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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남극 세종 과학기지

KOPRI

남극 세종 과학기지는 사우스 세틀랜드 제도(South Shetland Islands) ‘킹 조지 아일랜드’(King George Island)’ 해안에 있다. 정확한 위치는 킹조지섬 남쪽의 필드만(Fields Bay)에 있는 마리안 곶(Marian Cove) 남단 바톤 반도(Barton Peninsula)의 연안이다. 우리 나라는 1986년 11월 남극조약에 가입하고 1988년 2월 남극 세종 과학기지를 건설했다. 기지의 연 평균 기온은 영하 1.8도, 최저기온은 영하 25.6도로 남극에서는 비교적 온화한 지역이지만 킹 조지 아일랜드의 80%는 여전히 빙하에 덮여 있다. 킹 조지 아일랜드는 얼음의 장애가 적어 남극 가운데 가장 먼저 발견되었던 곳 가운데 하나로 여러 나라의 상주 기지와 하계 기지들이 있다.

“남극 세종 기지 가는 길”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2시간 정도 비행하여 킹 조지 아일랜드(King George Island)’의 칠레 기지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활주로가 있고 남극 세종 기지는 근처에 있다. 이렇듯이 푼타아레나스에서 킹 조지 아일랜드를 거쳐 세종 기지에 가는 것은 간단해 보인다.
그러나 인천 국제 공항에서 칠레의 남단 푼타 아레나스까지 오는 길을 멀고도 멀다. 여러 경로가 있지만 프랑스 파리를 거쳐 온다면 칠레 산티아고를 거쳐 푼타 아레나스까지 오는데 비행시간만 30여 시간이 넘는다. 그리고 푼타 아레나스에서 칠레 남극 기지까지 오는 것도 쉽지는 않다. 안개가 끼고 강풍이 몰아치면 여러 차례 착륙 시도를 해야한다. 칠레 기지에서는 ‘조디악’이라고 하는 고무보트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해야 남극 세종 기지에 갈 수가 있다. 만약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에서 크루즈를 타면 바람이 드센 드레이크 해협을 건너 사우스 셰틀렌드 제도를 여행하는 가운데 킹 조지 아일랜드에 상륙할 수 있다.
비행기를 타고 오든, 크루즈를 타고 오든 일단 고무보트 ‘조디악’을 타고 이동하는데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바다에 떠다니는 거대한 유빙들을 보는 순간 남극에 왔다는 실감을 하게 된다. 기지 앞에는 2004년 조난 당한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파도에 의해 희생된 고(故) 전재규 대원의 동상이 서 있다.

“남극 세종 과학기지의 활동”
남극 세종기지가 있는 킹 조지섬은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의 여러 섬 중 가장 큰 섬으로 남극 진입의 관문이다. 이곳은 비교적 기후조건이 좋아 칠레·아르헨티나·우루과이·브라질·러시아·중국·폴란드·미국·페루·독일·체코·한국 등 12개국의 상주 기지가 설치되어 있다. 한국이 남극에 과학기지를 설치하게 된 것은 1986년 11월 33번째로 남극 조약 서명 국가가 된 후 해양 연구소 극지 연구실을 설치하면서부터다. 가장 큰 목적은 남극의 무한한 자원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연고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세종기지의 건설과 함께 대한민국 남극연구단(하계연구단·동계연구단으로 구성)이 파견되어 해저 지형, 지층탐사, 해양 생물 채취, 육상 지질 및 암석표본 채취 등의 연구 조사 활동을 하였고 1989년 10월 세계 23번째 남극조약협의당사국(ATCP) 지위를 획득했다. 그후 매년 남극과학연구단 (월동 연구대대와 하계연구대)을 파견하여 남극 지역의 대기, 고층대기, 지질, 지구물리, 해양학적 환경 성 규명, 기초 생산력, 동식물상에 대한 조사·연구, 자원 조사 등을 수행해 오고 있다. 기지의 최대 수용 인원은 78명으로, 매년 약 17명의 월동연구대가 1년간 상주하며 업무를 수행한다. 남극 여름철인 12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는 추가로 약 100명의 하계 연구대가 파견된다. 30년이 지난 2018년 2월 대규모 리모델링을 통해 현대식 숙소와 실험실이 건설되었고 기후 변화, 해양 대기, 오존층, 생물 자원 연구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또한 2014년 동남극 북 빅토리아 랜드, 테라노바만 연안에 장보고 과학 기지를 건설했다. 장보고 기지의 연평균 기온은 영하 15.1도, 최저 기온은 영하 36.4도로 세종기지보다 훨씬 춥다. 최대 수용 인원은 62명이다. 이곳에서는 기후 변화 연구, 지형 및 지질 조사, 빙하, 운석 등을 연구한다.

“세종기지 주변의 날씨”
세종기지는 남극 저기압대에 위치해서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비교적 따뜻한 물로 둘러싸여 있어서 다른 남극 지방에 비해 기온이 높은데 기지의 연 평균 기온은 영하 1.8도, 최저기온은 영하 25.6도로 남극에서는 비교적 온화한 지역에 속한다. 겨울엔 세종기지 주변의 물도 영하로 내려가고 거의 매일 초속 7미터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어서 체감 온도가 낮다. 세종기지에서 주변 기지로 가거나 해양 채집을 나가려면 조디악이라는 고무 보트로 이동해야 하는데, 안전을 위해 초속 10미터 이상 바람이 불면 보트 운행을 하지 않는다. 2004년에 조난당한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했다가 파도에 의해 희생된 대원도 있듯이 조심해야 한다.
남극 세종 기지에서 근무한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의 생생한 보고에 의하면 보통 가을부터 강한 블리자드(눈보라)가 몰아쳐 온다. 세종기지에서 건물 사이를 이동하려면 30-50미터를 걸어가야 하는데, 블리자드가 불면 바로 앞도 분간하기 어렵고 몸도 가누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한 번 블리자드가 시작되면 4-5일간 지속되고 눈이 2층 건물 꼭대기까지 쌓여 대원들이 모여 공동으로 제설작업을 하니 그곳에서 일하는 대원들의 고생이 훤하게 보인다. 남극 대륙은 눈이 적게 오지만, 세종기지는 저기압대에 위치해서 늘 구름이 만들어지면서 눈이 많이 오는 편이다. 또한 갑자기 안개가 끼면 보트 운행도 힘들어지고 위험하다.

“남극 세종 과학 기지 주변의 온난화 현상”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남서쪽에는 마리안 소만 빙벽이 있다. 이 거대한 빙벽이 지구 온난화 때문에 녹아 가면서 후퇴하고 있다. 마리안 소만 곳곳의 빙하가 녹으면서 안에 있는 산악 지형이 드러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온난화가 지속되면 2060년에 마리안 소만에서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남극 기지에서는 종종 빙하가 무너지는 천둥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지금 남극은 기온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세종 과학 기지 기상 관측 자료를 보면 남극 평균 온도는 10년에 0.6도씩 상승하고 있다. 2014-2021년 남극의 평균 기온은 영하 2.4도에서 영하 0.3도로 높아졌고 기지 근처 마리안 소만을 덮은 빙벽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738-947m 정도 후퇴했다고 한다.

그동안 과학계에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산업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중이라는 의견이 있고, 정기적인 지구의 기후 변화에서 오는 온도 상승이라는 주장이 있어 왔는데 요즘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종 과학기지에서도 이러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다양한 관측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