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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영산, 백두산

c.unsplash.com/yugui

백두산(2,744m). 우리 민족의 영산으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산이다. 중국이 개방한 후부터 중국 쪽을 통해서는 현재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갔다 왔고 또 현재도 갈 수 있는 산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북한 쪽에서 올라갈 수는 없다. 그런 길에 대한 정보도 없고, 있다 해도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언젠가 통일이 되어 ‘자유롭게’ 백두산을 등반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백두산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백두산과 봉우리의 명칭들”
백두산은 잘 알다시피 북한과 중국의 국경에 걸쳐 있다. 우리는 백두산이라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창바이산(장백산)이라 부른다. 백두산은 한민족에게 민족의 영산으로 여겨져 왔으며 만주에 사는 다른 부족들에게도 신령스러운 산으로 숭배의 대상이었다. 높이가 2,744m이다 보니 산 정상은 1년 중 8개월 동안 눈으로 덮여 있어서 ‘흰머리 산’이란 뜻으로 백두산으로 불렸다.
백두산은 과거에 백산, 태백산, 불함산, 개마대산, 장백산 등으로도 불렸는데 1280년대에 쓰여진 삼국유사, 제왕운기에서는 고조선의 건국 신화, 부여, 고구려를 설명하면서 태백산으로 언급하고 있다. 백두산(白頭山)이라는 명칭은 조선건국 초에 편찬된 고려사에 처음으로 언급되고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주로 백두산이라고 칭했는데 장백산(長白山), 백산(白山)이라는 명칭도 간간히 나타난다.
백두산의 최고봉은 현재 북한에서는 장군봉(將軍峰)이라 부르고 있는데 조선 시대에는 병사봉(兵使峰, 조선시대 육군 장군인 병마절도사의 준말)이라 불렀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천황의 연호를 따서 대정봉(大正峰)으로 칭하기도 했다. 벡두산에서 2,500m 이상 봉우리는 16개로 향도봉, 쌍무지개봉, 청석봉, 백운봉, 차일봉 등이 있으며, 그 밖에 대각봉,녹명봉, 천문봉, 망천후 등 2,500m 미만인 봉우리도 여럿 있다.

“분화구 직경이 5km나 되는 칼데라호 천지”
천지는 칼데라 호다. 화산이 폭발한 후에 화산 쇄설물과 용암이 섞여져서 만들어진 화산을 성층 화산이라 하고 그 화산의 화구 중에서 2km 이상인 화구를 칼데라라고 한다. 백두산은 칼데라인데 그곳에 물이 고인 호수가 칼데라호다. 백두산은 상단부가 직경 5km나 되고 깊이가 850m, 둘레가 14km나 되는 거대한 칼데라호다. 평균 깊이 213m, 최대 수심은 384m에 이르며, 10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는 보통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 백두산 천지의 물은 압록강, 두만강, 쑹화강의 발원지다. 산의 정상은 매년 2cm씩 솟아오르는데, 이는 산의 중앙부 천지를 둘러싼 칼데라 밑의 2500m 아래 마그마의 활동에 의한 것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성이 간간이 나와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백두산은 폭발할까?”
종종 2025년에 백두산 화산이 폭발된다는 예측이 떠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의 작은 주기가 100년인데 1925년에 백두산이 작게 폭발했으므로 이제 100년 후인 2025년에 폭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왕조 실록 기록에 의하면 1413년, 1420년, 1597년, 1688년, 1702년 등에 화산재나 화산 가스를 내뿜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100년 주기설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가기도 한다.
다만 946년 무렵에 어마어마한 대폭발이 일어나서 그 화산재가 만주 일대와 홋카이도 일대에 쌓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런 대폭발이 조만간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지질학자들도 있고 그 조짐도 보인다고 한다. 그 시기야 분명치 않지만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백두산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났을 때, 조선왕조 실록을 보면 이런 기록이 나온다.
"세종 2년(1420년) 5월, 천지의 물이 끓더니 붉게 변했다. 소떼가 크게 울부짖었고 이러한 현상은 열흘 이상 지속됐다. … 검은 공기는 인근지역으로 가득 퍼졌다.“

"숙종 28년(1702년) 6월, 한낮에 함경도 지역 일대가 갑자기 어두워지며 비린내가 나는 황적색 불꽃이 날아왔다…같은날 인근 지역 현성에서는 연기가 가득한 안개가 갑자기 북서쪽 지역에서 몰려들어…사방에 생선 썩는 냄새가 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눈송이 같이 날라 다니던 재는 1촌(약 3cm) 두께로 쌓였고, 재는 마치 나뭇조각 같았다.“
작은 폭발은 이 정도의 피해를 유발하는데 2002~2005년 관찰해 의하면 백두산 천지 지하에 마그마가 활동하면서 화산성 지진이 급증했고 지표면에 비정상적인 변형이 발생했다고 한다. 또한 백두산 근처 온천의 수온이 1991년에는 67~69℃였던 것이 20년 후에는 72~83℃까지 상승했는데 그 이유는 백두산 밑에 있는 지하 마그마 방으로부터 지표로 계속 열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폭발보다도 대폭발이 문제다. 그럼 밑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마그마가 20억 톤의 천지 물과 만나서 폭발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어마어마한 천재지변의 상황이 닥치게 된다. 어쨌든 백두산 폭발은 우리가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전에 통일이 되어 북한 땅에서 자유롭게 등반해서 천지에 올라가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