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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사막에 있는 거대한 시와 오아시스

c.unsplash.com/Mo willy

리비아와 이집트의 국경 사이에 끝없이 펼쳐진 리비아 사막이 있고, 그 한가운데 시와 오아시스(Siwa Oasis)란 곳이 있다. 시와 오아시스는 동서 길이 약 82㎞, 서쪽의 폭은 9㎞, 동쪽의 폭은 28㎞로 물고기가 누워 있는 형상의 거대한 오아시스로 비가 거의 오지 않지만 300개가 넘는 샘물에서는 물이 계속 솟구치고 있다. 그리고 더 외곽으로 나가면, 사라라 사막같은 끝없는 리비아 사막의 모래 바다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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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와의 국경에 있는 시와 오아시스 가는 길”

시와 오아시스는 이집트의 북부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약 590㎞ 떨어져 있는 리비아 국경 근처에 있다. 버스를 타고 4∼5 시간을 달리면 마르사 마트르(Marsa Matruh)를 지난다. 이 도시는 바닷가 휴양지로,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나치 독일 롬멜 장군의 본부가 있던 곳이다. 여기서부터 단조롭고 끝없는 사막 길을 다섯 시간 정도 달리면 드디어 시와 오아시스가 나타나는데 2300년 전, 알렉산더 대왕도 이 길을 갔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집트를 정복한 후, 기원전 331년 1월 말에서 2월초에 마르사 마트르흐에서 시와 오아시를 향해 출발한다. 약 5만 명의 병력을 이끌고 사막을 횡단한다는 것은 무모했지만 알렉산더는 스스로를 아문(아몬) 신의 아들이라 믿었기에, 가장 유명한 아문 신전이 있는 이 시와 오아시스에 오고 싶어했다. 그와 동행했던 그리스의 사관 칼리스테네스(Callisthenes)의 기록에 의하면, 나흘째 되던 날 물 가죽 부대가 태양열에 의해 상당수가 일찍 터져서 예상보다 빨리 식수난이 발생했다. 그러나 예상치 않았던 검은 먹구름이 몰려와 소낙비를 뿌렸고 병사들은 새 가죽 부대에 물을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시련은 계속 닥쳐왔다. 모래바람이 갑자기 불어왔는데 예전에 캄뷔세스라는 페르시아왕의 군대 5만 명을 한꺼번에 몰살시켰을 정도로 무서운 모래바람이었다. 알렉산더의 군사들은 눈을 뜨지 못하고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상태에서 길을 잃었으나 갑자기 까마귀 두 마리가 나타나 그들을 안내해주었다. 결국 하늘의 도움을 받은 알렉산더는 8일 만에 시와 오아시스에 무사히 도달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시와 오아시스의 풍경과 분위기”

시와 오아시스에는 베르베르족 주민 약 5000 명이 살고 있으며, 약 24만 그루의 대추야자나무, 2만 5000그루의 올리브나무가 자라고 곡식과 야채, 과일 등이 풍성하다. 평균 해발 200m이고 해발 고도 -18m인 낮은 곳도 있는데, 여기에 고인 호수물이 한여름에 증발하고 나면 천연 소금이 생길 정도로 물에는 소금기가 가득하다. 시와 오아시스는 동서의 길이는 약 82킬로미터고 서쪽의 폭은 9킬로미터, 동쪽의 폭은 28킬로미터로 물고기가 누워 있는 형태다. 거대한 대추야자 나무 숲 사이로 내가 흐르고 아이들은 빨래와 목욕을 한다.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지역이지만 300개가 넘는 샘물에서는 물이 계속 솟구친다. 여기에 고인 호숫물은 비록 깊이가 낮지만 마치 바다처럼 드넓게 퍼져 있고, 물맛은 짭짤하다. 염분 섞인 물이 한여름에 증발하고 나면 천연 소금이 생겨서 주변의 땅에는 소금기가 배어 있다.
이곳에는 기원전 6세기 전후에 만들어진 아문(몬) 신전 터가 있다. 현재는 부조가 새겨진 기둥 몇 개만 남아 있지만, 고대에는 이집트는 물론 그리스에까지 그 명성이 알려져 있었다. 아문(몬) 신은 테베(현재의 룩소르)의 지방신이었지만 점차 이집트 전역에서 인기를 끌며 훗날 파라오의 수호신이 되었다. 이 신은 그리스 제우스 신의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아문 신전 부근의 낮은 언덕에는 또 다른 아문 신전터가 있다. 이곳은 알렉산드로스가 방문한 후부터 ‘알렉산드로스 신탁의 신전’이라고 불린다.
이곳에는 ‘클레오파트라의 샘’도 있다. 크고 깊은 우물 형태로 아직까지 보존되고 있는 이 샘에서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벌집처럼 구멍이 뚫린 낮은 언덕에는 ‘죽은 자의 산’이라고 알려진 고대 공동묘지도 있는데, 구덩이에 직접 들어가 보면 미라를 감쌌던 천 조각들이 보인다. 또한 시내 중심지에는 녹아 버린 촛농처럼 허물어진 고대 도시 유적이 남아 있고, 외곽에는 수심은 낮지만 바다처럼 드넓게 펼쳐진 호수들이 있으며 서쪽 호수의 판타지 섬에는 온천도 있다.

“끝없는 모래 언덕이 펼쳐진 리비아 사막”

걸어가든, 당나귀 수레를 타고 가든, 자전거를 타고 가든 시와 오아시스에서 리비아 사막까지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중심지에는 몇 층짜리 현대식 빌딩들이 들어서 있었지만 거기만 벗어나면 토담집들만 보인다. 그리고 마을 밖으로 나가면 야자나무 숲이 끝나는 곳부터 모래 바다가 펼쳐진다. 근처에는 해골이 이빨을 드러낸 듯한 형상의 바위산이 솟아 있다. 사하라 사막같은 끝없는 어마어마한 모래 바다다.
이곳은 가이드가 데리고 다니는 사막이 아니라 홀로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사막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발자국 소리가 귓가에 파고든다. 바람이 불면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모래들이 뱀처럼 기어온다. 톱날처럼 곧추 세워진 모래 언덕에 올라가면 밑으로 굴러 떨어져 모래에 파묻힐 것은 공포심도 든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에는 크고 작은 모래 언덕들이 계속 물결치듯이 보인다.
능선에서 내려와 더 깊은 사막으로 들어가다 뒤를 돌아보면 시와 오아시스의 대추 야자나무 숲이 가물거린다. 조금 더 걸으면 어느 순간 오아시스가 사라진다. 이때 멈춰야 한다. 여기서 방향을 잃으면 뱅뱅 돌다가 더 사막 깊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이런 사막은 두렵다. 길을 잃으면 끝장이다. 엄청난 바람이 매섭게 모래를 몰고 온다. 움직이는 모래가 사막을 기어오는 수백, 수천 마리의 뱀같다. 바람과 모래가 모두 살아있는 생명처럼 보이면서 공포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그런 곳에 앉아 침묵 속에서 끝없는 지평선을 바라보면 온갖 감정이 교차한다. 이런 경험은 시와 오아시스 근처의 거대한 리비아 사막 아니면 할 수 없다. 시와 오아시스는 그 어떤 곳보다도 사막의 원시성과 함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곳을 걸어서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이 리비아 사막의 또 다른 매력이다.
해가 지면 마을에서는 호마르(당나귀)가 울어대기 시작한다. 어둠과 당나귀 울음소리 속에서 수천 년 동안 반복해온 오아시스의 밤을 보내는 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