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점에서 ‘영웅의 사진(Hero picture)’을 찍다
1911년 12월 14일 노르웨이의 로얄 아문센과 그의 팀은 남극점에 도달한 후, 깃발을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이 ‘영웅의 사진’ (Hero Picture)은 1912년 1월 19일 미국의 잡지 National Geographic에 처음으로 실리면서 아문센과 그의 팀은 세계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후 ‘Hero picture’는 남극에서 일하는 과학자들, 지원 스태프, 탐험가들이 자신들의 성과 혹은 기념비적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찍는 사진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제 일반인들도 남극점에 도달하면 모두들 ‘Hero Picture’를 찍어 자신의 ‘인생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끝없는 도전”
인간은 끝없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 본능이다. 히말라야 최고봉을 오르고, 14좌를 등정하고, 대륙의 최고봉을 등정한다. 그후에는 남극점, 북극점까지 탐험했다. 1909년에는 미국의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가 북극점 도달에 성공했고, 1911년에는 노르웨이의 로얄 아문센이 남극점 도달에 성공했다. 1953년에는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와 네팔의 세르파 텐징 노르게이가 최고봉 에베레스트산에 올랐다. 힐러리 에드먼드 힐러리는 1958년 1월 4일 3대의 농장 트렉터로 남극점에 도달하여 동력으로 남극에 도달한 최초 탐험가도 되었고, 1995년 1월 6일 노르웨이의 Liv Arnesen은 50일 동안 스키를 타고 무동력으로 남극에 도착한 인류 최초의 여성이 되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등산가 라인홀트 메스너가 1986년 8천미터 이상의 히말라야 봉우리 14개를 다 올랐다. 하지만 그 뒤로도 모험은 끊이질 않았다.
한국의 산악인들도 히말라야의 고봉과 극지에 도전해왔다. 1977년 고상돈이 에베레스트를 등정했고, 1987년 허영호가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후, 남극점, 북극점과 함께 세계 7대륙 최고봉에 등정에 성공한다. 그후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등이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성공하고, 박영석은 남극점, 북극점까지의 도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여성 산악인 지현옥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으며 세계 7대륙 최고봉에 올랐던 산악인 김영미가 50일 동안 홀로 걸어서 남극점 도달에 성공했다. 그 외에도 이런 모험을 하는 사람들은 많았을 것이고 또 사고로 인해 안타깝게도 세상을 뜬 이들도 많았다.
이들의 모험 정신이 사람들에게 계속 이어졌는데 이제 일반인들도 그것을 실행하고 있다. 에베레스 등정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곳에 도전하고 남극점, 북극점에도 도전한다. 물론 이들의 도전, 모험은 탐험가들에 비하면 덜 위험하다. 에베레스트의 경우에는 세르파 등의 도움을 받아 아마추어 등반가들도 많이 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남극점도 그렇다. 많은 일반인들도 도전하고 있다. 물론 홀로 한두 달 동안 걷는 탐험가들과 비교할 수는 없다. 더더욱 목숨을 내건 아문센, 스코트 시절과는 비교 불가다. 하지만 인간의 끝없는 탐험심, 모험심은 이제 일반인들도 남극점, 북극점에 가는 시대를 열고 있다.
“남극점을 여행하는 방법”
남극 여행의 방법은 크게 보면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Ushuaia)에서 배를 타고 남극 지방의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South Shetland Islands)를 돌아보는 것이다. 이곳에는 대한민국의 세종과학기지가 있다. 여객선에서 남극 반도 일대를 둘러보고 날씨가 좋으면 고무보트를 타고 남극에 랜딩 해 펭귄과 바다표범도 볼 수 있다. 이런 남극 크루즈여행은 돈을 들어도 힘이 들지 않기에 연간 10만 명 정도가 가고 있다.
두 번째는 남극점으로 가는 것이다. 먼저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로 가서 4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남극 대륙의 유니온 빙하에 내려, 특별 제작된 밴을 타고 8km 정도 떨어진 ‘유니온 빙하 캠프(Union Glacier Camp)’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숙박한 후, 다시 비행기를 타고 남극점을 향해 간다. 4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면 남위 90도에 남극기지가 나오고 근처에 남극점 팻말이 있다. 드디어 남극점에 다다른 것이다. 남극의 설원을 보며 감격에 젖고 다들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이곳에서 남극점 기지 투어를 한다. 힘든 여정이 아니지만 사실 쉬운 것은 아니다. 우선 엄청난 비용을 냈고 또 기상 환경이 안 좋은 곳을 뚫고 오는 것이며 남들이 쉽게 오지 못하는 곳을 왔기에 감격할 만하다.
세 번째는 남극점 110km 전에 경비행기로 내려주면 남극점까기 직접 아문센이나 스콧처럼. 스키를 타고 자기 짐을 끌고 가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스키로 남극점에 도착하는 사람은 1년에 40-50여명 내외이다. 그만큼 돈도 들고 힘이 든 길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지 않지만, 옛날 아문센과 스코트라는 영웅의 길을 따라가는 영광스러운 길이다. 그 힘든 길을 끝낸 사람들은 옛날의 아문센과 스코트처럼 ‘영웅의 사진(Hero Picture)를 자랑스럽게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