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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트레킹 코스 중의 하나, 라다크 마크하 밸리 트레킹

세계적인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에서 세계 10대 트레킹, 또 인도 12대 트레킹 코스 중의 하나로 마크하 밸리(markha valley)를 뽑은 이유는 무엇일까? 독특함 때문이다. 마크하 밸리는 스톡 캉그리(6,253m) 산과 캉야체(6,400m) 산 사이에 있는 협곡으로 풍경이 달나라처럼 황량하고 헐벗은 모습이다. 그러나 눈부시게 파랗고 낮은 하늘,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은 하얀 구름을 보며 고개를 넘고 넘으면 티베트 불교를 믿는 라다키(라다크 사람들)들을 만난다. 황량하면서도 투명하고 따스한 문화가 있는 풍경은 마크하 밸리 트레킹만 갖고 있는 독특한 매력이다.

“황량한 풍경과 종교와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마크하 밸리”
라다크 마크하 밸리 트레킹은 인도 라다크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다. 이곳은 ‘뚜르 드 몽블랑’ 트레킹이나 ‘돌로미테’ 트레킹처럼 낭만적이지 않고 네팔의 ABC, 혹은 EBC 트레킹처럼 성스럽고 신비한 분위도 아니다. 이곳의 매력은 황량한 풍경과 그속에서 살아가는 라다키들의 종교와 문화가 결합된 신비하면서도 편안한 모습이다.
곳곳에서 마주치는 전통 복장을 입은 라다크인들은 티베트 불교 사원 ‘곰파’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트레킹 도중에는 그들과 마을, 곰파, 타르초(불교 경전이 적힌 작은 깃발들)들을 볼 수 있는데 풀 한 포기 없는 황량한 산들이기에 그들의 흔적이 더 돋보이고 반갑다. 그들의 척박하지만 단순한 삶, 평안해 보이는 눈빛을 통해 우리들의 복잡한 삶과 현대 문명을 돌아보게 된다. 해발 3, 4천미터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과 은하수, 해발 4,350m의 판공초는 마치 외계의 행성에 도착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것이 마크하 밸리 트레킹의 독특한 매력이다.

“마크하 밸리 트레킹 중에 마주치는 것들”
트레킹은 라다크의 중심 도시 레(3,524m)에서 시작한다. 비행기를 타고 레로 이동한 후, 하루 동안 고소 적응을 한 후, 다음날 차를 타고 칠링이란 곳으로 떠난다. 2시간 40분 정도 달린 후, 잔스카르 강을 건너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트레킹 중에 잔스카르 강과 인더스 강의 합류 지점을 지나는데 서로 다른 색깔의 두 강의 합쳐지는 곳이다. 그리고 목적지인 사라(3,550m)까지 5시간 정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고소 적응을 하게 된다. 숙박은 캠핑을 한다. 라다키들의 집에 머무는 홈스테이도 있지만 한 방에 자는 숫자가 많고 깨끗하지 않고 베드 버그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캠핑을 한다.
총 5일 동안 이어지는 트레킹은 마크하 밸리의 황량한 풍경과 라다키들의 문화를 만나는 시간이다. 이런 풍경 속을 묵묵히 걷다 보면 차분해진다. 타충체(4,250m), 니말링(4,730m), 콩마루 라(5,150m)처럼 높은 곳도 통과하지만 천천히 며칠에 걸쳐서 오기에 고소 적응을 할 수 있다. 물론 숨이 가쁘고 골이 아프지만 이것을 잘 이겨내고 정상에 오르면 멋진 전망이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이곳에서 인더스 계곡과 라다크산맥을 볼 수 있다. 뒤를 돌아보면 캉야체(Kang Yatse, 6,400m)가 우리를 지켜보고 하늘이 파르스름하고 하얀 구름이 매우 낮다.
어찌 보면 지루할 수 있는 이 트레킹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곳은 가끔 들르는 마을에서 만나는 라다키들과 그들의 문화다. 줄레이, 줄레이(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라면서 인사를 하는 그들의 순수한 눈빛과 표정이 힘 나게 한다. 또한 절벽에 있는 곰파들, 티베트와 이곳에 불교를 전해준 파드마 삼바바의 동상, 호수에 비치는 파란 하늘과 구름의 모습이 라다크를 라다크답게 만든다.

“하늘 호수, 판공초 호수 트레킹”
총 5일간의 마크하 밸리 트레킹을 마치고 레에 돌아와 하루 쉰 후, 다음날은 판공초 투어를 한다. 판공초는 해발 4,350m에 있는 아시아 최대의 기수호(汽水湖)인데, 기수호란 바다가 융기해서 만들어진 호수다. 아득히 멀고 먼 시절, 히말라야 산맥 전체가 바닷속이었는데 그때의 흔적이다. 판공초(Pangong Tso)란 ‘광대한 함몰지’라는 의미와 ‘길고 좁은 마법의 호수’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한다. 호수의 넓이는 최대 6-7km, 길이는 130km에 이르며 중국, 티베트와 인도 동시에 걸쳐 있다.
가는 길은 멀다. 레에서 출발한 차가 남쪽의 틱셰 곰파를 지나고 헤미스 곰파쯤에서 북동쪽으로 꺾어져 삭티(Sakti)지나 계속 가면 창 라 패스 (Chang La Pass, 5,289m)가 나온다. 거기를 넘어 계속 동쪽으로 가야지 판공초가 나온다. 이 길이 약 5시간이 걸린다. 판공초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갔던 길을 다시 달려야 레로 돌아올 수 있다. 차창 밖의 히말라야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길은 험하고 멀미를 할 수도 있다.
그런 고생을 감수하고 이 호수에 도착하는 순간 탄성을 지르게 된다. 주변에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산맥이 호수를 빙 둘러싸고 있다. 레도 그렇지만 이곳에 오면 하늘에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하늘은 하염없이 낮고, 그 낮은 하늘을 떠가는 구름은 손을 뻗으면 잡힐 것만 같다. 이곳의 풍경은 데칼코마니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 같다. 눈 덮인 설산과 하늘이 호수 속에서 펼쳐진다. 이곳은 풍경이든, 호숫가에 서 있는 사람이든 무엇을 찍어도 예술적인 작품이 된다.
저녁나절 레로 귀환하면 성공적인 트레킹을 자축하는 시간을 갖는다. 라다키 음식들은 우리와 잘 맞는다. 길거리에서 설설 김을 내며 만드는 티베트 만두 모모, 티베트 국수 툭파, 티베트 수제비 덴툭은 고향의 맛처럼 다가온다. 예전과 달리 한식당도 생겼다.
티베트 막걸리 창(보리로 만든 막걸리)은 공공연하게 팔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입은 어렵지 않다. 사실 맛이 너무 시큼해서 우리에게 맞지 않지만 운이 좋다면 창을 구해서 쌈빠(보리 미숫가루)와 함께 맛을 볼 수 있다. 그 맛이 그리워서 한국에 돌아와서도 티베트 식당에 가서 창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맛보다 추억을 마시는 것이다. 생각보다 독한 술이다. 마시다 보면 은근히 취해서 휙 가기도 하니 과음은 절대 피하는 것이 좋다. 어쨌든 힘든 트레킹을 마치고 나면 먹는 것, 마시는 것 모두가 행복하게 느껴진다.


“고산증과 트레킹 시기”
레에 도착하면 대개 고산증을 겪는다. 골이 약간 아프고, 숨이 가쁜 것은 누구나 겪는 증상이므로 정상이다. 조금 더 심해지면 식욕이 당기지 않게 되는데 이것도 견디다 보면 호전된다. 물론 심하게 겪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복한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나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 비하면 천천히 걷는 가운데 고소 적응을 할 수 있다. 힘든 사람은 말을 타고 가기도 한다.
다만 이런 고통은 철저히 개인적, 주관적인 경우가 많기에 누구라도 강요할 수는 없다. 결국 판단은 자기 몫이다. 혹시라도 현지에 가서 포기를 하게 된다면 너무 실망할 필요 없다. 레에서는 ‘여행자’로서 즐기고, 체험할 것들이 아주 많기에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트레킹 시즌은 5월에서 9월까지인데 6월, 7월을 가장 선호한다. 그 외의 기간에는 너무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