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제2의 도시, 바탐방에서 ‘대나무 열차’를 타다
프놈펜 북서쪽 252km 지점에 있는 이 도시는 캄보디아 바탐방주의 주도로 캄보디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바탐방 지역은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에 있어서 양쪽 나라의 지배를 번갈아 가면서 받아왔다. 바탐방은 앙코르 유적지가 있는 시엠리엡에서 보트를 통해 톤레삽 호수를 건넌 다음 상케르(Sangker)강을 거슬러 올라와 도착할 수 있지만 시렘리엡과 프놈펜을 잇는 버스를 타고 들를 수도 있다.
“바탐방은 한때 태국의 영토였었다”
앙코르 왕국의 전성기였던 11세기부터 바탐방은 앙코르 왕국에 속해 있었으나 태국 시암 왕국의 침공 후에는 1794년부터 1904년까지 시암 왕국에 속하면서 동부 지방의 대표적인 상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1909년 프랑스의 압력으로 시암 왕국은 바탐방을 캄보디아에 돌려주면서 다시 캄보디아의 영토가 된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시기인 1941년~1946년에 태국의 영토가 되었지만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왔고 1975년 크메르루주 정권이 캄보디아를 지배하면서 바탐방 주민들이 많이 학살당했다. 바탐방 주는 상케르(Sangker)강이 흐르는 비옥한 평지대가 주를 이루고 주요 산업은 농업으로 특히 캄보디아 쌀 생산량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탐방(tambang)은 '지팡이'란 뜻으로, 바탐방은 '잃어버린 지팡이'라는 뜻이다.
도시 중심부에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프랑스풍 건축물과 파괴와 전쟁을 견뎌낸 낡은 현지 건물들이 뒤섞여 있는데 허름한 분위기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는 저녁 무렵 천천히 걸어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이곳에는 캄보디아 예술을 보여주는 작은 갤러리들도 있다.
“바탐방은 한적한 곳”
바탐방은 대단한 캄보디아의 관광지가 아니지만 인심이 좋고 평화로운 곳이다. 옛날 건물들을 보며 걷기 좋고, 자전거를 타고 주변의 논과 마을 그리고 외곽의 사원들을 돌아볼 수 있다. Psar Nat(Meeting Market)이 중심지고 주변에 호텔 등, 쇼핑 센터들이 모여 있다. 바탐방 박물관도 있으며 강 주변에는 프랑스풍의 숍들도 있다.
바탐방 시 외곽을 자전거를 타거나 툭툭을 타고 돌면 구불구불한 논밭 사이의 작은 마을에서 순박한 주민들을 만날 수 있고 돼지나 버팔로 등의 가축도 볼 수 있다. 라이스 페이퍼를 생산하는 곳, 노점상에서 대나무 통에 찹쌀, 콩, 코코넛 밀크를 넣고 끓인 크랄란 등도 맛볼 수 있다.
근교로 나가면 대나무 기차(Bamboo Train)를 탈 수 있는 곳도 있고 주요 문화유산으로는 10~12세기 앙코르 왕국 시대의 와트 바난(Wat Banan) 사원, , 와트 에크프놈(Wat Ek Phnom) 사원 등이 있다.
“뱀부 트레인((Bamboo Train)”
바탐방의 대나무 열차(Bamboo Train)는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열차다. 대단한 것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대나무로 만든 기차가 아니라 예전에 쓰이던 레일 위를 대나무로 만든 평상이 달리게 한 것이다. 즉 엔진과 바퀴가 달린 철 구조물 위에 대나무 평상을 올려놓고 레일 위를 달리는 것이다. 기차를 연상하면 안된다. 그래도 낡은 선로를 따라 최대 15km/h의 속도로 달리는데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 대나무 기차는 가난한 현지인들의 지혜이기도 하다. 프랑스인들이 철도는 놓았지만 내전 속에서 기차를 운행할 여력이 없는 현지인들은 바탐방의 동쪽 강둑과 오 스라 레프(O Sra Lev) 마을을 잇는 교통수단을 만들어낸 것이다. 노선을 따라 화물과 승객을 날랐는데 도로가 만들어지자 쓸모가 없어졌다. 그러나 이제 이 대나무 열차는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 되었다.
“사원 탐방”
수많은 사원이 시골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모두 바탐방에서 당일치기로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와트 바난(Wat Banan) 사원은 앙코르 와트의 초기 모습 같아서 현지인들은 앙코르 와트가 이것에서 발전한 양식이라고 주장한다. 프놈 삼포(Phnom Sampeau) 복합 단지는 꼭대기에 다채로운 색상의 사원과 사리탑이 있고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다.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 크메르 루즈가 주민들을 학살한 동굴이 있고 피해자들의 뼈로 가득 찬 기념비가 있다.
바탐방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왓 에크 프놈(Wat Ek Phnom)은 무너진 11세기 사원이다. 근처의 왓 솜롱 크농(Wat Somrong Knong)에는 작지만 아름답게 보존되고 평화로운 18세기 탑이 있는데, 이 탑은 크메르 루즈 시대에 감옥이었다,
“바탐방 가는 길”
바탐방은 버스로 갈 수 있다. 시엠립에서 버스로 3~4시간, 프놈펜에서 5~6시간 걸린다. 두 도시에 정기 버스가 운행된다. 보트로 갈 수도 있다. 시엠립에서 배를 타고 톤레삽 호수를 건넌 후, 갈라지는 상케르(Sangker)강을 따라 바탐방까지 갈 수 있다. 여행이 최대 9시간 걸릴 수 있고 구명조끼와 같은 안전 장비가 부족하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바탐방(Battambang)의 숙소는 도미토리부터 고급스러운 부티크 호텔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저렴한 숙소는 시내 중앙에 밀집되어 있고 부티크 호텔들은 상케르(Sangke)r 강의 동쪽 강둑에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