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도 잘못 알고 있는 말라리아 황열병 상식
트래블 저널
우리 국민뿐 아니라 북한과 일본 국민께도 질문을 드립니다.
1. 아프리카 국가들이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해당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YES / NO)
2.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는 농촌지역이 감염 위험이 더 높다. (YES / NO)
3. 황열병과 말라리아의 원균은 모기에 있다. (YES / NO)
4. 한국 또는 일본에서 탄자니아에 입국할 때 황열병 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 (YES / NO)
5. 탄자니아 여행 후 2주 이내 태국에 입국하면 황열병 접종증명서는 필요 없다. (YES / NO)
정답은 모두 NO입니다.
1번은 자국민(아프리카 국민) 보호가 목적이며,
2번은 사람이 적은 농촌지역보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감염 위험이 더 높고,
3번은 원균이 모기가 아니라 사람에게 있으며,
4번은 청정국가인 한국과 일본에서 출발할 경우 필요 없고,
5번은 황열병 위험국가를 방문한 뒤에는 증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하지만 북한, 일본, 우리 국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외교부와 질병관리청까지도 이를 YES로 잘못 알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손해를 넘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로 알리고자 외교부와 질병관리청, 여러 언론사에 글을 보냈지만, 이미 굳어진 상식의 벽은 높았고 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래 글이 질병관리청에 전달된 이후, 주 케냐 대한민국 대사관의 황열병 관련 정보는 일부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의 핵심은 "황열병과 말라리아의 원균은 모기가 아니라 사람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국제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관리청(CDC)에 관련 자료가 존재하기 때문에, 질병관리청 또한 점진적으로 이를 반영해 나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래 글은 질병관리청에 전달된 말라리아 황열병 관련 글입니다.)
조선시대부터 자리잡은 잘못된 국민상식
많은 국가들은 자국에 입국하는 여행자에게 어느 나라에 머물렀는지, 어디서 출발하여 어디를 경유했는지, 최근 2주간 이동 경로를 묻는다. 이는 지구의 토착 전염병인 황열병의 자국 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WHO가 정한 45개 황열병 위험국가(남미 13개국, 아프리카 32개국)에서 2주 내, 12시간 이상 체류한 여행자에게는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Yellow Fever Vaccination Card)를 요구하고, 미소지 시 법에 따라 격리 수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 여행자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황열병 위험국가를 방문한 뒤 2주 내 중국이나 태국을 여행하면 해당국 공항검역소에서 증명서를 요구받고, 없을 경우 약 일주일 격리된다. 이러한 제도는 중국,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한국인이 자주 찾는 국가를 포함해 총 117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태국, 중국에서 격리될 수 있는 황열병 입국 규정은 여행자에게 필수 정보이지만, 대한민국 어느 정부기관도 제공하지 않고 있고, 이런 규정을 알고 있는 항공사, 여행사, 대한민국 국민은 없다. 아프리카 입국 관련조차도 상대국이 요구하는 황열병 예방접종증명서조차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는데, 케냐를 예로 들면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는 "황열병 증명서가 필요 없다"고 되어 있으나, 주 케냐 대한민국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입국 시 필요하다"고 안내돼 있다. 상반된 정보를 외교부나 보건복지부가 정확한 지침을 제공해야 함에도 방치되고 있다. 이는 조선시대부터 자리잡은 잘못된 국민상식에 기반해 있기 때문에 설명이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학질로 불린 말라리아, 황열병, 댕기열 등을 모기 질병이라고 인식하는 오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잘못된 상식은 질병관리청과 감염내과학회 등을 거치며 검증, 수정되었어야 하지만, 현지의 열대환경과 감염 알고리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WHO 매뉴얼을 오역하여 오히려 오류를 굳힌 측면이 있다.
사실 황열병과 말라리아는 모기 질병이 아니라 인간 감염질환이다. 원균도 사람이며 전파도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뤄진다. 모기는 단지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병원체를 받아 다른 사람으로 옮길 뿐이다. 사람에게서 감염된 모기는 존재하지만, 원균을 만드는 모기는 없으며 모기끼리 감염되지도 않는다. WHO가 명시한 황열병, 말라리아 매개 모기란 병원균을 가진 모기가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감염 가능한 지역 모기종을 뜻한다. (모든 모기가 인간으로부터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두 정부기관의 상반된 케냐 정보도 쉽게 설명된다. 케냐는 황열병 위험국가이면서, 황열병 위험국가 여행자에게 증명서를 요구하는 117개국 중 하나이다. 즉 위험국가가 아닌 한국에서 출발자는 증명서가 필요 없지만, 인접국가인 탄자니아,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위험국가에서 들어오는 한국인은 증명서가 필요하다. 황열병 예방접종증명서의 목적도 황열병 모기로부터 여행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황열병 감염자 유입을 막아 자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팩트이다.
현재 외교부 해외안전정보와 질병관리청 및 지자체 안내 또한 여전히 “말라리아 발생국가에서는 농촌이 더 위험하고, 모기가 많은 풀숲•웅덩이를 피하라”는 모기 중심 조언에 머문다. 이 또한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한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은 제곱 킬로미터당 인구수가 높은 곳이 감염확률이 높고, 인구밀도가 낮은 곳은 감염확률이 낮다. 다만 대도시의 경우 모기방역과 의료 인프라 발달로 치료가 용이해 농촌과 비슷한 수준의 위험도다.”
대한민국은 매년 여름 말라리아가 발생하는 WHO A등급 국가다.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는 DMZ에서 말라리아 모기가 발생하면 모기를 잡고 모기에 물리지 말라는 방역을 해왔다. 그러나 사람의 감염 병이라는 관점에서 가상 방역계획을 세워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최근 WHO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말라리아 퇴치에 성공하였고, 토착 말라리아가 사라졌다. 반면 북한은 DMZ 남측 인근에서 말라리아가 보고되고, 우리 역시 경기북부, 강원북부, 인천 DMZ 인근에서 발생한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감염경로는 북한군 병사 (DMZ 인근 북한 주민)-DMZ 근무 국군 병사-전국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DMZ 인근 북한 마을과 군부대는 이미 토착화되었고, 지속적으로 말라리아 모기 발생 요인으로 작용한다. 모기의 비행능력을 감안하면 북한군 병사로부터 감염된 모기가 약 2시간이면 DMZ를 넘을 수 있고, 바람을 타면 30분 내 월남이 가능하다.
한국은 365일 모기가 존재하는 열대국가가 아니라 겨울이 있어 모기가 사라지는 기후다. 모기의 수명도 평균 6주라고 하니, 사람에게 감염된 여름모기가 겨울을 지나 다음해 여름까지 생존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열대국가 대상 WHO 매뉴얼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겨울철 보균자만 찾아내 치료하면 말라리아는 사라지는 논리이다. 여름에 운반체인 모기가 나타나더라도 숙주가 없으면 감염은 일어나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올 겨울 DMZ 근무 국군•북한군 병사 혈액검사만으로도 내년 여름 한반도에서 말라리아 모기를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의 무증상 잠복 말라리아 기생충은 PCR 테스트로 확인이 가능하고, PCR 기계도 검색을 해보면 대당 2-3억 정도이다..)
근거서류
증거 1.
전 세계 질병관리기관들은 감염병 관련 정보를 명확히 알고 있으나, 일반인들은 종종 이를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년 전, 나는 주(駐) 대한민국 탄자니아 대사를 만나 “한국에서 출발하는 여행자에게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조치”임을 설명 드렸습니다. 이후 주 대한민국 탄자니아 대사관은 공식 입장을 바로잡아, “한국 출발 여행객은 사람 간 전염병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요 없다”는 내용으로 수정하였습니다. 동시에, 주(駐) 탄자니아 대한민국 대사관 또한 올바른 정보를 반영해 공지 내용을 정정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황열병 발병 위험국가에서 출발하거나, 그러한 국가를 12시간 이상 경유한 후 탄자니아에 입국하는 경우에는 ‘황열병 예방접종증명서(Yellow Card)’ 소지가 필수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출발해 탄자니아로 입국하는 여행자는 황열병 예방접종이 필수가 아닙니다. (출처: 주 탄자니아 대한민국 대사관 공식 홈페이지 링크 보기)
증거 2. 과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말라리아 감염 다이어그램은, 모기로부터 인간에게 기생충이 형성되는 과정만을 단순하게 표현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전파 경로까지 상세히 포함한 새로운 다이어그램이 공개되었습니다. (사진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