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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아지른 절벽 사이에 낀, 달걀 같은 바위 ‘쉐락볼튼’에 올라서다

가보지 못한 사람도, 절벽 사이에 낀 둥근 바위에서 양손을 벌리고 팔짝팔짝 뛰는 사진은 보았을 것이다. 아니 저 바위가 톡 빠지면 어쩌려고, 까마득한 절벽 밑으로는 파란 뤼셰 피오르의 바닷물이 보인다. 무섭지도 않나? 아슬아슬하다. 그러면서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달걀 모양의 바위가 신기하다. 이 묘한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 바로 노르웨이의 쉐락볼튼이다.

“노르웨이 3대 하이킹 코스 중의 하나인 쉐락볼튼 Kjeragbolten 하이킹”
뤼세 피오르(Lysefjord)의 상부 약 1000미터 절벽 사이에 끼어 있는 계란 같은 바위는 매년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사진을 찍는다. 이곳은 ‘트롤퉁가(Trolltunga)’ ‘프레케스톨렌(Preikestolen)’과 함께 노르웨이 3대 하이킹 코스중의 하나다. 이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왕복 6, 7시간을 바쳐야 한다. 히말라야 산맥, 알프스 트레킹에 비하면 당일치기로 하는 하이킹이며 고산증도 없어서 크게 힘들지는 않다. 그러나 산길을 오른다는 것은 자신이 직접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힘을 들여 직접 올라가 바위위에 올라 사진을 찍으면 뿌듯하다. 다른 하이킹 코스도 그렇지만 이곳도, 꼭 여기 와야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곳으로 살아생전 이곳에 꼭 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기에 그렇다.

“하이킹 과정에서 펼쳐지는 것들”
우선 입구에서 용변을 보는 것이 좋다. 한국처럼 중간에 화장실이 없다. 노르웨이의 다른 산들도 그렇지만 이곳도 바위산이다. 쇠기둥에 설치된 쇠줄을 잡고 올라가는 구간도 있다. 서울의 북한산 백운대나 도봉산 포대 능선 혹은 설악산의 공룡능선에 비하면 쉬운 편이다. 한국에서 등반을 많이 한 사람들은 빨리 올라가는 편이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풍경을 즐기면서 오르는 것이 오래동안 기억에 남는다. 언덕길을 오르고 나면 탁 트인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길은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며 계속 이어진다. 금방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산에서 흐르는 냇물 옆에서 쉬는 사람들도 있다. 푸른 풀도 보이는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넓은 들판처럼 펼쳐지는 곳이 나오고 돌탑 위에 이정표도 보인다.
근처에서 뤼셰 피오르를 내려다볼 수 있다. 피오르(fjord)는 과거 학교에서 ‘피요르드’라고 배웠는데 정확한 현지 발음은 ‘피오르’라고 알려져서 ‘피오르’라고 표기한다. 절벽 끝에 엎드려서 밑을 내려다보는 서양인들도 있는데 다른 곳도 그렇지만 이곳에도 안전을 위한 철조망, 울타리들은 없다. 아찔한 뤼세 피오르의 빙하에 쓸려 나간 산들의 경계선이 거칠고 날카롭다. U자 형으로 깊이 패인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온 이런 피오르 협곡은 노르웨이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말로만 듣던 피오르 협곡을 바라보면 감회가 밀려온다. 무시무시한 자연 앞에서 무서움도 든다.

“쉐락볼튼에서 인생샷 찍기”
쉐락볼튼은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절벽 틈에 끼인 동그란 바위로 가기 위해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 있다. 차례차례 순서대로 올라가서 인생샷을 찍는다. 이곳은 직접 올라가서 밑의 풍경을 찍는 것보다 멀리서 계란 같은 바위에 올라간 자신을 찍어야 멋있게 나온다. 사진에서 보면 바위 모습이 동그랗지만 실제 올라가면 약간 평평한 곳이 있어서 포즈를 취할 수 있다. 그렇다고 널찍한 바위도 아니기에 함부로 행동하면 위험하다. 그곳까지 가는 절벽길도 좁아서 겁이 많은 사람은 힘들게 간다. 이 바위를 인위적으로 고정시킨 것이 아니다. 툭 빠지면서 추락할지 모른다는 위험도 있고, 또 자칫하면 실수로 추락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사고가 없었다니 신기하다. 자신의 책임하에, 자신의 위험을 책임지는 ‘at your own risk’ 정신으로 단단히 무장해서 그런 것 같다. 거기까지 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려워도 기어코 바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 만다. 여기까지 올라와서 안 찍고 가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이 세상에 아름다운 곳은 많지만 이렇게 장엄한 풍경 앞에서, 아슬아슬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