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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은 아니지만, 사파 트레킹

c.pixabay.com/longmad16

물론 지금의 사파가 ‘무릉도원’은 아니다. 이제 사파는 하노이, 호찌민(사이공), 하롱베이, 호이안과 함께 베트남의 핵심 관광지가 되어서 수많은 여행자들이 몰려든다. 하노이에 들른 사람들은 대개 사파를 간다. 사파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되었을까?

“무릉도원 같은 사파”
사파가 크게 알려지기 오래전인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쯤, 작가, 사진가, 화가들 중에 사파에 가서 한달 살이를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치열하게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런 의욕을 갖고 갔어도 ‘무릉도원’ 같은 그곳의 풍경과 문화와 음식에 젖어 들면서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 채 시간을 보내고 왔다는 후일담이 들려왔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산골마을 사파”
사파는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337km 떨어진 해발 1,650미터터의 산악지대에 있다. 이곳은 베트남이면서도 베트남과 다른 세계다. 이곳에는 하노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엣족이 아니라 소수 민족인 몽족이 많이 살고 있다. 몽족은 사파에서만큼은 천체 인구의 53%를 차지하는 다수 민족이다. 그들은 독특하고 화려한 복장을 하고 각종 수공예품을 팔러 다니며 외국 관광객을 반긴다.
그들의 복장이 얼마나 화려하고 독특한지 누구나 사진을 찍고 싶어 한다. 물론 관광객들의 이런 심리를 알아챈 그들도 사진을 돈으로 환산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런 모습을 피곤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들의 생존을 위한 몸짓을 이해한다면 웃으며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다.

“사파의 트레킹과 문화활동”
사파에 가면 누구나 트레킹을 한다. 인도 차이나에서 가장 높은 판시판 산(해발 3,143미터)을 바라보며 계곡에 만들어진 다랑논과 몽족 마을을 구경하는 사파 트레킹은 매우 인기가 좋다. 싸파에는 트레킹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몽족의 전통 무용도 구경할 수 있다.
싸파는 사원한 곳이다. 연평균 기온은 15.4도이며 여름 평균 최고 기온이 29도니 여름에도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하다. 겨울은 춥다. 평균 최저 기온이 1도고 안개 낀 날이 많다. 하여 트레킹 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3월에서 5월까지, 또 10월에서 11월까지다. 한국의 봄, 가을에 해당하는 이 시기에는 맑고 투명한 공기 속에서 하늘과 산과 계곡이 모두 눈부시게 빛난다. 몸이 둥둥 떠 가는 상쾌한 기분에 대한 추억은 평생을 간다.

“사파에서의 훈훈한 추억과 음식들”
안개 끼고, 비 오고, 눈 오는 날조차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헤쳐나가다가 몽족 마을에 들러 화롯불을 쬐고, 음식을 대접받고, 차를 마시며 그들과 대화하는 시간은 따스한 추억으로 남는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몽족이라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행복하다. 숙소 근처로 돌아와 따스한 스프와 군고구마 등을 먹는 추억도 추운 날에 맛볼 수 있는 추억이다.
첫 여행에서 이런 추억을 가진 사람은 사파가 고향처럼 여겨진다. 언젠가 다시 와서 한 시절 은둔하는 꿈을 꾼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거나...모든 것이 자유다. 그러나 사람은 먹어야 살기에, 식당과 카페에 가는 것은 필수다. 거기서 단골을 만들고, 맛난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추억과 소박한 현지인들과 여행자들과의 만남이야말로 싸파를 더욱 그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