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길,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원지대를 달리는 칭짱열차
칭짱철도(青藏鐵路)는 중국 서부의 칭하이성의 시닝시와 티베트 자치구 라싸시를 연결하는 철도다. 칭하이와 시짱(티베트)을 연결하는 이 철도는 칭짱철도라고도 불리는데 총길이가 1,956km이다. 중국 서부 대개발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로서 2006년 7월 1일에 전 노선이 개통되었다. 이 철도를 달리는 칭짱열차는 여행자들에게 매우 편리하지만 가끔 티베트에서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개인 여행자들에게 제한을 가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여행사 투어를 이용하면 그런 문제는 줄어든다.
“열악했던 티베트 가는 길”
티베트는 예로부터 가는 길이 험하고 산세가 깊어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곳이다. 1988년 티베트에서 독립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가까이 있는 칭하이성이나 쓰촨성의 군대를 동원하지 못하고 수천 km 떨어진 지역의 군대를 동원했을 정도로 근처에서 가는 도로 사정이 매우 열악했었다.
“칭짱 열차의 구상과 건설”
칭짱철도는 중국 혁명의 아버지 쑨원의 구상이었다고 한다. 쑨원은 미국과 유럽, 일본을 여행하면서 그런 철도를 중국에서도 실현시키고 싶어했다. 만주부터 티베트까지 이어지는 철도를 구상했지만 당시의 기술과 경제력으로는 불가능했었다.
그후 1984년, 시닝-거얼무 1차 구간이 정식 개통이 되었고, 2006년 7월 1일, 거얼무에서 라사까지의 2차 구간이 개통되면서, 칭짱철도의 전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구간을 개통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 돈이 투자되었는데 이로 인해서 예전에 비하면 티베트 라싸까지 매우 편리하고 빠르게 갈 수 있게 되었다. 2014년 8월에는 라싸에서 시가체까지 철도도 완성되었다. 또한 2023년 7월 1일부터 지난 1984년에 개통한 1차 구간(시닝-거얼무)에 시속 160km급 고속열차가 투입되었다. 오전 8시 30분 칭하이성 성도(省都) 시닝에서 출발한 고속열차 ‘푸싱(復興)호’ C891편은 이날 오후 2시에 거얼무에 도착했으니 5시간 반 만에 도착한 것이다.
“칭짱 철도의 영향”
이 노선으로 인해 티베트 지역 경제가 발전하기도 했지만, 이 철도를 통해 중국의 자본과 한족들이 급속하게 유입되어서 티베트 지역의 중국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다.
“칭짱 열차를 타고 가는 과정에 보는 풍경”
라싸에 가는 것도 흥분되지만 세계 최장 고원지대를 달리는 기차를 탄다는 것 자체가 흥분된다. 총 길이 1,956km, 평균고도 4,500m, 최고 고도 5,072m를 달리는 세계에서 최고로 높은 길을 달리는 것이다. 기차 안에는 고도를 표시하는 전광판이 있고 좌석마다 산소를 흡입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다.
12시 50분에 시닝을 출발하는 기차를 타면 다음날 10시 21분에 도착하니 2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 여정이다.(2023년 7월 1일 현재, 고속열차는 거얼무까지만 갔는데 고속열차가 라싸까지 간다면 훨씬 단축될 것이다.) 일반 열차, 침대칸을 타고 가는 동안 낮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칭하이성은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고장이다. 칭하이성은 청해성(靑海省)이란 글자처럼 ‘푸른 바다’ 같은 ‘칭하이호’가 보이고 아득한 초원이 펼쳐지는 길이다. 고원지대에 사는 야크와 양이 보이고 유채꽃밭도 끝없이 펼쳐져 있다. 차창 밖으로는 벌판에 풍력발전소도 보이고 계곡도 통과한다. 멀리 아득하게 눈 덮인 설산들도 보인다. 그리고 고원지대로 올라갈수록 황량한 풍경이 펼쳐져서 마치 외계에 온 기분이 든다.
옛날에는 이 길을 가기가 정말 힘들었다. 말이나 낙타를 타고 다니던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도로가 나서 차를 타고 가는 길도 워낙 인적이 드물어서 위험했다고 한다. 만약 중간에 차가 고장 나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였다고 한다. 그만큼 힘들었던 길을 이제는 편안하게 앉거나 누워서 갈 수 있다. 높은 지대를 통과하기에 고산증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각자의 좌석에 산소를 마실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막상 해발 3600m의 라싸에 도착하면 고산증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