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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의 풍경과 비슷한 붉은 사막 와디럼

사막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하라 사막같은 거대한 모래 언덕이 있는 사막이 익숙하지만 삭막한 황무지 같은 사막도 있다. 붉은 흙, 메마른 평원, 이곳저곳에 불쑥불쑥 솟은 거대한 바위들, 적막한 분위기, 생물이라고 살 것 같지 않은 메마름이 가득 찬 그곳은 독특한 풍경 때문에 영화 촬영의 배경지가 되기도 한다. 요르단의 드넓게 펼쳐진 ‘와디럼(Wadi Rum)’은 그런 곳으로 ‘붉은 사막’이라고도 불린다. 화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마션’이나 옛날 영화 ‘아라비아 로렌스’의 촬영지기도 했지만 몇천 년 전,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남긴 암각화들도 있어서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복합유산(자연 + 문화)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 복합유산으로 등재된 와디럼(Wadi Rum)

요르단의 와디럼(Wadi Rum)은 면적이 74,000㏊로 사우디 아라비아와 요르단의 접경지대에 있다. 요르단의 남부에 넓게 퍼져 있는 이곳은 3억년 전 지각 변동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붉은 색깔을 띤 흙, 모래, 바위로 인해서 묘한 황무지, 사막 분위기를 갖고 있다. 유네스코에 의해서 자연 및 문화 복합유산으로 지정된 곳인데 좁은 협곡(gorge), 자연적으로 생긴 아치형 지형, 우뚝 솟아오른 절벽, 비탈면, 대규모 경사면 붕괴(landslide), 동굴 등 사막 속에 펼쳐진 기기묘묘한 바위들의 경연장이라 할 수 있다. 그것만이 아니라 거기에서 발견된 암각화와 비문 그리고 여러 고고학적 유산들은 약 12,000년 동안 거주하던 인간들의 흔적이기에 이곳이 복합 유산으로 선정된 것이다.

“협곡과 암각화”

이곳은 지역이 넓어서 지프차를 타고 달리며 보지만 중간중간 내려서 걷고 관찰도 한다. 수직벽이 높게 올라간 좁은 카잘리 협곡은 아랍 상인들이 지나다니던 길로 이곳에는 나바테이아인들이 남긴 암각화도 있다. 황량한 사막에 우뚝우뚝 솟은 기기묘묘한 바위들은 묘한 매력이 있다. 멋지고 아름다운 것만 찾아다니다 이런 황량한 풍경 속으로 들어오면 더 단순해지고 깊어지는 느낌도 든다.
수천 년 전부터 바위에 새겨진 20,000여 점에 이르는 비문과 25,000여 점의 암각화를 보면 그 시절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기분이 든다. 그 시절 인류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초기 문자가 발전해 나갔는가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바위에 새겨진 암각화들은 아이들 장난 같지만 2천년 전 사람들이 암각화를 새기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수천년 전의 사람들도 지금의 우리와 비슷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고 만다. 부르다흐 록 브릿지(Burdah Rock Bridge)라는 곳은 높은 바위와 바위 사이가 다리처럼 생긴 돌로 이어진 곳인데 좁은 바위틈을 기어 올라가 사람들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사진도 좋지만 그곳에 올라가 드넓게 펼쳐진 와디럼 풍경을 보고 싶어서다.

“영화 아라비아 로렌스와 마션의 영화 촬영지”

이곳이 외부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62년 영화 ‘아라비아 로렌스’를 이곳에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그후 화성에 홀로 남아 생활하는 우주인을 그린 영화 ‘마션’의 촬영지이기도 했다. 이곳을 달리다 보면 영화 속의 풍경들이 많이 펼쳐진다.
영화 속에서 로렌스는 아랍 부족들을 도와 오스만제국으로부터 독립시킨 인물로 미화되지만 터키인들은 그를 영국의 스파이 정도로 폄하한다. 하긴 그는 영국 군인으로서 영국의 국익을 위해 싸웠지만 아랍인들과 함께 싸우는 가운데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했으며 아랍인들로부터 사랑받아 아라비아의 로렌스라 불리었다. 화성에 홀로 남은 우주인이 살아가는 영화 마션에 나오는 것처럼 이곳은 화성처럼 삭막한 붉은 사막의 풍경이 펼쳐진다.
황량한 사막의 와디럼 투어를 마친 후에 항구 도시 아카바에 가서 수영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아름다운 홍해 바다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문득, 와디럼의 황량한 풍경들이 꿈처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