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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살고 있는 곳, 안나푸르나 생츄어리 트레킹(ABC 트레킹)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 Camp)까지 걸어 올라가는 안나푸르나 생츄어리 트레킹(Annapurna Sanctuary Trekking)은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의 신비롭고 장엄한 경치를 즐기는 모험이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해발 4,130m)까지 천천히 가이드와 함께 올라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한국의 북한산이나 도봉산보다도 덜 가파르다. 고산증에 약한 사람들도 천천히 걸어가며 적응하는 사람들이 많다. 트레킹 코스에는 다양한 숙소가 마련되어 있어서 잘 쉬고, 잘 먹고 마시며 주변의 멋진 히말라야 산맥을 감상하는 낭만이 있다. 오르는 동안 날씨만 좋다면 일출, 일몰 시간에 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네팔의 문화와 히말라야 풍경을 접하는 트레킹”
9일 동안의 여정 중 트레킹은 6일이다. 숲, 깊은 계곡, 시냇물, 야생 동식물이 있는 길을 따라 바람을 쐬며 천천히 걷는 가운데 히말라야의 정기를 마음껏 받아들이는 여정이다. 산비탈에 평화롭게 펼쳐진 다락논도 볼 수 있고 산골에 사는 현지인들의 생활과 문화도 접할 수 있다. 가끔 마주치는 네팔 젊은이들은 ‘남로’라고 하는 커다란 광주리를 등에 메고 끈을 이마에 댄 채 나르는데 광주리는 보통 30㎏에 달한다. 대개 산속 산장에서 쓸 식량, 배추, 무, 휴지 등을 운반하는 것이다.
네팔인들은 천천히 걷는다. “비스타레(천천히)”, “알리알리(조금씩, 조금씩)”이라고 속삭이며 급하게 가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늦춘다. 고도가 높은 곳에서 등반을 하려면 천천히 걸으며 고도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 고산병은 두통이나 구토증을 동반하는데 300∼400m만 내려와도 금세 좋아진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과정”
높이 올라갈수록 하얀 눈으로 뒤덮인 안나푸르나의 봉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나가던 구름이 산 중턱에 걸린 멋진 풍경도 볼 수 있다. 산장에서 자다가 나와 밤하늘을 보면 ‘이렇게 하늘에 별이 많았던가’를 알게 된다. 모래알처럼 반짝거리는 별들이 입으로 ‘후’ 불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낮게 떠 있다.
중간에 해발 2,050m의 촘롱이란 곳에 들른다. 이곳에는 수많은 롯지와 편의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트레커들을 만나 식사와 술과 히말라야 정취를 즐기는 낭만이 있는 곳이다.
다음 날도 트레킹은 이어지고 중간의 숙소에서 머문 후, 그 다음날 보통 마차푸차레 (Machhapuchhre, 해발 6,993m) 베이스 캠프에 머문다. 베이스 캠프는 해발 3,700m에 있는데 마차푸차레 산은 입산이 금지되었기에 사실, 그곳을 오르는 베이스캠프는 아니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부르고 있다.
마차푸차레(Machhapuchhare)는 물고기(machha) 꼬리(puchhare)라는 뜻인데, 실제로 물고기가 거꾸로 서서 꼬리를 세운 모습이다. 예전에 인간과 동물의 중간인 설인(雪人) ‘예티’가 안나푸르나 1봉에 살다가 워낙 사람들이 많이 등반해서 요즘은 마차푸차레로 도망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마차푸차레 산밑에서는 일몰, 일출에 벌어지는 빛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다음 날 아침 두시간 정도 더 올라가면 드디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해발 4,130m)에 도착한다. 그 앞에는 절벽이 있고 저 멀리 높이 치솟은 눈에 덮인 안나푸르나 산들이 버티고 있다. 거기서부터는 전문 등반가들의 영역이고 트레커들은 다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안나푸르나는 산 하나가 아니다. 안나푸르나 1봉(해발 8,091m), 2봉(해발 7,937m), 3봉(해발 7,555m), 4봉(7,525) 남봉(7,219m) 그리고 강가푸르나(7,455m), 마차푸차레(6,997m) 등의 산이 모두 이어진 안나푸르나 연봉이라 할 수 있다. 만년 설산의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진 모습을 보면 모두 말을 잊고 깊은 감동에 빠진다.

“아름답고 오르기 쉬운 트레킹”
장엄하고 신비하면서도 위험한 안나푸르나 산이지만 일반인 트레커들에게는 비교적 안전하고 쉽게 올라가는 산이다. 사실, 히말라야 고봉 14좌 중 가장 많은 등반간들의 생명을 뺏아간 산이다. 안나푸르나는 등정 사망률이 38%로 3명이 올라가면 한 명이 죽는 곳이라 한다. 반면에 에베레스트 등정 사망률은 5.7%로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한국의 유명한 등반가 박영석 대장, 지현옥 대장이 안나푸르나에서 사라졌다. 엄홍길 대장도 안나푸르나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고 한다. 어디선가 쩍쩍거리며 얼음 부서지는 소리,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가 들려오면 온몸에 공포감이 밀려든다. 산 정상에서 몰려오는 구름속에 파묻히면 자연이 얼마나 장엄하며, 인간은 그 앞에서 얼마나 보잘것 없는가를 느끼게 된다. 등반가들이 히말라야 산을 등반하기 전에 제사를 지내는 이유를 알게 된다.
이처럼 등반가들에게 위험한 안나푸르나 산이지만, 베이스 캠프까지 가는 트레킹은 히말라야 트레킹중 가장 안전하고 여유있는 트레킹 코스라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 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트레킹에 도전한다. 물론 사고는 난다. 2020년 1월에 충남교육청 봉사단들이 봉사를 마친 후, 안나푸르나 베이스 트레킹을 하고 하산하다 3,230m 지점인 데우랄리 지역에서 갑작스레 눈사태를 만나 39명 중에서 4명이 안타깝게도 실종되고 말았다. 결코 어려운 길이 아닌 평범한 길인데도 눈사태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또한 ‘안나푸르나 서킷 코스’를 걷다가 마찬가지로 겨울에 눈사태가 나면서 43명의 사망자, 50명의 실종자, 175명의 부상자를 내는 네팔 트레킹 사상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또한 2023년 1월에도 한국인 50대 중년 여인이 ‘안나푸르나 서킷 트레킹’을 혼자서 하던 중 ‘토롱라 패스’라는 해발 약 5.000m의 고개를 넘다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사실, 이런 사고는 시기를 잘 선택하고, 가이드가 인솔하면 피할 수 있는 사건들이니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시기”
현지에서는 기상 상태를 보아가며 출입을 통제하는데 눈이 녹는 2월, 3월은 등반을 제한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트레킹에 가장 좋은 시기는 10, 11월이다. 낮은 가을 날씨고 밤은 초겨울 날씨다. 6, 7, 8월은 우기라 피하는 것이 좋다. 12월도 눈이 많이 와 부분적으로 폐쇄되지 트레킹은 할 수 있다. 1월, 2월, 3월에도 트레킹은 가능하지만 눈이 많이 오는 날, 눈사태의 위험에 대해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트레킹은 꼭 가이드와 함께 단체로 가는 것이 좋다. 현지 가이드의 안내와 일기 상태를 조심스럽게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나푸르나 생추어리”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걸어가는 트레킹을 흔히 안나푸르나 생츄어리(Annapurna Sactuary) 트레킹이라고 한다. 여기서 ‘생츄어리’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생츄어리는 보호구역, 안식처라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성역, 성소라는 뜻도 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기 전까지는 생츄어리가 보호구역이란 뜻으로 다가오지만 트레킹을 하고 나면 ‘성역. 성소’라는 뜻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장엄한 히말라야 앞에 서면 이곳은 신이 사는 성스러운 지역이라는 느낌이 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