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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최고봉 키나발루산 등정

키나발루 산은 동남아시아의 최고봉으로 해발 4,101m다. 이 거대한 산을 품고 있는 키나발루 산 공원은 말레이시아 최초로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키나발루 산은 150만년 전, 수백 년 동안 지표 아래서 식혀져 굳어 있던 화강암이 위로 상승하면서 나타난 산으로 오랜 세월 동안 폭우와 빙하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졌다.

“보르네오 섬. 사바의 주도 코타키나발루”
키나발루 산에 가기 위해서는 우선 코타키나발루라고 하는 도시로 가야 한다. 이곳은 사바의 주도로 비행기가 연결된다. 사바주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있으며 매우 큰 섬이다. 섬 남쪽은 인도네시아령의 칼리만탄주고, 북쪽은 말레이시아령으로 사라왁주와 사바주로 나뉘는데, 이 두 주 사이에 브루나이 왕국이 있다.
사바의 주도 ‘코타키나발루’는 한때 ‘아피’로 불렸다. 아피는 현지어로 ‘불’이란 뜻인데 해적들이 자신들의 항해를 위해 이곳에 늘 횃불을 켜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타키나발루의 한적한 공항에 첫발을 내딛고 야자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훈훈한 바람을 맞으면 문명과 멀리 떨어진 곳에 도착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차를 타고 시내에 들어서면 번듯한 호텔, 쇼핑센터, 피자 헛, 맥도널드 등이 보여 이미지와 현실의 차이를 실감한다.
그래도 열대 지방의 풍경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박물관과 모스크 등 볼거리가 있고, 주변의 아름다운 섬들은 깨끗한 해변가 있으며 부둣가에는 각종 해산물을 파는 필리피노 시장도 있다. 또한 저녁나절에는 길가에 빽빽이 들어선 가로수에 앉은 수백 마리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마치 하늘이 조각나는 것 같고, 낙조에 물든 바닷가 풍경은 환상적이다. 그리고 밤이 되면 모두들 식당 앞에 늘어선 의자에 앉아 비디오로 방영되는 영화를 시청하거나 미국 프로레슬링 등을 시청해 마치 한국의 1960년대, 70년대 풍경을 연상케 한다.


“키나발루산 국립공원”
키나발루 산은 코타키나발루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나온다. 1년 연중 무더운 날씨의 보르네오섬이지만 이곳에 오면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온다. 이곳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 들어가면 휴양지 같은 분위기다. 깔끔한 펜션, 고급 레스토랑이 산길 따라 들어서 있고 멀리 산의 모습이 보인다. 이곳은 매년 17만 명이 방문하지만 그 중에서 10% 정도만 정상에 오르고 대부분은 공원의 정취만 즐긴다. 키나발루산은 해발 4000m가 넘는 산 치고는 가장 오르기 쉬운 산으로 알려져 있어 많은 한국인들이 오르고 있다.
이곳은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 등산로 중간에 있는 숙소에 예약이 가능한가를 갖고 인원수를 통제한다. 숙소 즉 산장의 인원은 제한이 있기에 등반객의 수를 조종할 수 있다. 안에서 캠핑은 허락되지 않고 말레이시아 가이드와 함께 등반해야 한다.

“키나발루산 등반 과정”
첫날은 입구에서 라반라타 산장까지 약 6-7시간 올라가는 등반 길이다. 입구를 통과하면 잎들이 넓적한 열대림과 그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뿌연 안개와 작은 폭포가 반겨준다. 그런 풍경을 보면 열대림 속으로 들어온 실감이 난다. 약 30분쯤 걸어 올라가면 첫 번째 휴게소가 나오는데 그곳이 벌써 해발 2000m 정도다. 길따라 적절하게 휴게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해발 3000m 정도가 넘으면 고소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이때부터는 천천히 걷는 수밖에 없다. 올라갈수록 떡갈나무, 밤나무 등 우리 눈에 익숙한 나무들이 보이고 피처 플랜트(Pitcher Plant)란 식물도 나온다. 벌레나 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인데 매우 큰 것은 지름 15∼20㎝로, 19세기에 어느 식물학자는 지름 30㎝짜리를 발견한 적도 있다. 그 안에 약 2.5ℓ의 물이 들어 있었는데 거기에 쥐가 빠져 죽어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종종 쉬면서 5시간 정도를 걸으면 해발 3,272m에 있는 라반라타 산장이 나온다. 이 구간에서 매우 힘들다.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고 공기가 희박해서 고산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점심 식사를 못한 상태인 2시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간식을 준비해 가서 틈틈이 먹는 것이 좋다.
라반라타 산정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다 다음날 새벽 2, 3시에 일어나 정상을 향해 오른다. 약 3시간 정도의 길로 일출을 보기 위해서 서두른다. 해발 3,668m부터는 급격한 경사를 이루고 거대한 바위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사실 북한산 백운대나 도봉산 포대 능선에 비해 쉬운 길이지만 공기가 희박해 숨이 가쁘다. 천천히 걷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출발한 지 3시간 반 후에, 정상에 오른다. 동녘 하늘이 벌겋게 물들며 거대한 구름바다에 파묻힌 산밑의 풍경이 펼쳐진다. 거기서 떠오르는 붉은 해와 장엄하고 황홀한 풍경을 보며 모두 말을 잃는다. 특히 구름바다가 신비스럽다.
키나발루산은 원주민 언어로 ‘영혼을 위한 안식처’라는데, 글자 그대로 세상을 떠나 안식처에 이른 기분이 든다. 키나발루산은 우리의 산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는 ‘다른 세계’의 산이다.

“키나발루산을 올라가는 요령”
키나발루산은 대개 단체 등반을 한다. 혼자 가더라도 국립 공원 측에서 개인적으로 온 사람들을 팀을 만들어 가이드를 붙여준다. 아니면 개인적으로 가이드를 고용하여 혼자 올라갈 수도 있다. 이곳을 오를 때는 서두르면 안된다. 해발 3000m 정도부터는 말레이시아 가이드는 “플라한, 플라한(천천히, 천천히)”이라며 주의를 준다. 그런데 한국인들에게는 “빨리, 빨리”라고 말하며 농담을 하기도 한다. 가이드는 한국 등반객들에게 “플라한”이라고 외쳐도 “빨리, 빨리”라며 부지런히 걸어간다고 말한다. 그 말을 한국인들로부터 배운 것이다. 한국인들은 성격이 급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등산을 많이 한 사람들은 키나발루산이 그렇게 힘든 산은 아니다. 다만 고산증 때문에 힘드니 무리하면 좋지 않다. 키나발루산은 올라가는 길보다도 내려가는 길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1박 2일 동안 경사진 길을 계속 올라오면서 적응된 다리 근육이 내려가는 길에 적응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키나발루산에 오르려면 미리 등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코타키나발루 시내에서 등반 허가를 대행하는 사무실로 가도 되는데 성수기에는 예약이 넘치므로 패키지 투어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키나발루산 밑에는 산장, 펜션 등의 숙박업소가 많은 편이나 해발 3000m에 있는 라반라타 산장을 비롯한 숙소들은 예약하지 않으면 등반 자체가 허락되지 않는다. 산에 식당이 있어 비상식량 외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상 부근은 늘 추우므로(초겨울 날씨) 스웨터와 윈드재킷 그리고 비가 종종 오므로 우의를 챙기는 것은 필수다. 침낭은 산 중턱에서 히터가 있는 숙소에서 잘 수 있다면 필요 없다. 그렇지 않으면 관리소에서 빌릴 수도 있다.
가끔 기상 상태 급변으로 위험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족 일행보다 앞서가던 10대 중반의 서양 아이들이 갑자기 안개가 끼면서 길을 잃어 3일 만에 밀림 속에서 죽은 상태로 발견된 적도 있으니 방심은 금물이다.

“황홀한 코타키나발루 해변의 석양”
말레이시아 사바 주의 주도인 코타키나발루는 사바 제1의 항구도시로 '황홀한 석양의 섬'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실제로 코타키나발루는 특히 낙조가 기가 막히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의 풍경은 정말 황홀해서 누구나 넋을 잃게 된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일몰 풍경이 아니다. 에메랄드빛 산호 바다와 다이빙, 스노쿨링, 키나발루산 등정, 원시림 탐험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보르네오섬은 매력적인 여행지다. 코타키나발루의 연평균 기온은 30도로 일년내내 기온의 변화가 거의 없고 고온다습하다. 인천에서 코타키나발루까지 비행시간은 약 5시간 30분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