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킴 왕국의 흔적이 남아 있는 칼림퐁, 남치
부탄은 티베트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바람에 독립하고 지금까지 부탄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있다. 반면에 그 옆의 시킴은 사라진 왕국이 되었다. 영국, 인도, 티베트, 부탄 등의 세력이 부딪치는 가운데 지도층은 개혁을 등한시하고 국민은 반발하는 가운데 결국 인도에 합병된다. 지금 인도에 속한 시킴주에 가면 독특한 시킴 왕국의 정체성을 느낄 수는 없지만 고산, 호수, 숲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티베트 불교, 힌두교, 네팔 문화 등이 혼합된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시킴”
시킴은 현재 자치정부인 시킴 민주 전선에 의해 통치되고 있으며 랑포 검문소에서 외국인은 방문허가증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여권 사진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시킴 자치정부는 2016년부터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정책을 강력하게 피고 있다.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하고 환경 오염을 적극적으로 방지하고 있다.
시킴 지역은 칸첸중가의 바로 아랫자락에 위치한다. 이곳의 높은 곳에 오르면 칸첸중가를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의 여러 봉우리들이 어우러진 기가 막힌 풍경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병풍처럼 드넓게 펼쳐진 히말라야 산맥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완만한 산 능선을 걷는 체험은 네팔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인도 히말라야 트레킹의 매력이다.
“사라진 시킴 왕국”
시킴주는 1975년까지 독립 왕국이었으나 현재는 인도에 합병되었다. 15세기에 티베트에서 불교 종파 전쟁이 벌어지자 닝마파 불교도들이 시킴지역으로 이주해왔다. 이들이 만든 나라가 시킴왕국이었다. 시킴왕국은 한때 영토를 확장했으나 부탄, 네팔과의 전쟁에서 많은 영토를 잃게 된다. 1835년 영국의 동인도 회사의 세력이 확장되면서 1861년. 영국은 시킴을 보호령으로 선포한다.
이때 이 지역은 혼란기였다. 일찍이 부탄도 1864년 점점 밀려오는 영국과 전쟁을 했으나 패해서 영토를 할양했다. 1886년에 티베트는 시킴에 대한 종주권을 주장하면서 시킴으로 쳐들어 온다. 영국은 티베트를 물리치고 1888년 티베트 라사를 공격한다. 그리고 1903-1904년에 영국은 다시 티베트를 침공하는데 이때 부탄의 초대 왕 우겐 왕축은 (왕이 되기 전) 영국의 편에 서서 함께 티베트를 공격한다. 그리고 영국의 지원에 힘입어 우겐 왕축은 1907년 부탄 왕국을 선포하고 초대 왕이 된다.
이렇게 부탄은 영국의 편에서 독립국이 되었고, 근대화 정책을 야무지게 밀어붙이고, 부탄의 정체성을 확보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얻어 독립국을 유지한다. 반면에 시킴왕국은 영국의 보호령 속에 있다가 1947년 인도가 독립하면서 시킴에 대한 모든 권한은 영국에서 인도로 넘어간다. 시킴왕은 약했고 마지막 왕이 1963년에 왕위에 올랐지만 정치를 잘하지 못했다. 시킴왕은 토지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했고 그 땅에 살던 네팔인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반발하여 폭동이 일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시킴 왕은 인도에 원군을 요청했고 결국 왕은 인도에게 국가 통치를 위임한다. 이 과정에서 인도가 배후에서 네팔계와 인도계를 부추겼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결국 1975년 국민투표에서 유권자의 97%가 인도와의 합병을 찬성하면서 시킴왕국은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 그후 시킴 민주전선이 시킴주를 통치하고 있다.
“시킴의 중심지 강톡과 칼림퐁”
시킴의 중심지는 강톡(Gangtok, 해발 1677m))으로 시킴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다. 이곳에 가면 그 시절의 유적지들, 사원 그리고 아름다운 히말라야 산맥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칼림퐁(Kalimpong, 해발 1250m))은 인도 시킴주의 도시로 아름다운 경치와 온화한 기후로 유명하다. 19세기 초반, 영국 식민지 시대에 개발되었으며 당시에는 차와 홍차의 주요 재배지였고 현재는 관광과 농업이 주요 산업이다. 언덕길 곳곳에 티베트 불교 사원과 전통시장 등이 있어 아기자기 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골목길을 걷는 자체가 흥미로운 곳이다.
칼림퐁(Kalimpong)은 교통의 요지다. 이곳은 부탄, 다르질링, 시킴의 강톡으로 가는 길이 모두 만나는 곳이다. 남동쪽에 있는 부탄의 푼촐링(Puncholling)과 맞대고 있는 인도의 국경 도시 잘가온(Jalgaon)에서 올 수도 있고, 다르질링과도 길이 통하며, 강톡(Gangtok)이나 남치(Namchi)로 가기 위해서 들러야 하는 도시다.
이런 관계로 칼림퐁은 영국 식민지 시대에는 티베트와 중국을 잇는 중요한 무역 거점이 되었고 1947년 인도 독립 후에는 시킴주의 주요 도시로 성장했으며 지금도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호텔, 게스트하우스, 리조트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네팔 불교, 티베트 불교, 힌두교가 혼합된 독특한 남치”
남치(Namchi, 해발 1,675m)는 시킴주의 주도 강톡(Gangtok) 남서쪽으로 약 78km 떨어진 곳에 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독특한 문화로 유명하다. 남치의 문화는 티베트 불교, 힌두교, 네팔 문화 등이 혼합되어 있어서 매력적이다. 남치에서는 히말라야 산맥의 설산을 볼 수 있고 남치의 역사와 문화를 볼 수 있는 남치 박물관, 남치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남치 시장 그리고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부탄 전역의 축구팀이 참가하여 경기하는 축구 경기장이 인기다.
이 지역은 기온이 온화한 3월에서 5월이 가장 방문하기에 좋은 시기고, 9월에서 11월 사이도 좋다. 매년 10월에는 관광, 문화 및 지역 음식 축제가 열린다. 플라워 쇼 축제에 참석하고 싶다면 2월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수많은 종류의 히말라야 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