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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경쟁을 하며 살아가는 남극의 동물

남극에 사는 동식물들을 보면 경이롭다. 여름철에는 따스해져서 영상에 이를 수도 있지만 겨울에는 영하 30~40℃로 내려가는 냉혹한 기후다. 웬만한 동물 같으면 따스한 곳을 찾아서 이주하는 것이 정상인데 남극에 터를 잡고 사는 동물들은 극한의 추위를 이겨 가면서 꿋꿋하게 남극에서 살아가고 있다.

“남극에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
킹 조지 섬의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 정도 걸어가면 ‘펭귄 마을’로 유명한 ‘남극 특별 보호구역 171번(ASPA No.171 Narebski Point)’이 나온다. 이곳에는 수천 마리의 젠투펭귄과 턱끈펭귄들이 모여 살아가고 있다. 늘 초속 8~9m의 강풍이 불어오는 곳으로 펭귄들이 추위를 이기는 방법은 서로 둥그렇게 원을 그려서 모여 있는 것이다. 안쪽에 있는 펭귄은 자신을 둘러싼 펭귄들 때문에 따스하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 자리를 바꿔서 바깥쪽에 있는 펭귄이 안쪽으로 들어와 몸을 녹인다. 이렇게 서로 돌아가면서 위치를 바꾸는데 이들 펭귄에게는 ‘다 함께 살아야 한다’는 지혜가 있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들이 해안가 위의 고지대에 둥지를 트는 이유는 그곳이 강풍이 눈을 쓸고 가서 메말랐기 때문이다. 그 바닥에 돌을 적당히 쌓아서 알을 품을 준비를 하는데 눈이 안 녹아 있으면 둥지가 축축해져서 부화가 안 된다. 그래서 펭귄들은 바람이 불어와 춥더라도 고지대에 둥지를 튼다. 새끼 펭귄들이 먹이를 잡으러 바다에 간 부모 펭귄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짠해진다.
그런데 이들을 노리는 새가 남극 도둑 갈매기다. ‘남극 스쿠아’라고 불리는 이 도둑 갈매기들은 어미가 알을 품고 있을 때 공격하여 알을 뺏아 먹거나, 몇 마리가 펭귄 작은 새끼를 거칠게 끌고 나와 궁둥이부터 쪼아 먹는다. 새끼 펭귄의 궁둥이는 살이 떨어져 나가 금방 시뻘겋게 물들며 서서히 죽어간다. 부모 펭귄이 달려들어 필사적으로 막지만 뭉툭한 부리밖에 없으니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다. 평화로워 보이는 남극에서도 비극적인 생존 투쟁은 벌어지고 있다.

“다양한 남극의 야생동물들”
남극에는 펭귄이 많다. 얼핏 보면 하얀 배에 까만 머리를 갖고 있고 날지 못해서 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펭귄들이 살고 있다. 그런 것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재미를 누리려면 쌍안경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아델리 펭귄(Adelie penguin)
프랑스 탐험가인 뒤몽 뒤르빌(Dumont D’Urville) 부인의 이름을 따서 ‘아델리’라 불리게 되었다. 각진 머리와 작은 부리 때문에 알아보기 쉽고, 다른 펭귄들과 마찬가지로 암수가 비슷하게 생겼지만 암컷이 조금 더 작다.

턱끈/췬스트랩 펭귄(Chinstrap penguin)
언뜻 보면 아델리 펭귄과 비슷하지만, 몸집이 조금 더 작고, 목에서 머리 쪽으로 이어지는 검은 털이 눈에 띈다. 어린 턱끈 펭귄들은 회갈색 빛을 띄는 털을 가지고 있으며, 목 아래 부분은 더 하얗다. 무리를 지어 살아가며 일부일처제를 지키기 때문에 짝짓기 이후에도 부부로써 오랫동안 함께 살아간다.

마카로니 펭귄(Macaroni Penguin)
머리에 주황색의 깃을 달고 있는 펭귄으로 암컷이 보통 수컷보다 몸집이 작고 가벼우며 부리도 작다. 어린 펭귄들은 회갈색과 흰색의 털을 가지고 있다.

젠투 펭귄(Gentoo Penguin)
머리에 모자처럼 둘러져 있는 하얀 털 때문에 알아보기가 쉽다. 암컷은 회색이 뒤에, 흰색이 앞에 있다. 펭귄들 중에 가장 빠른 시속 36km의 수영 실력을 자랑하며, 짝짓기 할 준비가 된 펭귄은 75-90cm까지도 자란다.

게잡이 바다표범(Crabeater Seal)
게잡이 바다표범은 다른 바다표범들에 비해 날씬하고 유연하며, 길고 각진 머리와 웨델 바다표범보다 큰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대부분 짙은 갈색의 털을 갖고 있지만 계절에 따라 좀더 밝은 색의 털이 자라나기도 하고, 털갈이를 거듭할수록 털의 색은 더 밝아진다. 얼룩 바다표범들이나 흰 긴 수염 고래들이 등 뒤나 몸 옆에서 공격하는 것을 무서워하고, 이름과는 달리 게보다는 크릴 새우를 주식으로 한다.

웨델 바다표범(Weddell Seal)
1823년 제임스 웨델(James Weddell) 선장이 남극점으로 향하는 중에 발견하기 전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웨델 바다표범은 몸집이 크고 무거운 반면 빠른 몸놀림을 보인다. 암컷과 수컷의 모습과 크기는 서로 비슷하지만, 암컷이 수컷보다 약간 더 크고, 수컷은 암컷에 비해 굵은 목과 큰 머리를 가지고 있다. 짙은 남회색의 짧은 털은 털갈이 시기가 되면 한층 밝은 색으로 변한다.

코끼리 바다표범(Elephant Seal)
세상에서 가장 큰 바다표범 종으로 크고 긴 몸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지느러미와 동그란 눈을 갖고 있다. 다 자란 물개들은 짧고 뻣뻣한 털에, 보통 배 부분이 짙은 회색이며 등쪽은 좀더 밝은 색을 띈다. 수컷은 각진 얼굴과 눈에 확 띄는 코를 가지고 있는 반면, 암컷은 머리가 더 둥글고 코 부분이 평평하다. 짝짓기 시기의 수컷은 암컷보다 6배나 더 무게가 나간다.

혹등 고래(Humpback Whale)
혹등 고래는 몸 길이의 1/3을 차지하는 거대한 지느러미가 특징이다. 보통 몸 색깔은 검은색이며 지느러미 아래와 꼬리의 흰 부분은 고래마다 그 크기가 각각 다르다. 보통 몸길이는 11-19미터이며, 무게는 25.4 – 35.5톤에 달한다. 수컷이 암컷보다 밝은 색깔을 띤다.

범고래(Orca Whale)
돌고래과 중 몸집이 가장 크고, 거대한 등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어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몸통에는 눈에 잘 띄는 흑백 무늬가 있고, 목부터 배, 꼬리의 일부와 눈 뒤에 흰 점 부분을 빼고는 모두 검은색이다. 큰 원뿔형의 머리에 둥글고 뾰족한 입을 가지고 있으며 암컷이 보통 수컷보다 몸집이 작다.

“남극에 사는 다양한 조류들”

검은 눈썹 알바트로스(Black browed albatross)
검은 눈썹 알바트로스는 갈매기의 한 종류인 몰리목스(mollymawks)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집이 더 작고 머리가 하얗다. 날개 아래의 무늬와 날개 끝부분의 어두운 색깔 때문에 다른 알바트로스들에 비해 구별하기가 쉽다. 다 자란 검은 눈썹 알바트로스의 눈은 노란색을 띄고 있으며, 수컷이 암컷에 비해 부리, 꼬리, 날개 너비가 크고 무게가 더 많이 나간다.

원더링 알바트로스(Wandering Albatross)
남극 해협에서 가장 큰 새로, 날개 윗면에 검은 깃털이 있고, 자라면서 몸통과 날개 아래쪽이 하얀색으로 변한다. 아직 어린 새는 긴 몸통과 긴 날개를 갖고 있으며, 얼굴과 이마, 목 앞쪽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초콜릿 색을 띈다.

남극 가마우지(Blue eyed shag)
얼마나 많은 종류의 가마우지들이 남쪽의 섬이나 남극 반도에 사는지는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다. 어떤 근거로 분류하는 지에 따라 적게는 두 종류에서 많게는 일곱 종류까지 나뉘어 지는데, 남극 가마우지는 큰 몸집 탓에 다른 가마우지들과 확연히 구별이 가능하다. 크기가 매우 크고 머리에 삐죽 솟은 복슬복슬한 검은 털이 특징으로, 암수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수컷이 보다 크고 무겁다.

남극 도둑갈매기(Polar Skua)
가장 화제가 되는 새로서 다른 조류의 먹이를 뺏고, 토끼도 먹고, 펭귄알과 펭귄 새끼도 쪼아 먹는다. 그들이 펭귄 새끼를 공격하는 것을 보면 잔인해 보이지만 대자연의 법칙 속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남극에 서식하는 새들 중, 최남단까지 날아갈 수 있는 새로 전체적으로 갈색 털을 가지고 있으며, 목은 노란 빛을 띈다. 부리가 검고 끝은 휘어 있으며, 물갈퀴가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