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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번성했던 마야 문명의 흔적, ‘티칼’ 하이킹

Unsplash의Florian Delée

벨리즈와의 국경 부근, 과테말라 북부 열대 정글 속에는 티칼 국립 공원이 있다. 이 지역은 과거 고대 마야 제국의 중심지였고 현재 마야 문명 최대의 도시 유적지 꼽히고 있다. 티칼(Tikal) 국립 공원은 총 면적이 약 16㎢에 달하며 피라미드와 광장, 신전, 궁전, 운동 경기장, 무덤, 제단과 비석, 침실과 목욕탕 등 약 3,000여 개의 석조 건축물이 솟아 있는 왕국의 중심지였다. 현재의 규모는 전성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하니 과거 마야 왕국의 번영을 엿볼 수 있다.

“티칼에 있던 마야인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티칼 국립 공원에 오면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밀림 위로 솟은 계단식 피라미드와 신전 등 3,0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건축물들이 밀림 위로 솟구친 모습은 신비롭다. 정글 속에 있는 마천루를 연상시키듯 계단식 피라미드의 신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금 남아 있는 최대의 신전은 4호 신전으로 높이가 72m고, 상부의 지붕을 받치고 있는 벽의 두께는 12m에 이르며, 관광객이 오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곳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진 광대한 열대림이 한눈에 들어오고 문명의 흔적들이 정글 숲에 떠 있는 섬들처럼 보인다. 현재 남아있는 신전의 50%는 마야 문명사의 전기인 서기 250∼600년에 다른 곳에 건조되어 있던 것을 당시의 주민들이 지금의 자리로 옮겨 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신전 도시도 10세기에 다른 마야의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버려졌는데, 약 4만 명에 이르던 주민들은 갑자기 사라졌다. 이 도시를 버리고 떠난 것일까, 죽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티칼의 역사”
기원전 1000년 경 즈음에 처음으로 티칼에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했고, 이후 기원전 700년경에 본격적인 궁전들과 피라미드들이 지어지면서 그럴듯한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 시기의 티칼은 보잘것없은 도시였지만 기원후 1세기 경부터 주변의 엘 미라도르 등의 대도시들이 몰락하면서 티칼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티칼은 강대국이었던 테오티우아칸의 침입도 받고, 도움도 받으면서 유카탄 반도의 마야 도시들 상당수를 통치하는 왕국을 세웠다.
티칼은 활발한 정복 사업을 통하여 주변 도시들을 지배하면서 200년에서 900년까지 전성기를 누린 것으로 보이며 이 시기 티칼의 인구는 10만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멕시코 계곡에 있는 테오티우아칸의 국력에는 미치지 못하여 기원후 4세기경 테오티우아칸과 전쟁을 벌여 패한 적이 있다. 티칼은 성장하다가 6세기 중반 주변 칼라크물 도시국가에 의해 기세가 눌렸으나 이들을 압도하고 9세기 중반까지 위세를 떨친다. 그러나 티칼은 9세기 무렵 서서히 기울다가 몰락의 징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원인은 기후 변화, 식량 부족, 전염병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사람들이 점점 이 도시를 떠나면서 결국 망하게 되었다. 10세기 초에 황폐해진 후, 이곳은 정글로 뒤덮여졌다. 그후 10세기경 초에 이미 티칼은 완벽하게 황폐해진다. 950년 즈음에는 티칼에 조그만 부락을 이루고 살던 마지막 사람들마저 모두 사라졌고 인근의 원주민들은 티칼 유적을 저주받은 곳이라 믿어 함부로 들어가지 않았다.
이들이 10세기 말에 사라진 것은 인구 감소와 함께 연 이은 전염병, 흉작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버려진 도시는 울창한 정글에 묻혀 버렸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갔다. 그러다 17세기경 백인 탐험가들에 의해서 간간히 언급되다가 1848년에 페텐 주의 주지사인 모데스토 멘데즈가 공식적으로 티칼을 방문하면서 다시 빛을 보았다. 이후 고고학자 알프레드 모슬레이가 티칼을 답사하고 대대적인 발굴 작업을 진행했으며, 20세기 초에 본격적으로 나무와 흙더미 등을 제거하고 유물을 보존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1984년에 발굴 작업이 완료되면서 티칼은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모습을 갖추었다. 현재 티칼과 티칼 국립공원은 과테말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매년 20만 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티칼 국립 공원 하이킹”
티칼 국립공원은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이 넓은 곳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하이킹을 해야 한다. 이곳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유적지는 ‘그레이트 피라미드(Great Pyramid)’라고 불리는 ‘제4 피라미드’다. 이 피라미드는 티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주변 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전망대다. 이곳의 중심에는 중앙 광장(Central Plaza)이 왔다. 주요 광장 중 하나로, 다양한 건축물이 모여 있는 곳으로, 신비한 분위기와 마야 문화의 유산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그리고 신성한 신전들(Sacred Temples)들이 티칼 국립 공원 내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서는 마야 종교 의식과 예배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중앙 광장 근처에는 궁전과 거주지가 모여 있는데 마야 사회를 상상할 수 있다. 이곳에는 웅대한 호수도 있다.
약 3천개나 된다는 유적지를 다 볼 수는 없지만 주요 유적지 중심으로 돌아본다 해도 시간이 많이걸린다. 그러나 그만큼 보람 있는 하이킹이 될 것이다. 직접 밀림 속 유적지를 돌아보며 수천 년 전 마야 문명의 위대함과 신비함을 피부로 느끼고 상상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