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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무지개산, 비니쿤카

c.unsplash.com/Roi Dimor

일곱 빛깔 무지개산 비니쿤카가 페루의 대표적인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마추픽추(Machu Picchu)’가 페루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1위지만, 지구 온난화로 만년설이 녹으면서 10여년 전부터 일곱가지 빛깔을 드러낸 무지개 산 ‘비니쿤카’가 2위가 되었다. 급격하게 부상한 이곳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죽기 전에 꼭 가 봐야할 100곳’ 중의 하나로 뽑았다. 비니쿤카(Vinicunca)는 케추아어로 ‘일곱 색깔 산’을 뜻한다. 해발고도 5200m의 산으로 퇴적암의 침식작용이 만들어 낸 산으로 아름다운 무지개 빛깔을 자랑한다. 이곳도 쿠스코에서 갈 수 있기에 마추픽추를 들른 사람들이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가 되었다.

“무지개 산, 비니쿤카란 곳은?”

비니쿤카는 쿠스코에서 150km 떨어진 곳에 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드러난 이 산들은 퇴적된 광물질이 산화하면서 일곱가지 빛깔을 드러냈다. 그리 오래된 명소가 아니고 10년 전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곳은 개인적으로 갈 수 있는 대중 교통이 없어서 쿠스코에서 차량과 가이드, 아침, 점심 식사가 포함된 당일치기 투어를 하게 된다.

“일생에 꼭 한번은 볼만한, 신비스런 비니쿤카”

새벽 4시 30분부터 투어 차량이 숙소를 돌아다니면서 여행객을 픽업해서 5시쯤 쿠스코를 출발한다. 비니쿤카로 향하는 길은 비포장 도로고 한 대의 차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절벽이다. 피투마르카(Pitumarca 3,570m), 한치파파(Hanchipacha,4,200m)로 올라갈수록 숨이 가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한치파파에 도착해서 아침식사를 한다. 한치파파에서 차로 10여분 이동하면 비니쿤카 트레킹의 출발지인 케소이우니(Quesoyuni, 4,300m)에 도착한다. 이곳의 주차장에는 트레킹을 하러 온 차량들이 죽 늘어서 있다.
여기서부터 올라가는데도 숨이 가쁜 경우가 많다. 왜 아니겠는가?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와 비슷한 지점인데. 히말라야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할 때는 밑의 2천미터 지점부터 며칠 동안 계속 올라오며 고산 적응을 하는데 이곳은 차를 타고 금방 4,200미터 고지로 이동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의 적응력은 놀랍도록 뛰어나다. 많은 이들이 참으면서 길을 올라간다. 정상까지는 10km밖에 되지 않으니 참을만한 것이다. 트레커들은 나무 지팡이를 짚어가면서, 또 가이드들이 주는 고산병을 예방한다는 손바닥에 부어준 액체 냄새를 맡으면서 힘을 낸다. 올라가다 보면 길가에서 인디오 마부들이 말과 함께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고산병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말을 타고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많은 이들은 스스로 걷는다. 통제소를 지나면 널리 풀밭이 펼쳐진다. 돌담과 야마(알파카) 들이 풀을 뜯는 모습도 보인다. 서서히 올라가면 붉은 기운을 띤 황톳빛 산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헉헉거리며 걷는 가운데 고도가 높아진다. 그런데 말도 어느 지점부터는 오를 수 없기에 말을 타고 온 사람들도 내려서 걸어 올라가야만 한다. 그리고 능선 길에 오르면 숨이 가쁜 고산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이런 고통을 이겨내면서 갈만한 가치가 있기에 사람들은 고통을 참는다.
드디어 정상 아래에 있는 비니쿤카 패스(5,029m). 정상은 저 멀리 있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산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산은 입산금지다. 사람들은 언덕 위로 올라가 비니쿤카를 바라본다. 비니쿤카는 신기하다.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산이 곱게 결을 이루며 약한 붉은 기운, 자주색 기운, 하얀 기운 등을 머금은 모습은 이 지구의 모습이 아니다. 영화에서 본 화성같은 분위기다. 사람이 억지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의 조화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눈이 녹으면서 그 물이 땅속의 여러 광물과 섞이고 공기와 접하는 가운데 산화되면서 지금의 저런 색깔들로 변한 것이다. 산화되는 가운데 붉은 기운을 띠게 되었는데 결마다 약간씩 다르다. 약하지만 붉은색, 하얀색, 회색, 자주색, 노란색, 녹색 등의 기운을 띤 빛깔들이 희미하게 동시에 드러나서 신비하게 보인다.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그것이 비니쿤카의 매력이다. 고산병에 시달린 사람들도 그 풍경에 취해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한 마음으로 수없이 사진을 찍게 된다. 고생한 보람을 느끼는 가운데 만족스러운 감정을 안고 내려오는 길은 한없이 행복하기만 하다.
내려오는 길에는 여유가 생겨서 주변의 안데스 산맥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풀밭에서 풀을 뜯는 야마(llama, 영어 발음으로는 라마, 알파카라고도 한다.)와 한적한 돌집과 인디오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내려가는 길은 여유롭기만 하다.

“고산병은 개인마다 다르다”

비니쿤카를 갔다온 사람들은 당연히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 감탄하지만 고산증 때문에 매우 힘이 들었다는 사람들도 있고 또 별로 심하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 고산병은 개인차가 많다. 약간 호흡이 가쁘고 골이 아프면 정상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아스피린도 먹으면서 견딜 수 있다. 그러나 너무 호흡이 가쁘고 힘이 빠지고 구토를 하게 되면 심한 편이다. 약이나 코카잎 차도 도움이 되지만 쿠스코나 다른 지역을 여행하면서 고산 지대에 적응한 후, 투어 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럽게 고산에 도전하면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다. 만약 고산증이 심하면 거기서 스톱하고 1, 2백미터만 내려와도 금방 호전된다. 4, 5천 미터를 며칠 동안 걷는 히말라야 트레킹과는 다르다. 그러므로 일단 도전하는 것이 좋다. 웬만하면 다 견딘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똑같은 고도라도 공기가 더 희박하게 느껴지고 비니쿤카 지역에 눈이 많이 내리면 무지개 빛깔의 산들이 모두 하얀 눈에 뒤덮일 수 있으므로 미리 날씨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