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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최고의 유적지, 페루의 마추픽추(Machu Picchu)

c.pixabay.com/loggawiggler

중남미의 수많은 유적지 중에서 오직 한 곳 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가 보는 여행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에서는 '마추픽추'라고 답하고 있다. 1983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추픽추는 그만큼 세계적인 유적지다. 망한 잉카왕국의 유적지로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기에 더욱 신비스런 분위기를 갖고 있다. 마추픽추는 2007년, 전 세계 인터넷 투표에서 ‘새로운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되었다. 토착민들의 언어인 케추아어로 ‘늙은 봉우리’를 뜻하는 이 유적지는 1911년 미국 예일대 고고학자가 잉카의 마지막 요새인 '빌카밤바'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으로 '잉카의 잃어버린 도시', 혹은 ‘공중 도시’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마추픽추의 건설과 발견”

어린 시절, 소년 잡지에 보면 마추픽추(Machu Picchu)는 1532년 스페인의 피사로에 의해 망한 잉카의 유민들이 산속으로 숨어 들어와 만든 신비한 최후의 도시로 소개된다. 그리고 그들은 스페인군에게 쫒겨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식으로 상상력을 동원해서 만든 이야기가 많이 떠돌았었다. 해발 2,430미터의 산속에 숨어 있디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은 스페인의 피사로가 오기 이전인 1400년대 후반에 이미 잉카인들이 만든 도시라고 한다. 약 80년간 사람들이 거주하다가 1530년대 즈음에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파차쿠티 황제가 군사 원정 도중에 마추픽추를 황실 휴식처 겸 긴급 대피소 등의 목적으로 지었을 것이라 여기고 있지만 잉카인들은 스스로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어 여전히 많은 추정과 가설이 떠돈다. 상상하건대 아마도 스페인군에 쫒겼던 잉카인들은 이곳에도 머물지 않았을까? 예전부터 존재하던 산속의 이곳은 피신하기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스페인군들이 두려워서 마지막 수도인 빌카밤바로 이주한 것이 아닐까?

잉카제국의 쇠퇴와 함께 잊혀진 이 산속의 도시는 1911년 미국의 예일대 교수이며 고고학자인 하이럼 빙엄 3세(Hiram Bingham III, 1875 ~ 1956)에 의해서 서방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곳은 그에 의해 발견된 것은 아니다. 주변의 원주민들은 그 존재를 다 알고 있었으며 그전에 영국인 선교사 토마스 페인과 독일 기술자 J. M. 폰 하셀, 독일의 사업가 아우구스토 베른스가등이 이미 마추픽추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풀에 뒤덮인 이곳을 정식으로 발굴하여 널리 알린 이는 하이럼 빙엄이었다. 그는 원래 1911년 잉카 제국 최후의 수도이자 항전지인 빌카밤바를 조사하던 중에 원주민 농부들로부터 고대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우루밤바 계곡을 조사하다가 꼬마 아이의 안내를 받아 마추픽추를 발견했는데 당시 마추픽추는 대부분이 숲에 뒤덮여 있었다. 그후 이곳을 재방문한 빙엄은 4개월 동안 머무르며 마추픽추 유적들을 발굴하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마추픽추 가는 길”

마추픽추에 가기 위해서는 우선 옛 잉카의 수도 쿠스코로 가야 한다. 그곳에서 마추픽추 근처 마을인 ‘아구아스 칼리엔떼’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비싸지만 가장 쉽고 편하게 가는 방법은 우선 쿠스코에서 택시나 미니 승합 버스인 ‘콜렉티보’를 타고 90분 정도 산길을 달려서 약간 고도가 낮은 곳에 있는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까지 가야 한다. 이곳의 기차역에서 ‘페루 레일’이나 ‘잉카 레일’이란 기차를 타야 하는데 가격이 비싸다. 기차는 우루밤바 강 옆으로 이어지는 굽이굽이 산길을 올라간다. 6천미터급의 산들 정상에 하얀 눈이 보이는 차창 밖의 풍경은 아름답다. 약 한 시간 반 후에 ‘아구아스 깔리엔떼’ 역에 내리면 시장같은 분위기로 혼잡하다. 거기서 다리를 건너 마추픽추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30분 후에 마추픽추 역사보호구가 나온다. 4시간 안에 관람을 끝마쳐야 하는데 보통 3시간 만에 끝난다. 돌아오는 길은 역순으로 돌아올 수 있는데 당일치기보다는 ‘아구아스 깔리엔떼’나 ‘오얀따이땀보’에서 숙박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추픽추까지 트레킹으로 가기도 한다.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란 마을의 근처에는 3박 4일의 잉카트레일 트레킹의 출발점인 피스카쿠초(Piscacucho)가 있다. 이곳에서부터 마추픽추까지 3박 4일간 캠핑을 해가면서 잉카인들이 걸었던 길을 걷는다.

쿠스코에서 콜렉티보를 타고 7시간을 달려 ‘히드로 일렉트리카’에 도착해서 기찻길 따라서 12km 정도를 트레킹하며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고산 지대의 산악 풍경, 우루밤바강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4시간 정도 후에 ‘아구아스 깔리엔떼’에 도착하는데 트레킹 중의 풍경이 추억에 남지만 힘든 길이다. 이 경우에는 ‘아구아스 칼리엔떼’에 도착하면 이미 저녁 무렵이 되므로 ‘아구아스 칼리엔떼’에서 1박을 해야 한다. ‘아구아스 칼리엔떼’는 작은 산악 마을로 숙소, 식당, 카페들과 수공예품, 기념품 파는 시장도 있고 온천도 있다. 관광객들이 빠져나간 마을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1, 2일 머물 수 있는 곳이다.

기차를 이용하는 경우 개인적으로 하면 골치가 아프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마추픽추에 입장객이 제한되어 있기에 미리 입장권을 예매하고, 잉카 레일, 페루 레일 등의 기차표 또한 예매를 해야만 한다. 물론 당일 날 살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항상 많을 때는 표를 얻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마추픽추 입장권 예매, 기차표 예매와 함께 쿠스코 근교 투어(친체로, 피삭, 모라이, 살리네라스). 숙소 등을 엮은 현지 여행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3박 4일간의 ‘잉카 트레일’ 트레킹은 개인적으로는 불가하다. 하루 입장객을 500명으로 제한이고, 가이드 등이 꼭 필요하므로 현지 여행사를 이용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과 함께 움직이게 된다. 이처럼 마추픽추 여행은 혼자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지런하게 예약을 미리미리 잘해야 하고, 3박 4일 트레킹은 인원 제한이 있기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힘들다. 이처럼 이곳 여행은 혼자 개인적으로 하기에 불편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된다. 단,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가는 경우에는 이 모든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복잡하고 귀찮은 일들은 여행사에서 다 알아서 하고 처음부터 ‘우리 팀’과 함께 움직이게 되므로 마음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잉카인들의 놀라운 기술력”

마추픽추 역사보호구에 들어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순간 ‘아, 드디어 왔다’라는 탄성이 나오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사진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사람들은 가슴이 벅차오른다. 사라진 신비한 문명, 공중 도시 등 잉카 문명에 대한 신비한 이미지가 우리에게 강렬하기 때문이다. 이 구역은 철저히 관리가 되고 있고 안에는 화장실도, 식당도 없다. 조용히, 깨끗하게 관람만 하고 가야 한다.
이곳은 고산지대이다 보니 날씨 변덕이 심하다. 아주 맑은 날씨 속에서 멋진 풍경을 보려면 날씨 행운이 따라 주어야 한다. 안데스 산맥에 있는 고산 지대의 맞추픽추는 늘 안개와 구름이 끼어 있어서 멋진 풍경을 보는 것은 운이 좋아야 한다. 이렇게 숨겨진 까닭에 마추픽추는 오랜 기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고 한다. 관람객들로 이곳은 늘 붐비지만 하늘과 돌로 만든 유적지와 계곡은 조용하다.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정확한 기록이 없기에 모든 것은 ‘가설’이다. 그 ‘공백’이 오히려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잉카인들의 건축 기술 앞에서는 누구나 감탄한다. 잉카인들은 이곳에 정교한 수로를 만들었고 빗물을 모두 식수로 사용할 만큼 기술이 뛰어났다고 한다. 또한 태양의 신전의 경우 거대한 자연석을 그대로 갖다 썼는데 그런 돌들을 어디서 캐고, 어떻게 운반했으며, 철제 도구가 전혀 없었던 시대에 어떻게 그런 돌을 다루었는지 쉽게 상상이 안 된다. 20톤 이상의 돌을 정교하게 잘라내 길도 없는 산길을 수십 km나 이동해 공중요새를 만드는 것은 지금도 상상하기 힘들다. 마추픽추를 구성하는 석조물 중 가장 큰 돌은 높이 8.5m, 무게 360톤 이상 나가기도 한다. 동전 하나도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촘촘하게 쌓인 마추픽추의 돌들은 오랜 시간의 비바람에도 풍화되지 않고 세월을 견뎌와 지금도 풀리지 않는 불가사의로 남아 있다.

“침묵이 더 많은 것을 전해주는 마추픽추 유적지”

위에서 내려다보면 잉카인들의 농경지, 제사를 위해 쓰였던 제단, 묘지에 이르기까지 잘 보존된 생활 터전이 적막한 가운데 모습을 드러낸다. 잉카인들은 이곳의 비탈에 계단식 밭을 만들어 감자와 옥수수를 경작했다. 특히 감자는 안데스가 원산지로 남미 원주민들에게 소중한 양식이다.
이곳이 그토록 인상적이 것은 단지 유적지의 거대함이나 의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기록과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진 잉카인들의 침묵이 수수께끼처럼 이 유적지를 맴도는 가운데 수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참하게 유린당한 후 사라진 잉카인들의 침묵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전하고 있다. 건축물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는 것도 당연히 해야 하지만 잠시 침묵 속에 빠져서 그들의 역사와 사라진 잉카인들의 침묵을 접하는 시간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