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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적인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다니족(Dani people)과의 만남

c.unsplash.com/Jiwa

파푸아섬(이리안자야, 뉴기니 섬의 서부)의 발리엠 계곡에는 원시 부족 다니족이 살고 있다. 이곳은 험한 산악 지대와 울창한 열대 우림으로 둘러싸여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되다 보니 수만 년 동안 부족들이 석기 시대 상태로 살았었다. 지금은 관광객들로 인하여 문명 세계에 노출되었지만 여전히 이곳에 가면 석기 시대의 삶을 살고 있는 다니족을 만날 수 있다.

“4, 5만년 전부터 인류의 원시 상태의 모습으로 살던 다니족”

추정컨대, 현생 인류 크로마뇽인은 아프리카에서 나타난 후, 아프리카에서 머문 일파, 유라시아 대륙에서 빙하기를 보낸 일파 그리고 인도, 동남아, 뉴기니아, 호주로 이동한 일파등 세가지로 분화된다. 다니족은 아마도 그 시절에 온 인류의 후손으로서 4, 5만년 동안 유라시아 지방의 인류처럼 변화하지 않은 채, 석기 시대의 삶을 살아왔다.
다니 부족은 파푸아어 또는 오스트로네시아어와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지난 수십년 전까지 다니 부족은 늪지대와 산으로 인해 가장 고립된 인구 집단이었고 뿌리 작물을 재배하고, 돼지를 키우고, 신석기 시대처럼 돌도끼를 사용하면서 신석기 시대를 살아왔다. 다니족은1938년 리차드 아치볼드(Richard Archbold)에 의해서 처음으로 외부인에게 발견되었다. 다니족과 주변의 원시 부족들은 발리엠 계곡의 와메나 지방을 중심으로 뿌리 작물을 재배하고 돼지를 키우며 살아왔는데 그후 서양의 인류학자들에 의해 그들의 삶이 세계에 알려졌다. 길이 약 80km, 너비 약 20km인 발리엠 계곡(Baliem Valley)은 해발 고도 약 1600-1700m다. 인구는 20만 명이 넘는데 이곳의 중심 마을인 와메나(Wamena)가 다니족의 터전이다.

“성기를 가느다란 박으로 감싼 코데카(Koteka)를 하고 다니는 다니족 남자들”

발리엠 계곡은 해발 약 1700m의 고지대에 있어서 밤에는 기온이 급히 떨어져 한기를 느낀다. 다니족은 오두막에서 사는데 남자용과 여자용이 따로 있고 두꺼운 초가 지붕은 비를 막으면서도 땅의 열기를 유지한다. 고원의 기온은 낮에는 섭씨 26도, 밤에는 12도 정도로 다니족은 이런 기온 속에서 거의 벌거벗고 산다. 밤이나 새벽에 추우면 손으로 어깨 뒤로 넘겨서 손바닥의 체온으로 어깨 부근을 따스하게 해줄 뿐 옷을 걸치지 않고 살아오다가 요즘에 와서 옷을 입으며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나이든 남자들은 코데카(Koteka)라고 불리는 기다란 박으로 성기를 감싸고 있다. 코데카는 박 종류에 속하는 과실로 그 속은 파먹고 가늘고 긴 것은 코데카로 쓰고, 넓은 것은 물통으로 사용한다. 코데카는 실로 묶어서 허리에 매게 되어 있다. 여자들은 밀짚으로 만든 치마를 살짝 걸치고 있다. 물론 지금은 서구식 옷을 입은 다니족들도 많지만 여전히 코데카 차림으로 마을이나 시장을 다니고 있는 다니족들을 볼 수 있다.
코데카(Koteka)는 다니족 뿐만이 아니라 근교의 다른 부족도 하고 있다. 와메나 마을에는 다니(Dani)족이 살고, 서쪽에는 라니(Lani)족, 남동쪽에는 얄리(Yali)족이 살고 있다. 이 세 부족 모두 코데카를 하고 있는데 서로 스타일이 다르다. 다니족은 길고 얇은 코데카를 착용하고 라니족은 중간 크기의 넓은 모양의 큰 코데카를 사용한다. 그리고 얄리족은 긴 것을 선호한다.

“위대한 인물을 미라로 만드는 다니족의 풍습”

와메나 마을에서 약 20km 지위카라는 마을에는 '무미'라고 불리는 미라를 모셔둔 집이 있다. 약 200년이 되었다고 알려졌는데 다니족은 사람이 죽으면 대개 화장을 하지만 마을에 큰 공헌을 한 사람,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사람 등 위대한 사람은 미라로 만들어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았다고 한다. 미라는 시신을 건조시키기 위해 연기에 그을려서 즉, 훈제 처리를 해서 숯덩이처럼 새까맣다.

“가까운 이들이 죽으면 손가락을 자르는 다니족 여인들”

다니족 여인들은 남편이 죽으면 얼굴에 진흙칠을 하고 한달 간 추모한다. 가까운 친척이 죽으면 손가락을 자른다. 보통 왼손의 바깥쪽 손가락들을 많이 자른다. 잘라낸 손가락은 건조시킨 후에 불에 태우는데 지금 이 풍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나이든 여인들 중에는 손가락이 많이 잘린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몇 십 년까지도 있었던 식인 풍습”

다니족들은 사람의 죽음이 마법에 의해서 생기는 것으로 유가족은 누군가에게 복수해야 하는데 그 대상은 원래 다른 부족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온 선교사들이 얼마 전까지 희생된 적도 있다한다. 1968년 미국인 선교사 Masters 와 호주인 선교사 Stan Dale이 산행 도중 희생되었는데 다니족의 식인 풍습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지금 식인 풍습은 사라졌다.

“다니족의 독특한 풍습”

다니족의 부락을 방문하면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니족은 한 울타리 안에서 보통 서너 가족이 함께 공동생활을 한다. 부락 안에는 큼직한 움막이 하나 있고, 그 양쪽으로 여자들의 숙소와 돼지우리, 창고, 부엌 등이 있는데 부락을 방문하면 주민들이 방문객을 환영한다. 그들은 평생 목욕하지 않고 거의다 벌거벗고 산다. 남자들은 아침 저녁의 쌀쌀한 추위를 막기 위해서 온몸에 돼지기름을 바른다. 또한 돼지의 이빨로 코를 장식하며 남자의 성기는 '코테카'라 불리우는 끝이 점점 가늘어지는 조롱박으로 덮어서 내놓고 있다. 여자들은 젖가슴을 그대로 드러내고 풀로 만든 스커트를 엉덩이에 살짝 걸치는 정도다. 남자와 여자들의 움막은 따로 있고 성관계를 맺을 때는 남자가 여자들의 움막으로 가면, 다른 여자들은 자리를 비켜준다.

“다니족의 모의 전투와 돼지 축제”

다니족들은 방문객을 위하여 모의 전투 공연을 해준다. 이것이 발리엠 계곡 관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고 이 공연 모습은 이미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었다.
약 40여명의 부락 원주민들이 공연을 하는데 실감나게 전투 장면을 보여준다. 마을의 여인들이 밭에서 일을 하던 중, 다른 부족에게 납치당하자 창과 활 돌도끼, 칼 등으로 무장한 남성들이 전투를 치르러 나간다. 이런 일들은 실제로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그들의 무시무시한 분장과 분노하는 눈길 등이 실감난다.
전투에서 승리하면 돼지 축제가 벌어진다. 다니족에게 돼지는 단백질 공급원이다. 다니족은 대개 고구마를 주식으로 하는데 이런 축제를 통해서 부족한 단백질을 공급받는다. 다니족에게 돼지는 부(富)와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돼지는 다니족에게 매우 소중한 동물로 다니족 언어로 돼지는 왐(Wam)이다. 와메나(Wamena)라는 마을 이름은 여기서 유래되었다. 다니족은 비록 돼지를 죽여서 먹지만 돼지는 소중한 동물로 여겨지며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일부다처제인 이곳에서 남자는 새 아내를 맞이하려면 보통 신부집에 다섯 마리의 돼지를 주어야 한다.
돼지 축제에서는 실제로 돼지를 사냥한다. 돌아다니는 돼지 중에서 한 마리를 잡아서 목덜미에 활을 쏘아 죽인 후, 귀와 리는 잘라내어 조상에게 바치고 불에다 돼지털을 태운다. 그후 칼로 돼지의 부위를 해체한다. 구덩이에는 불에 달궈진 돌멩이들을 집어넣은 후, 고구마, 채소, 각종 허브, 바나나 잎 등을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넣는다. 그리고 풀과 흙으로 덮어 두었다가 고기가 익으면 돼지고기 잔치가 시작된다. 여자들은 춤을 추는 가운데 돼지고기를 서로 분배한 후, 먹는다.

“2024년 8월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된 발리엠 계곡 문화 축제”

2024년 8월 8일부터 10일까지 발리엠 계곡 문화 축제가 개최되었다. 다니(Dani), 라니(Lani), 얄리(Yali) 부족 등 발리엠 계곡 주변 마을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부족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축제다. 모든 부족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코데카 차림을 하고 예술 및 공예품을 가져와 전시한다. 발리엠 축제는 풍부한 문화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다니족, 얄리족, 라니족은 신체적 특징, 문화, 생활 방식이 다르고 관습도 달라서 흥미롭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족의 특성을 보여주고, 서로 조롱하는 전쟁, 돼지 잔치, 흙 요리 의식 등을 보여주어서 문화인류학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축제다. 축제 기간 동안 진행되는 행사 외에도 와메나 교외의 지위카 마을에서 오래된 훈제 미라와 소금 웅덩이를 견학하고 전통 방식으로 소금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트레킹 여행도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