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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으로 가는 출발점, 아메리카 최남단 도시 푼타 아레나스

Unsplash의Macarena Ollarzú

지도를 보면 남아베리카의 가장 남쪽, 꼬리처럼 늘어진 곳에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라는 곳이 있다. ‘모래로 된 돌출지형(sand point)’이라는 뜻의 칠레의 이 도시는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 보다 약간 위에 위치한 지구 최남단에 속하는 도시다. 유럽인들이 개척 시절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가려면 아메리카 대륙 최남단의 이곳을 통과해야만 했다. 마젤란 해협을 지나가는 모든 배들이 푼타 아레나스에서 쉬어가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꽤나 북적거리던 때가 있었지만 1914년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자 이곳은 한적한 항구 도시가 되었다. 그러다 최근 몇 십 년 사이에 다시 북적거리고 있다. 남극을 방문하는 연구원들, 탐험인들 그리고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푼타 아레나스 (Punta Arenas)의 위치와 지형”
푼타 아레나스는 마젤란 해협을 바라보는 도시로 칠레 최남단 브런즈윅 반도에 있다. 대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비행기를 타고 푼타 아레나스에 도착한다. 기후는 연교차가 적다. 대략 겨울 즉, 7월 평균 기온은 1.4℃, 여름의 1월 평균 기온은 10.8℃이니 대체적으로 서늘하고 추운 편이다. 연 강수량은 408mm로 많지 않은 편이고 고르게 분포한다. 초원이 펼쳐지고 멀리 만년설에 덮인 높은 산맥들 때문일까? 사람들이 모여 사는 온기가 따스하게 느껴져서 서늘하면서도 어딘지 아늑한 느낌이 드는 도시다.

“푼타 아레나스의 역사”
마젤란 해협(the Strait of Magellan)의 가장자리에 있는 이 도시는 마젤란을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포르투갈 태생, 스페인의 탐험가 마젤란(Ferdinand Magellan)은 역사상 최초의 지구 일주를 시도했던 인물로, 1520년 신항로를 개척하면서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넘어가는 마젤란 해협을 발견했다. 마젤란 해협은 잔잔하고 안전해 많은 배들이 드나들었으며 그 중간에 있는 푼타 아레나스는 그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은 19세기까지도 유럽인의 통치권이 미치지 못했었다. 그러다 1843년 칠레 정부가 마젤란 해협에 원정대를 파견했고, 1848년 현재의 푼타아레나스를 건설했다. 이후 유럽 이민자들이 이곳에 와 양을 기르기 시작했다. 또한 티에라델푸에고 일대에서 금이 발견되자 많은 이민자들이 왔다. 1914년, 파나마 운하가 개통된 후, 이 도사는 시들해졌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이 도시는 다시 흥청거리고 있다. 남극 때문이다.

“푼타 아레나스에서의 한적하고 흥미로운 시간들”
푼타 아레나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지만 높은 건물들이 없고 한적한 도시다. 이곳의 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면 드넓은 바다, 마젤란 해협과 아담한 도시가 펼쳐진다. 도시 뒤쪽으로는 야트막한 언덕이 길게 펼쳐져 있다. 바람이 언제나 강하게 불고 햇살 좋은 날조차 비가 흩뿌리는 날이 많이 온전히 맑은 날씨를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세계 최남단 도시에 와서 낯선 거리를 돌아다닌다는 시간 자체가 흥분된다. 이곳에는 남극 반도에 기지를 둔 대부분의 나라 연구원들과 탐험가들 또 남극 대륙, 남극점에 가는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목적이 분명한 사람들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은 남극행 크루즈나 비행기를 타고 남극으로 간다. 그런 사람들도 남극으로 가기 전, 혹은 갔다 온 후, 이 한적한 도시에서의 시간을 즐긴다.
그러나 남극을 가지 않는 사람들도 푼타 아레나스에서 즐길 것들은 있다. 푼타 아레나스 시내 마젤란 광장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탐험가 마젤란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진취적인 탐험가로 또는 괴팍한 침략가로 두 가지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그의 동상은 오른쪽 발가락의 녹청색이 벗겨졌다. 이곳을 지나가던 뱃사람들이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면서 하도 만져서 그렇다고 한다. 또 하나의 명물은 남아메리카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공원 묘지다. 묘지 내에 여러 종류의 관상목을 아름답게 손질해 놓았기 때문에 묘지라는 느낌보다는 공원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또 마젤란 해협이 발견되던 당시와 그후의 변한 도시의 모습을 전시한 마젤란 박물관, 자연환경과 생태 관련 전시를 한 살레시오 박물관,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 삶의 터전을 일군 푼타 아레나스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마젤란 대학교 추억 박물관이 볼만하다.
보트를 타고 주변 섬을 돌며 펭귄을 보는 ‘펭귄 투어’도 유명하다. 약 4시간 정도 걸리는데 기상 조건이 맞아야 한다. 바람이 너무 심하면 할 수가 없다. 워낙 푼타 아레나스는 바람이 많은 곳이다. 이곳에는 한국의 라면과 김밥을 파는 작은 한국 식당도 있다. 한국 사람들은 이곳에 들러 따뜻한 라면과 김밥을 먹으며 여독을 달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