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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러시아의 모습을 간직한 목가적 풍경의 수즈달

c.unsplash.com/Valentin Efimov

수즈달(Suzdal)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 12세기에는 모스크바 공국의 수도가 되었기에 이곳에는 작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기념물이 40개 이상, 건축 유적지가 200가가 넘는 곳이다. 이들 유적지 중에 몇몇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수즈달에 가면 러시아 초기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러시아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는 수즈달(Suzdal)”
수즈달은 블라디미르라는 도시에서 북쪽으로 26km 지점에 있다. 그리고 블라디미르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는데 수즈달에 가려면 일단 블라디미르에 들러야 한다. 이 도시는 11세기 전후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1125년에 유리 돌고루키는 수즈달을 로스토프-수즈달 공국의 수도로 만들었다. 그 시절에 모스크바는 수즈달보다 더 뒤떨어진 외양간 밀집 지역이었다고 한다.
수즈달은 로스토프-수즈달 공국의 수도로서 발전했지만 32년 후인 1157년에 수도가 블라디미르로 옮겨진다. 이때부터 이 공국은 블라디미르 수즈달(Vladimir-Suzdal)로 불리기 시작했으니 수도가 옮겨져도 ‘수즈달’ 이름이 남겨진 것으로 보아 수즈달은 여전히 중요한 도시였던 것 같다. 그후 비옥한 밀 재배 지역에 있는 수즈달은 무역 중심지로 남아서 발전한다.
그후 수즈달 공국의 주변에 있던 작은 시골을 기반으로 일어났던 모스크바 공국이 성장하면서 수즈달 공국을 병합한다. 수즈달을 기반으로 하여 성장한 모스크바 공국은 ‘땅모으기’로 확장을 해 나가며 강력한 국가로 성장해 나간다. 몽골이 침입했을 때는 그들과 타협하여 몽골을 대신해 이 지역을 다스리는 종주국으로 성장하다가 이반 3세때 몽골을 몰아내고 완전한 독립국이 된 후, 1478년에 노브고로드 공국도 합병하면서 크게 성장한다.
그리고 1547년에 이반 4세는 차르로 즉위하면서 중앙집권적인 러시아 차르국 ‘루스 차르국’ 시대를 연다. 이반 4세가 죽고 나자 그의 아들을 사칭하는 자들이 3명이나 나타나 혼란에 빠지자, 이반 4세의 처가인 로마노프 가문의 미하일 1세가 1613년에 왕위를 계승하면서 로마노프 왕조가 성립된다. 표트르 대제가 훗날 러시아 제국을 크게 부흥시켰고 우리가 아는 강력한 제정 러시아로 성장하다가 1917년 공산주의 혁명으로 인해서 망한다. 이렇듯이 러시아 역사에 있어서 수즈달 공국은 러시아 초기의 모습이고, 수즈달 공국을 터전으로 지금의 러시아가 형성되었다.

“목가적인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수즈달”
수즈달에 기반을 잡은 모스크바 공국은 86년 후인 1478년에 강성했던 이웃 국가, 노브고로드 공국을 통합하고 69년 후인 1547년에 이반 4세가 차르로 즉위하면서 중앙집권적인 러시아 차르국 모스크바 공국 시대가 된다. 이렇게 모스크바 공국이 성장하는 가운데 수즈달의 정치적 중요성은 쇠퇴해갔지만 16세기에 바실리 3세와 그의 아들 이반 4세는 바실리를 종교의 중심지로 부각시켰다. 지금도 수즈달에는 아름다운 교회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곳은 시민 대비 교회의 수가 엄청나게 많아서 한때 400 가구당 40개의 교회가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후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놓일 때 인근의 블라디미르를 통과했지만 수즈달은 옆으로 비껴 났는데 이런 환경이 오히려 수즈달의 옛 환경을 보호해주었고 1967년에는 소련 정부에 의해 개발이 공식적으로 제한되었었다. 그 결과 수즈달은 옛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러시아의 중요한 관광지가 되었다. 수즈달의 인구는 1만 명이 채 안되고 오래된 가옥들, 아름다운 중세 교회들, 부드러운 언덕과 꽃이 가득하다. 곳곳에 시냇물이 흐르는 초원이 보존된 목가적인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수즈달의 볼거리”
이 도시의 유일한 산업은 관광업이다. 수즈달은 소련 시대의 산업화를 피했으며 13~19세기 러시아 건축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수즈달에는 교회 30개, 종탑 14개, 수도원 및 수녀원 5개를 포함하여 305개의 기념물과 건물들이 있다. 그중 79개는 연방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고 167개는 지역적으로 보호되는 건물이니 얼마나 이곳에 많은 오래되고 가치 있는 건물들이 있는지 알 수 있다. 1992년에 성 에우티미우스 구세주 수도원과 성모 대성당이 있는 크렘린이 이 지역의 다른 6개의 기념물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되었다.
수즈달의 크렘린은 수즈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10세기에 건설되었다. 모스크바 크렘린의 전신이라 할 수 있다. 크렘린 요새는 왕자, 대주교, 고위 성직자들의 거주지였고 크렘린 내의 대주교실에는 리셉션 장소로 사용되었다. 크렘린의 1.4킬로미터 길이의 흙 성벽 길에는 성모 대성당을 포함하여 수많은 주택과 교회가 있다. 파란색 돔이 있는 성모 대성당은 1225년에 건축되었고 그후 재건된 곳이다.
성 에우티미우스 구세주 수도원은 352년 카멘카 강 고지대에 있는 시내 중심가 북쪽에 설립되었다. 이 수도원은 요새로 계획되었는데 원래 나무 벽으로 둘러싸여 있던 이 수도원은 나중에 폴란드인에 의해 파괴되었고 오늘날 수즈달 수도원의 붉은 벽돌 벽은 1640년부터 1644년까지 4년에 걸쳐 재건되었다. 이곳은 훗날 감옥으로도 사용되다가 1905년에 감옥이 폐지되었다.
성 니콜라스 목조 교회는 1766년 글로토보에 지어졌으나 1960년 목조 건축 및 농민 생활 박물관의 일부로 수즈달로 옮겨졌다. 이 교회는 모두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매우 정밀하게 세워진 건물이다.
성 요한 세례교회는 성 니콜라스 교회와 비슷한 시기인 1720년에 지어졌지만, 두 교회의 건축 양식은 차이가 있다. 성 니콜라스 교회는 모두 나무로 되었지만 성 요한 교회는 나무 지지대와 흰색 회반죽 벽으로 만들어졌다.
성 알렉산더 수녀원은 1240년에 알려지지 않은 건축가에 의해 지어졌는데 14세기에 수즈달의 공주인 마리야와 아그리피나가 이곳에 묻혔다고 한다. 중보 기도 수녀원은 1364년에 설립되었고 중앙에 중보 대성당이 있다. 대성당의 내부에는 그림이나 스테인드글라스가 없고, 주변이 모두 흰색 돌담일 뿐인데 과거나 지금이나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수도원 중 하나라고 전해진다. 수녀원은 많은 수녀들의 집이자 귀족 가문의 수녀 20명의 무덤이기도 하다. 흰 돌담의 대성당과 연결되어 견학할 수 있는 미술관이 있다.

“수즈달의 축제”
러시아 애니메이션 영화 공개 페스티벌은 러시아 문화부의 지원으로 2002년부터 매년 3월 수즈달에서 개최되고 있고 오이의 날 축제가 민속 음악 공연과 함께 2001년부터 매년 7월 둘째 토요일에 지역 주민들에 의해 열리고 있다.
수즈달에는 호텔과 게스트 하우스, 레스토랑등이 풍부하게 있어서 관광하기에 편리한 도시다. 또한 경치가 아름다워서 수즈달과 인근 지역에서 60편 이상의 영화가 촬영되었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이 소련 시절이고, 또 근래의 러시아 영화 촬영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