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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 타지마할

여기 한 여인에 대한 극진한 사랑이 멋진 건축물로 피어난 예가 있다. 타지 마할이다. (Taj Mahal) 어떤 이들은 그 앞에서 서서 그 순백색의 아름다움 건물을 그저 ‘커다란 돌’이라고 혹평하고, 어떤 이들은 감동에 젖어 가슴을 지그시 누르며 눈물짓기도 한다. 이 감정의 차이는 어디서 올까?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이들은 건물만 보고도 아름다움을 쉽게 느끼겠지만 일반인들은 삶을 어느 정도 살고 난, 중년이 되어서야 그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예술이 아니라 지극히 한 여인을 사랑한 한 남자의 애정 때문이다.

“골육상쟁의 왕가”
4세기에서 7세기까지 융성했던 힌두교의 굽타 왕조가 쇠퇴하자 인도에서는 작은 왕국들로 이루어진 봉건시대가 시작된다. 그 후 8세기부터 이슬람교가 서서히 침투하다가 드디어 16세기에 북인도에서 이슬람의 무굴 제국이 탄생한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지역을 다스리던 바부르(Babur)는 1526년에 아그라에 입성하면서 무굴 제국을 일으켰는데 장자상속제가 확립되지 못해서 늘 왕위계승을 둘러싸고 골육상쟁의 피를 불렀다. 바부르의 장남 후마윤은 왕이 된 뒤 아편과 점성술 등에 탐닉하다 아프간 출신들의 장군과 동생들에게 한때 축출되었다. 그는 페르시아로 망명했다가 후일 다시 왕권을 되찾았으나 이내 죽는다. 그의 아들 아크바르 대제(위대한 인물이란 뜻)는 위대한 군주였으나 말년에 아들 제항기르(세계를 장악한 자)가 반란을 일으킨다. 제항기르는 패한 후 오르차로 도망갔다가 훗날 아버지가 죽자 왕이 된다.

“왕비를 지극히 사랑한 샤자한”
이런 집안의 내력은 계속 반복되어서 제항기르의 아들 샤 자한(세계의 왕) 역시 아버지에게 반란을 일으켰다가 패한 후 아버지가 죽은 뒤 왕이 된다. 이때 왕위 다툼에서 장인 아사프 칸이 자신을 지지해 왕이 되었다. 그러니 처가가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그뿐 만이 아니라 왕비 뭄타즈 마할은 미모와 지혜를 겸비해 왕의 사랑을 독차지했는데 이 부인이 출산 도중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니 샤 자한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녀가 죽은 이듬해인 1632년부터 약 22년간 왕은 왕비의 묘인 타지 마할을 만들었다. 인부 20여만 명이 동원되었는데, 이란 출신의 건축가가 설계하고 이탈리아 프랑스 터키 중국 등에서 기술자들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순백의 대리석과 거기에 새겨진 꽃과 잎 문양은 화려하기 그지없는데 이것을 만드느라 샤 자한은 국고를 탕진했다.

“왕비를 그리워하며, 한을 안고 죽어간 샤자한”
결국 말기에 장남에게 왕권을 양위하려던 샤 자한은 3남인 아우랑제브에 의해 쫓겨났고 타지 마할에서 약 2㎞ 떨어진 아그라 포트에 갇히게 된다. 원래 선대에 성으로 만들어진 것을 샤 자한이 궁으로 개조했는데 그 안의 무삼만 부르지(포로의 탑)에 자신이 갇힌 것이다.
그곳에 서면 멀리 타지 마할이 보인다. 아우랑제브는 아버지가 얼마나 미웠던지 도망가지 못하도록 성 앞의 야무나강에 악어를 풀어놓았고, 여름에는 짠맛 나는 우물물만 마시게 했다. 결국 샤 자한은 8년 동안 멀리 왕비의 묘를 사무치게 바라보다 죽었고, 소원대로 타지 마할의 왕비 옆에 안치되었다. 아버지를 그토록 학대하며 왕권을 유지한 아우랑제브는 알람기르(세계의 정복자)란 이름으로 왕위에 올랐는데, 이 작은 세계의 정복자는 형과 동생도 죽여버렸다. 그러나 선대에서 그런 것처럼 그도 아들 아크바르의 반란을 겪은 후 병을 앓다가 죽는다. 그 후 무굴제국은 자식들의 내분으로 급속히 쇠퇴하면서 영국 세력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1774년 인도에 영국의 초대 총독이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영국 식민지가 된 것이다.
아크바르 대제(위대한 인물), 제항기르(세계를 장악한 자), 샤 자한(세계의 왕), 알람기르(세계의 정복자)…이처럼 거창한 칭호를 갖고 거대한 꿈을 꾸던 이들이었지만 그들은 집안 대대로 골육상쟁의 비극을 맛보았다. 세월이 흐른 지금, 어느 누구도 그들의 헛된 권력과 야망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다만 허망한 역사와 골육상쟁 속에서 피어난 한 여인에 대한 극진한 사랑만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타지마할은 천천히 음미하면서 볼수록 수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인류의 보물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