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6 km 베트남 종단 기차여행과 사파 하이킹

베트남은 한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 중 하나 입니다. 하지만 정작 주변을 둘러보면, 베트남 기차 여행을 다녀왔다 거나 하롱베이 크루즈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사람은 의외로 드뭅니다. (사실, 하롱베이 1박 2일 크루즈의 가격은 당일 크루즈보다 5~10배 이상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온 베트남 여행은 대체로 리조트에서의 호캉스나 짧은 일정에 맞춘 단체 패키지 위주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베트남을 깊이 있게 만나는 데는 늘 아쉬움이 남아있다. 사실 베트남은 ‘기차 여행’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나라이다.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이어지는 남북 종단 철도는 총 1,726km. 여기에 하노이에서 북부 산악 도시 사파까지 337km 구간을 더하면, 무려 2,400km에 달하는 기찻길이 베트남 전역을 관통하다. 기차는 안전하고 정시성이 뛰어나며, 이동 중 식사와 숙박까지 해결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차 안에서 현지인과 부대끼며 만나는 경험은 다른 어떤 여행 수단으로도 얻기 힘든 특별한 추억이 된다. 차량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오지마저 기차로 닿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고, 편안한 이동과 짜임새 있는 동선, 다채로운 액티비티까지 고려하면, 기차 여행은 베트남을 가장 깊고 넓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선 체험여행 이다. 케이블카로 인도차이나 최고봉 판시판산(해발 3,143m)을 오르고, 사파에서 트레킹을 즐기며, 하롱베이의 밤바다에서 크루즈에 머문다. 퐁냐케방 국립공원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동굴을 탐험하고, 후에의 고도(古都)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옛 왕조의 숨결을 느끼게 된다. 호이안의 밤거리는 수천 개의 등불로 물들어 꿈결 같은 풍경을 선사하고, 무이네의 사막에서는 붉은 모래 언덕을 달리며 낯선 세상을 만납고, 마지막으로 메콩 델타의 수상 마을을 따라가면, 베트남의 뿌리 같은 강의 일상이 펼쳐진다. 베트남 종단 기차 여행은 단순히 하노이와 호치민, 몇몇 바다와 강을 지나치는 여정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베트남의 문화와 전통, 자연과 모험,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마치 한 권의 두꺼운 여행 책을 읽어 내려가듯, 기차 위에서 만나는 베트남은 매 장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