다. 우선 팟퐁은 섹스쇼를 하는 환락가고 걷다 보면 ‘삐끼’들이 유혹하지만 따라가지 않으면 위험하지 않다, 근처 거리에는 어마어마한 야시장이 열린다. 우리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 하는 이 시장에는 시계와 의류, 가죽제품, 액세서리, 기념품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노점상과 노천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이곳을 거닐다 보면 삶의 열기가 부글부글 끓는 것을 느낄 수 있다.
RCA(Royal City Avenue)는 타논 팔람까우에서 타논 펫부리까지 이어지는 약 1km의 도로로 밤이 되면 차량 출입이 통제되며 나이트 클럽에 가는 태국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주말이면 이 거리는 흥청거린다.
라이브 연주를 듣고 싶으면 전승 기념탑 옆에 있는 색스폰 펍 & 레스토랑에 가면 된다. 방콕에서 가장 훌륭한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매일 밤마다 재즈와 블루스, 록 등 수준 높은 음악을 연주한다. 현지인뿐만 아니라 외국여행자에게도 많이 알려져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음악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으며 주말에는 음악을 듣다가 다들 일어나서 춤을 추는 등 광란의 도가니가 된다. 방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바이욕 타워의 스카이라운지는 환상적인 야경을 즐기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연인이나 중년의 외국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이다.
관광객의 시선을 잡아 끄는 ‘카바레 쇼’도 있다. 아시아 호텔에서 트랜드 젠더들이 하는 ‘칼립소 쇼’는 파타야의 알카자 쇼와 함께 가장 유명한 쇼다. 1988년부터 공연을 시작한 이 쇼는 방콕을 대표하는 고급스런 카바레 쇼로 자리 잡았는데 인스턴트식 프로그램은 매우 화려하고 빠르게 진행된다. 한국의 부채춤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전통춤도 조금씩 선보인다. 태국은 게이나 트랜스젠더에 대해서 관대한 문화를 갖고 있다.
“무에타이 시합”
방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나이트라이프 중의 하나가 무에타이(타이 복싱) 관람이다. 무에타이는 태국인들의 전통 무술로 격투기로도 매우 뛰어난 무술이다. 링 위에서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데 관광객들은 대개 링 옆에 가서 보게된다. 링 위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의 땀 냄새와 관중들이 내뿜는 담배 연기로 뒤범벅이 된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다. 선수 못지않게 관중들 또한 소리를 지르며 열광적이다. 선수들에게 돈을 걸고 도박을 하기 때문이다. 태국의 독특한 풍경이다.
“짜두짝 주말시장[Chatuchak Weekend Market]”
방콕의 짜뚜짝 공원 옆에서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주말 시장이 열린다. 태국에서 가장 큰 시장이며 흔히 J.J 마켓(쩨쩨 마켓)이라고 불린다. 시장이 열리는 면적은 1.13km²에 이르고 15,000개 이상의 노점이 있는데, 27개 구간별로 비슷한 물품들을 팔고 있다. 태국의 전통적인 의류에서 골동품, 주방용품, 가죽제품 등 모든 상품을 살 수 있다. 벼룩시장으로 유명한 만큼 중고물품의 거래도 활발하고 모든 물건을 헐값에 살 수 있다. 희귀한 야생동물도 판매하고 있다. 없는 것 빼 놓고 다 있는 만물 시장이다. 짜뚜짝 시장이 처음 생긴 것은 1948년으로 왕궁 앞의 싸남 루앙에서 벼룩시장 형태로 시작했는데 몇 번 옮기다가 1987년 현재의 위치로 옮겨오면서 짜뚜짝이란 이름을 얻었다. 이곳에는 태국 젊은 디자이너들이 독특한 예술적 상품들도 판매한다. 짜뚜짝 아니면 구하기 힘든 물건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이 시장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