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라는 착각을 깨부수는 침묵의 반전, 메콩강변의 한적한 킬러 비엔티안

상세 소개
메콩강 너머 태국을 마주한 비엔티안은 파괴와 복원의 상처를 품은 채 수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기묘하고 한적한 고요에 잠겨 있다. 그러나 나른한 평화 속에 숨겨진 란쌍 왕국의 화려한 유산과 프랑스풍의 감성은, 예측 불허의 반전 매력을 갈구하는 여행자의 호기심을 사정없이 자극한다.
“전쟁의 잿더미를 뚫고 피어난 라오스의 숨은 심장, 비엔티안”
태국의 농카이와 메콩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비엔티안은 표면적으로는 한 나라의 수도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한적하고 게으른 공기가 감도는 곳이다. 하지만 1563년 란쌍 왕국의 수도로 지정된 이래, 19세기 시암 왕국의 무자비한 침공으로 도시 전체가 잿더미가 되었다가 프랑스 식민지 시절 다시 살아난 이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숨 막히는 반전 매력을 마주하게 된다. 무심한 듯 보이는 골목 구석구석에는 프랑스풍의 클래식한 건축물과 오색빛깔의 불교 사원이 기묘하게 엉켜 있고, 해 질 무렵 메콩강변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에너지와 정글 속 유적 같은 기이한 스팟들이 여행자의 감각을 일깨운다. 방콕이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의 소음과 매연에 지친 이들에게 비엔티안은 은밀하면서도 자극적인 스릴을 안겨주는 최고의 반전 도시라 할 수 있다.
“기괴한 불상 공원부터 프랑스풍 루프탑까지, 감각 폭발 버킷리스트”
비엔티안에서 무엇을 할지 막막하다면 나른한 표정 뒤에 숨겨진 자극적인 스팟들로 당장 뛰어들어야 한다. 도시 외곽으로 차를 타고 달려가면 마주하는 '왓 찌앙쿠안(Buddha Park)'은 인도교와 불교가 기묘하게 짬뽕된 수십 개의 기괴하고 거대한 콘크리트 불상들이 정글 속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기형적인 영화 세트장에 발을 디딘 듯한 오싹한 전율을 선사한다. 도심 한가운데로 돌아오면 태국과의 전쟁 속에서 스님들이 흘린 피와 통곡의 역사를 품은 '왓 시사켓'의 천여 개 소형 불상들이 정막한 분위기로 가슴을 후려치고, 파리의 에펠탑을 본따 만들었지만 코끼리 조각과 라오스식 문양이 뒤덮인 독립기념탑 '파투사이'의 정상에 오르면 한눈에 들어오는 도심 풍경이 시원한 청량감을 안겨준다.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라오스의 자존심 '파탓루앙'의 압도적인 아우라를 감상한 뒤에는 메콩강변으로 이동해 강렬하게 물드는 일몰을 바라보며 시원한 깃의 생맥주 '비어라오(Beerlao)'와 매콤새콤한 파파야 샐러드 '똠얌'이나 '땀막훙'을 즐겨야 한다. 밤이 되면 붉은 천막이 강변을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나이트 마켓에서 로컬 수공예품을 흥정하고, 프랑스 식민지 유산이 남긴 미슐랭급 바게트 샌드위치 '카오찌'와 갓 구워낸 크루아상을 깨물며 극강의 미식 단짠 조합을 경험해야 한다.
“나른함 속에 숨겨진 방심 금물, 완벽한 비엔티안 생존 법칙”

느긋해 보이는 비엔티안의 기류에 취해 대책 없이 방심했다간 여행 일정을 완전히 망치기 십상이다. 우선 뜨거운 열기가 온 도시를 짓누르는 낮 12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사원 투어를 감행하기보다 고풍스러운 프랑스풍 카페에 들어가 묵직한 라오스 연유 커피를 마시며 더위를 식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원에 들어설 때는 무릎과 어깨를 노출한 옷차림이 철저히 금지되므로 배낭 속에 가벼운 숄이나 긴 바지를 준비하지 않으면 신성한 사원 입구에서 통제당할 수 있다. 도심을 이동할 때는 바가지요금이 극심한 3륜 뚝뚝(Tuk-Tuk) 기사들과의 지루한 신경전 대신 현지 차량 호출 앱인 '라라무브'나 '록시(Loci)' 같은 앱을 스마트폰에 미리 깔아두는 것이 주머니 사정을 지키는 정답이다. 또한 현지 화폐인 낍(KIP)은 인플레이션이 심하고 카드 가맹점이 거의 없으므로, 바트화나 달러를 충분히 준비해 현지 사설 환전소에서 그때그때 환전해 두꺼운 지폐 뭉치를 주머니에 챙겨 다니는 현명함이 요구된다. 준비를 마쳤다면 이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반전의 도시가 선사하는 매력 속으로 주저 없이 뛰어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