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드룩패스 트레킹과 헤리티지 여행

신비로운 히말라야의 나라, 부탄은 도착 순간부터 특별하다. 헐리우드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한 장면처럼, 비행기는 히말라야 고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날아 해발 2,235m의 파로 공항에 착륙한다. 세계에서 가장 착륙이 어려운 공항으로 꼽히는 곳답게,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온다. 도시에 들어서면 풍경은 또 다른 세상이다. 직장인과 공무원은 물론 학생들까지 전통 의상을 일상복처럼 입고 다니고, 도로에는 신호등조차 없어 교통경찰의 수신호에 따라야 한다. 부탄은 국가 전체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울 수도 없다. 이처럼 시간이 멈춘 듯한 소박한 모습 때문에 부탄은 흔히 ‘히말라야의 마지막 샹그릴라’ 라 불린다. 인근 네팔이나 인도, 중국과 비교해도 부탄은 유난히 깨끗하고, 청정하며, 평화롭다. 그 특별함은 트레킹에서도 잘 드러난다. 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트레킹으로 불리는 드룩 패스(Druk Path)에서는 단 한 명의 여행객을 위해서도 가이드, 셰프, 말몰이꾼, 헬퍼 등 최소 네 명의 스태프가 동행한다. 마치 개인 팀이 따라붙는 듯한 서비스다. 처음에는 사치스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는 자연 보호 정책의 결과다. 트레일 위에 마을이나 롯지를 짓지 않아야 프린스틴 한 환경을 지킬 수 있기에, 캠프와 모든 서비스를 인력이 직접 제공하는 방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놀랍게도 이러한 트레킹의 가격은 일반 여행과 큰 차이가 없다. 덕분에 여행자는 잘 보존된 히말라야 원시림 속에서 풀 서비스를 누리며 걸을 수 있다. 부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탁상 곰파(Taktsang Goemba). ‘타이거스 네스트(Tiger’s Nest)’로 불리는 이 사찰은 해발 3,140m의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자리한다. 그 외에도 곳곳에 자리한 종(Dzong, 불교 요새)과 곰파(Goemba, 사원)들은 부탄 불교의 깊은 영성과 전통을 보여준다. 부탄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잘 보존된 자연, 변함없이 이어지는 전통, 그리고 현대적인 삶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나라. 이곳에서의 경험은 그 어떤 여행과도 다른, 새로운 색깔의 여정을 선물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