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도 국립공원에서 코모도 드래곤 워킹 사파리
인도네시아의 발리섬, 롬복섬에서 동쪽을 보면 섬들이 계속 이어져 있다. 그곳을 소순다 열도라고 하는데 그 한가운데 코모도 섬(Komodo Island)을 비롯한 파탈섬, 린차섬과 주변의 산호초 해역이 있는데 그곳을 ’코모도 국립공원‘(Komodo National Park)이라고 한다. 이곳은 오랫동안 육지로부터 격리되어 있어서 태곳적의 생태계가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코모도섬의 면적은 390㎢로, 제주도의 1/5이며 거제도 보다 약간 크니 그리 큰 섬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섬이 유명해진 것은 코모도 섬에 살고 있는 ‘코모도 드래곤(Komodo Dragon)’ 즉, ‘코모도 용’의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코모도 국립공원”
코모도 국립공원은 1991년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최근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었다. 주변 바다는 산호초 해역으로 스쿠버 다이버들의 천국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코모도 섬에 살고 있는 ‘코모도 드래곤’이다. 드래곤(용)이라 이름붙였지만 사실은 ‘왕 도마뱀’이다. 코모도 국립공원을 만든 목적은 코모도 드래곤을 보존하기 위해서였지만 이후에 보존 대상을 확대해서 그곳의 모든 생물을 보존하는 것이 되었다. 그 목적을 위해서 그곳에는 '코모도 레인저'가 상주하고 있다. 그러나 코모도 드래곤은 공격성이 높지 않아서 레인저들은 긴 막대기로 그들을 제압하고 있다.
국립공원 내에는 주민들도 살고 있는데 이들은 대개 다른 곳에서 온 어부들이 정착한 것으로 이곳에 원래 살던 후손들은 다른 이주민들의 피와 문화가 뒤섞이고 있다 한다. 주민 및 관리인 등 약 4,000명이 국립공원 지역에 살고 있다. 해안가에는 맹그로브 숲, 산호초가 자라고 있다.
“종족까지 잡아먹는 무서운 포식자, 코모도 드래곤”
코모도 드래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큰 도마뱀으로 다 자라면 그 크기가 4~5m에 달하고, 몸무게는 100kg이 넘고 165kg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학자들에 의하면 공룡이 멸종하던 무렵, 즉 약 6천만 년 전 코모도 드래곤이 나타나 지금의 오스트레일리아 북부를 중심으로 번식했는데 당시에 육지로 연결되었던 인도네시아로 이동한 후, 빙하기가 끝나면서 수면이 높아지자 섬으로 된 코모도 일대에만 남아 있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모도 섬은 왕도마뱀의 서식에 알맞았고 최상위 포식자로서 살다 보니 자신의 생존을 위해 진화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약 5, 6천만 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것이다. 코모도 드래곤은 육지와 격리되어 살고 있었기 때문에 1912년에야 그 존재가 외부에 알려졌다. 코모도 드래곤은 오랫동안 서식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만큼 생태계도 아직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비록 공룡보다 작지만 이런 추정 속에서 보면 코모도 드래곤 속에서 공룡의 모습이 어린다.
코모도 드래곤은 사슴이나 멧돼지 등을 주식으로 하지만 종종 물소도 그들의 먹이가 된다. 코모도 섬은 울창한 정글이 아니라 섬 전체가 아프리카 사바나의 초원과 비슷해서 모습이 눈에 잘 띈다. 코모도 드래곤은 초원같은 지형에서 풀숲에 숨어 있다가 동물들이 나타나면 서서히 접근해 물어버리는데 코모도 드래곤은 독을 갖고 있다. 독이 먹이의 몸속으로 퍼지면 움직이기 힘들게 되는데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동물들을 먹는다.
코모도 드래곤은 독으로 생태계 최상의 포식자가 되었는데 자신들끼리도 서로 잡아먹으며 개체 수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코모도 드래곤의 새끼들은 다 큰 코모도들에게 잡혀 먹기에 처음에는 나무 위에서 산다. 어른이 되기까지 즉, 생후 3년 동안 절반 정도가 큰 코모도에게 잡혀 먹인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코모도 섬에는 약 3천 마리 정도의 코모도 드래곤이 살고 있고 인근의 린차 섬에도 적지 않은 코모도가 서식한다고 한다.
“코모도 드래곤 워킹 사파리”
코모도 섬은 가기도 불편하지만 가서도 개인적으로 돌아볼 수 없다. 단체팀을 이루어 레인저와 함께 돌아보아야 한다. 지프차 타고 가서 보는 사파리 여행 아니고 레인저를 따라서 공원의 숲길을 걷는다. 짧은 코스, 긴 코스 등이 있는데 그 코스를 걸으면서 그곳에 있는 코모도를 관찰한다. 코모도들이 가끔 사람을 공격하기에 레인저는 Y 자로 갈라진 긴 막대기를 들고 다니며 방어를 한다. 코모도 드래곤은 어슬렁거리는 것 같아도 공격을 할 때는 매우 빠르니 레인저의 통제를 잘 따라야 한다. 코모도 섬은 울창한 숲으로 덮인 곳도 있지만 높은 지대로 올라갈수록 사바나 초원과 비슷한 풍경을 보인다. 탁 트인 전망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섬을 돌아보다 보면 아프리카의 초원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코모도 드래곤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밀수되는 상황까지 발생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 1월부터 1년간 관광객들의 코모도 섬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개체 수 감소 위협이 없다고 판단해 폐쇄를 철회하고 관광객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