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동떨어진 그린란드의 북극권 트레일(Arctic Circle Trail)
160km 길이의 북극권 트레일(Arctic Circle Trail)은 그린란드의 독특한 오지 탐험길이다. 이길은 그린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장거리 코스이자 북극권에서 가장 오래된 트레일 중 하나다. Kangerlussuaq과 Sisimiut(만년설에서 바다까지)사이 160km에 걸쳐 뻗어 있으며 2018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Aasivissuit – Nipisat 세계 문화 유산을 가로지른다. 이 세계 문화유산 지역은 4,200년 이상 동안 중요한 이누이트 사냥터였으며 고대 주거지다. 이런 곳을 트레킹하는 길은 만년설 쌓인 산과 평원, 바다, 호수 그리고 인간의 흔적을 더듬어가는 탐험과도 같다.
“빙하로 뒤덮인, 초록섬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유럽과 북미 대륙 사이에 있는 면적 약 217만 5,600km2의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섬의 85%가 얼음으로 덮여 경작이 가능한 땅은 2%에 불과하지만, 희토류를 비롯한 천연자원이 풍부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982년 노르드족 에리크가 최초로 섬에 상륙했을 때는 지금과 달리 온난하고 푸른 초원이 있는 곳이라 ‘초록섬(그린란드)’이라고 불렸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알렸고, 그곳에 원래 살던 이누이트족과 충돌하면서도 985년부터 이주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소 빙하기가 닥치면서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빙하가 넓어지면서 살기에 힘든 땅이 되자 이주민들이 사라졌다.
그러다 1721년 덴마크 선교사 H. 에게데가 고트호브에 식민지를 개척했다. 그후, 노르웨이와 덴마크간의 영유권 분쟁이 있었으나 1933년에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덴마크의 영토로 확정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원래 원주민은 이누이트(Inuit)라고 불리는 에스키모인들인데 그들은 유럽인들과 충돌도 했지만 지금은 이누이트와 유럽인의 혼혈족인 그린란드인(Greenlanders)이 다수 인종이다. 사람들은 대개 기후가 온난한 남서부에 집중되어 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아서 영상 5~10℃ 정도면 따스하게 여기고 영하 10℃ 정도면 쾌적하게 여길 정도로 추위에 익숙한 곳이다.
이 섬은 덴마크어로 그뢴란(Grønland)이라고 부르는데 최대 동서 길이는 1,200km이고 행정중심지는 고트호브이다. 섬 둘레에는 누나타크(nunatak)라고 부르는 암봉이 곳곳에 빙상 위로 돌출해 있고 다수의 작은 섬들이 있다. 누나타크 중 거대한 봉우리는 동부의 군비외른산(3,700m)·포렐산(3,460m) 등이다.
기후는 대부분의 지역이 빙설 기후이고, 얼음에 덮이지 않은 연안부에서 툰드라 기후를 보인다. 이곳에 사는 동물은 북극곰, 북극토끼, 북극여우, 북극늑대, 순록, 사향소 등 육지동물과 물개, 물범, 대구, 청어 등이 산다. 북극권에 속하기에 백야, 극야 현상이 있다. 여름철에는 약 3개월 동안 태양이 지지 않는 곳도 있다.
“북극권 트레킹”
북위 약 66도 이상에서 북위 90인 북극점까지 사이의 지대를 북극권이라 부르는데 북극권에는 북극해는 물론 그린란드와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제도, 그리고 시베리아 등 섬과 대륙의 일부분 등이 있다. 그래서 그린란드 여행이지만 북극권 트레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트레일은 산과 바다와 호수와 툰드라 지역을 통과하는 길이다. 이 길에는 북극권 야생동물이 풍부하고 맑고 신선한 식수와 끝없이 많은 호수들이 펼쳐진 인간에게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황야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트레일 중 하나다. 휴대폰을 쓸 수도 없고, 상점도 없다. 오로지 트레킹을 하면서 자연과 풍경과 야생동물과 자신만 상대하는 고독과 침묵의 길이다.
“북극권 트레킹의 독특함”
이 길은 종종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장거리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알려졌는데 빙원의 끝자락인 Kangerlussuaq에서 시작하여 서안 어촌 Sisimiut까지 연결된 약 160km의 멀고먼 길로 7~10일이 소요된다. 양 끝은 공항을 이용할 수가 있다.
트레킹 시기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즉, 여름이 좋다. 겨울은 눈과 얼음, 짧은 낮과 매서운 추위 때문에 걷기가 힘들다. 길은 대체로 완만하지만 짧고 가파르고 바위가 많은 경사도 있다. 적절한 간격으로 기본 오두막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이곳은 대피소 역할만 하므로, 스스로 텐트와 야영 장비를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 출발지와 도착지 사이의 160km 사이에 마을이 없으므로 먹을 것도 자신이 다 준비해야 한다. 맑고 깨끗한 식수는 현지 조달한다. 1년에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300명 정도라서 혼자 걷는다면 하루 종일 사람 하나 만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트레킹 과정”
어느 트레킹이든 그렇지만 안 하던 사람이 하면 힘들다. 그러나 늘 걷는 것을 좋아하고, 등산이나 트레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북극권 트레일은 매우 좋은 길이다. 사람들이 별로 가지 않는 가운데, 고독과 침묵 속에서 만년설 쌓인 산, 바다, 평원, 호수 그리고 북극권 동물들을 보며 걸을 수 있는 독특한 길이다. 트레킹 과정 중에 야생에서 나오는 과일, 버섯 같은 것을 먹기도 하고 능력이 있다면 호수에서 물고기도 낚아 먹을 수 있다. 인적이 뚝 끊긴, 인간의 문명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원시인처럼 묵묵히 걷고, 먹고, 자는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런 경험을 어디서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 길은 더욱 희귀하고 인상적이다. 그린란드는 국토의 85%가 온통 얼음으로 뒤덮여 있지만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대자연에는 푸른 신록과 이끼들과 야생동물들도 볼 수 있고 사람들이 살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5만 6천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