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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속의 야외 박물관, 아유타야

c.unsplash.com/teodor kuduschiev

방콕에서 76km 떨어진 곳에 있어서 차로 1,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아유타야는 태국 역사의 현장이다. 태국의 두 번째 왕조였던 아유타야는 차오프라야 강으로 둘러싸인 섬으로, 무너진 돌무더기와 흙더미 속에 수많은 불상과 불탑, 그리고 폐허의 유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도시 전체가 거대한 야외 박물관과 같은 곳이다. 이 폐허에는 400년 동안 이어져 온 아유타야 왕조의 영광과 슬픔, 그리고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태국 역사에서 가장 번영을 누렸던 왕조”
아유타야 왕조는 1351년 당시 태국 북부를 지배하고 있던 수코타이 왕조를 합병해 새로운 왕조를 연 후, 1767년 미얀마의 침략으로 멸망하기 전까지 400여 년 동안 번영을 누리던 왕조였다. 아유타야는 예술과 건축은 물론, 인근 국가들과의 교역 중심지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특히 17세기에는 동남아 최고의 무역 도시로 아시아는 물론, 유럽 국가들과 활발히 교류를 하며 부를 축적했다.
이런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400여 개에 달하는 사원과 탑을 건설하였고, 인구가 1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도시 규모가 커졌었다. 그러나 이유타야 왕조는 이웃 국가인 미얀마와 20여 차례가 넘는 전쟁을 거치면서 점차 그 세력이 약화되었고, 결국 1767년 미얀마의 침공을 받아 아유타야는 함락되었다. 미얀마군의 약탈로 아름답던 왕궁과 사원들은 모두 불타 버렸고, 수많은 불상들의 머리와 손이 잘려 나갔다. 왕조가 몰락한 후 버려졌던 아유타야는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활기찬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폐허 유적지의 사원과 불상들”
아유타야에 남아 있는 유적들은 대부분 사원과 불상이다. 400여 개에 달하는 사원이 있던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많이 파괴되었지만 지금 남아 있는 유적들만 해도 대단하다.
아유타야를 상징하는 최고의 볼거리는 '왓 마하탓(Wat Mahathat)'이다. 이 사원은 14세기 말에 도성의 중심사원으로 지어진 곳으로 거대한 탑의 잔해와 머리와 손등이 잘려진 불상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여행자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은 넝쿨나무가 휘감은 머리만 남은 불상이다. 이것은 마치 전위적인 미술작품처럼 보여서 아유타야를 상징하는 풍경이다. 왓 프라 씨 싼펫(Wat Phra Si Sanphet)과 왓 차이 왓타나람(Wat Chai Watthanaram)도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왓 프라 씨 싼펫은 왕궁 터에 세워진 왕실 사원으로 지금은 중앙 탑을 제외하고 모두 부서졌지만 전성기 때는 250kg의 금을 입힌 16m의 불상이 안치되어 있었다. 왓 차이 왓타나람은 아유타야 왕조의 26대 왕인 쁘라삿텅에 의해 세워진 사원으로 옛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중앙의 커다란 탑에 올라가면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다.

“배에서 바라보는 낭만적인 풍경”
아유타야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돌면 천천히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지만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면 전체적인 풍경을 낭만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해가 지는 저녁 나정에 시원한 강바람으 맞으며 붉게 물들어가는 폐허를 배경으로 무심하게 살아가는 주민들의 모습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