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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동굴이 있는 풍 냐 케방 국립공원

동굴 탐험가들의 천국이 베트남에 있다. 약 300개의 석회암 동굴들이 있고, 그중에 세계 최대의 동굴이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긴 지하 강이 흐르고 있다. 2003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된 이곳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카르스트 지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이 있는 퐁 나 케방 국립공원”
베트남의 중부 도시 동허이 기차역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 서쪽, 내륙으로 들어가면 퐁 냐 케방 국립 공원(Phong na ke bang National Park)이 나온다.
그곳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동굴인 산동 동굴은 길이 6.5km, 높이 200m, 너비 150m로 보잉 747이 들어갈 수 있다거나, 군함이 들어갈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이곳을 탐사하려면 3박 4일이 걸리고 비용은 3천 달러가 넘으며 정부에서 인원을 통제하기 때문에 지금 신청하면 1, 2년 후에나 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다크 케이브”
이런 동굴은 동굴 매니아들에게 맡기고 일반인들은 대개 파라다이스 동굴 + 퐁냐 동굴, 혹은 파라다이스 동굴 + 다크 케이브로 간다. 파라다이스 동굴은 걷지만 퐁 냐 동굴은 배를 타고 들어가다 다시 걷는다. 다크 케이브는 수영복을 준비해야 한다. 짚라인을 타고 들어가 수영을 하고 카약을 하는 등 액티비티를 즐겨서 20대, 30대들이 좋아한다.

“거대한 파라다이스 동굴”
파라다이스 동굴은 길이가 31km, 높이는 100m 넓이는 150m 정도다. 이 동굴은 제주도의 만장굴(총 길이 약 8.93km, 높이 2-30m, 폭 2-23m), 단양의 고수 동굴(총길이 약 1,7km, 높이 50m, 폭 5m), 영월의 고씨 동굴(총길이 약 6km, 높이와 폭은 구간에 따라 편차가 심한데 낮고, 좁은 편)을 다 합한 것보다 더 길고, 더 높고, 더 넓다.
이렇게 비교를 해야 이 동굴이 얼마나 거대한가를 실감할 수 있다. 다만 관광객들은 1km 정도만 탐방을 할 수 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지하 세계가 펼쳐진다. 불빛을 받고 빛나는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신비롭다. 천장에서부터 늘어진 거대한 고드름들의 형상이 해파리 떼 같고, 오징어들이 거꾸로 매달린 것 같고, 거대한 박쥐들이 늘어진 것 같고, 외계 행성의 이상한 생명체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이 다 나가고 난 다음 어둠 속에서 이들이 깨어날 것만 같다.
종유석은 석회 동굴을 흐르는 지하수, 습기가 맺힐 때 물속의 탄산칼슘 성분이 조금씩 자라서 만들어진 것으로 1년에 평균 0.13mm 자란다. 100년이면 1.3cm, 1000년이면 13cm, 1만 년이면 1m 30센티다. 동굴 안의 거대한 종유석들이 5, 6m 정도라면 몇 만 년의 세월이 고인 것이다. 석순은 천장에서 바닥에 떨어진 물속의 탄산칼슘이 탑처럼 쌓인 생성물이고 천장의 종유석과 바닥의 석순이 만나서 이어지면 석주라고 부른다. 그러니 높이 100m의 천장에서 바닥으로 이어지는 석주는 약 100만 년의 세월이 축적된 것이다.

“아득한 세월을 품고 있는 동굴들”
그 세월을 생각하면 오싹한 생각마저 든다. 이 카르스트 지형이 처음 만들어질 때는 4억 년 전이었다. 그 4억년 동안 지구 표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었나? 지구가 탄생한 후 펼쳐진 선캄브리아대(46억년 전–5억 7천만년 전)에는 원시 생명체, 단세포, 다세포 생물이 번성했었다. 그후 고생대(5억 7천만년 전–2억 2천 5백만년 전)에는 어류, 양서류, 파충류가 번성했었다. 중생대(2억 5천 2백만년 전 - 6천 5백만년 전)에는 공룡을 비롯한 파충류가 번성했고 신생대(6천 5백만년 전–현재)에 와서 포유류가 등장했다. 원시 인류가 나타난 것이 몇백 년 전이고 현생 인류가 나타난 것이 몇만 년 전이다. 4억년 전, 고생대에 이 카르스트 지형이 형성될 때, 지구 표면은 어류, 양서류, 파충류 밖에 없었다. 그 아득한 세월을 상상하면 현기증이 날 정도다.
퐁 냐 동굴은 배를 타고 지하의 강을 건너 들어가 내려서 걷는다. 11월과 12월에는 계절적 홍수로 인해 퐁냐 동굴이 폐쇄될 수 있다. 지하의 강을 건너노라면 고대 그리스인들의 신화가 떠오른다. 그들은 사람이 죽으면 여러 개의 강을 건너 저승에 이른다고 믿었다. ‘비통의 강’ 아케론과 ‘시름의 강’ 코키토스, ‘불의 강’ 플레게톤, ‘망각의 강 레테를 건넌 뒤 ’증오의 강’ 스틱스를 거쳐 저승을 지배하는 신 하데스의 궁전으로 들어간다고 믿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오싹한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묘한 느낌이 든다.

“외계 행성, 혹은 지하 세계 탐험 같은 곳”
퐁 냐 케방은 원시림에 둘러싸여 있고 동굴은 아득한 세월을 품고 있다. 사람들이 이런 곳을 좋아하는 것은 일상에서 벗어난 다른 세계를 보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그때 자신과 삶과 지구와 자연이 다르게 보인다. 이곳에 가면 다른 외계 행성 혹은 지구 속을 탐험한 기분이 들 것이다. 단, 차분한 마음으로 관찰하고 상상할 때만 그걸 느낄 수 있다. 사진만 부지런히 찍고 떠들며 시간을 보낸다면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