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우탄을 처음 만나는 순간의 감동
인류와 가장 가까운 유인원 중에 대표적인 것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이다. 많은 설이 있지만 대략 5, 6천만 년전에 형성된 영장류가 갈라졌는데, 천만 년 전에 오랑우탄이 떨어져 나가며 분화되었고, 8백만 년 전에 고릴라가, 5백만 년 전에 침팬지와 인간이 분화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침팬지와 인간이 가장 가까운데 오랑우탄 역시 원숭이와는 확실히 다르다. 인간과 교류할 수 있는 유인원이다.
“오랑우탄은 숲속의 인간”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어로 ‘오랑’은 인간이란 뜻이고 ‘우탄’은 숲이란 뜻이니 오랑우탄은 ‘숲속의 인간’이다. 현지인들이 오랑우탄을 인간으로 대접했다는 증거다. 보르네오 섬의 세필록 오랑우탄 재활지에 가서 보든,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의 틴중푸팅 국립공원에 가서 만나든, 수마트라섬의 레우저 국립공원에 가서 보든, 오랑우탄을 보는 순간 원숭이와 다른 숲 속의 인간이란 느낌이 든다. 특히 새끼 오랑우탄의 크고 맑은 눈을 보면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정이 통한다.
“오랑우탄을 처음 만날 때의 감동”
어디에서 오랑우탄을 만나든 감동을 느끼게 되는데 우리는 야생의 오랑우탄을 대개 한정된 장소에서 만나게 된다. 보르네오 섬의 세필록 오랑우탄 재활지, 칼리만탄 섬의 탄중 푸팅 제 1캠프 등에서는 부모를 잃은 새끼 혹은 병이 든 오랑우탄에게 오전, 오후에 한번 먹이를 준다. 그것을 먹으러 숲속에서 나타나는 오랑우탄을 본다. 인간이 만든 시간과 질서에 따라서 나타나지만 그래도 동물원이 아니기에 천천히, 자유롭게 나타나서 먹이를 먹는 모습은 신기하다. 오랑우탄들은 인간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친숙하게 인간 사이에 있기도 하고 사진 찍을 때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한다. 숲 속의 인간과 교류하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원숭이들처럼 먹이 먹느라 정신없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을 관찰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수마트라의 구눙 레우저 국립 공원의 오랑우탄 재활지는 정해진 시간에 먹이 주는 것을 없앴다고 한다. 근처에서 스스로 먹이를 먹어가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오랑우탄들이 있는데 이들은 재활지에서 먹이를 먹은 경험이 있고 인간들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트레킹을 하는 인간들에게 나타난다. 그런만큼 더 감동적이다
칼리만탄의 ‘탄중 푸팅’ 국립 공원 중에서 제2캠프, 제3캠프에서는 가이드들이 먹이를 들고 숲 속을 향해 오호호호...하고 소리를 지르면 야생 오랑우탄이 나타나서 먹기도 하지만 안 나타날 때도 있다. 정글에 과일이 많은 우기 때는 오랑우탄들은 굳이 인간이 주는 먹이를 필요가 없어서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에 우기에서 건기로 바뀌어 정글에 과일이 귀한 2월쯤에는 야생 오랑우탄이 나타난다. 이때 갑자기 오랑우탄 서열 1위인 숫컷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놀라게 된다. 400kg도 넘는 거구에다 털이 난 모습이 험상궂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놀라지만 그후에 나타나는 암컷, 새끼들을 보면서 신기하게 여긴다. 이런 ‘살아 있는’ 야생적인 오랑우탄 앞에서 사람들은 신선한 감동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