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라, 히말라야의 품에 안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산악 수도

심라, 히말라야의 품에 안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산악 수도

상세 소개

심라는 유네스코 비스타돔 열차의 차이 한 잔으로 시작해 바이스리갈 로지의 역사적 고성 탐방, 자쿠 언덕 하누만 신상과 로프웨이 체험, 그리고 몰 로드 테라스에서 히말라야 노을을 바라보며 즐기는 미식까지 오감으로 삼키는 최고의 고산 휴양 탐험지이다.

"1864년의 미친 야망, 히말라야 2,200m 고지 위를 침범한 제국의 여름 수도"

인도 북부 히마찰프라데시주, 찌르는 듯한 델리의 살인적인 더위를 피해 해발 2,200m 수직 고지로 향하는 심라(Shimla)로의 여정은 단순히 산악 도시 하나를 찾는 것이 아니다. 1864년, 무더운 평야를 비웃듯 매년 영국 총독과 식민지 행정기구 전체를 히말라야 꼭대기로 이주시켰던 제국주의의 압도적인 오만함과 미스틱한 고원 피난처의 서사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파격적인 경험이다. 붉은 벽돌과 스코틀랜드 성채 건축이 정글과 소나무 숲에 불시착한 모습은 기묘하고도 이국적인 전율을 선사한다. 차는 커녕 오토바이조차 다니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아둔 덕에 마차와 방랑자들의 발걸음 소리만 울리는 몰 로드(The Mall)와 탁 트인 리지(The Ridge) 광장을 거닐면, 100년 전 인도의 분할과 독립을 논의했던 제국의 권위와 히말라야 고원 특유의 서늘한 정적을 온몸으로 체화할 수 있다.

"유네스코 통유리 열차 탑승부터 바이스리갈 로지 100% 털어먹는 로컬 동선"

심라를 진짜 현실감 있게 즐기려면 이동부터 달라야 한다. 찬디가르 인근 칼카(Kalka)역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유네스코 산악철도의 고급 비스타돔(Vistadome) 객차나 시발릭 디럭스 익스프레스 전용 좌석에 몸을 파묻어라. 102개의 암흑 터널과 864개의 아찔한 다리를 지나는 동안 승무원이 전용 레더 테이블 위로 올려주는 따끈한 정통 마살라 차이와 모닝 스낵을 집어먹으며, 통유리 천장 너머로 사정없이 쏟아지는 소나무 숲과 수직 계곡을 독점하는 것이 시작이다. 심라역에 내려 현지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스코틀랜드식 석조 고성 바이스리갈 로지(Viceregal Lodge, 현 인도고등연구원)로 향하라. 1888년 완성된 이 웅장한 건축물에서는 티켓을 끊고 가이드와 함께 총독 집무실과 1945년 심라 회담이 열린 역사적 회의실의 차가운 목재 벽난로를 직접 눈앞에서 마주해야 한다. 정문 밖 잔디밭 테라스로 나와 히말라야 산맥의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즐기는 차 한 잔은 식민지 백작이 된 듯한 우월한 착각을 선사한다.

"자쿠 언덕의 원숭이 패거리 돌파와 리지 광장의 핏빛 노을 속 위스키 한 잔"

오후에는 산책의 정석인 리지(The Ridge) 광장으로 이동해 1857년에 세워진 노란 고딕 양식의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를 배경으로 무심하게 사진을 남긴 뒤, 해발 2,455m 자쿠 언덕(Jakhu Hill) 탐험에 나서야 한다. 체력에 자신 있다면 히말라야 삼나무 숲길을 걸어 올라가고, 시간을 아끼려면 탑승장으로 가서 로프웨이(케이블카)에 몸을 실어라. 정상에 도착하는 순간 33m 높이의 거대한 붉은 하누만(Hanuman) 신상이 정글 위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데, 이곳의 진짜 명물인 원숭이 패거리들에게 선글라스나 소지품을 뜯기지 않도록 주머니를 꼭 지키는 기싸움이 필수다. 하산 후 해 질 무렵이 되면 다시 몰 로드로 돌아와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고풍스러운 펍이나 테라스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아라. 산 능선이 핏빛으로 타오르는 노을을 바라보며 알싸한 스파이스의 북인도식 닭고기 요리와 차가운 인도 위스키를 기울이는 그 순간이야말로, 당신이 심라라는 거대한 제국의 유산 속에서 쟁취할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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