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베네치아 식당은 바가지를 씌우고, 불친절하고, 맛도 별로라는 평도 많이 보인다. 관광객이 많이 모여들다 보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곳에서 맛있고 동시에 친절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때 ‘미쉐린 스타 식당’을 찾아가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식당을 찾기란 관광객이 엄청나게 모여드는 곳에서 쉽지는 않다.
“미쉐린 가이드란?”
세계 식당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이드북이 있다. ‘미쉐린 가이드(Michelin Guide)’다. 프랑스에서 나왔으므로 ‘미슐랭’이라고도 표기했었는데 이제 한국에서는 공식 명칭으로 ‘미쉐린’이라 표기하고 있다.이것은 프랑스의 타이어 제조 회사인 ‘미쉐린’이 매년 봄에 발간하는 식당 및 여행가이드 시리즈다. 숙박시설과 식당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레드가이드>와 박물관, 자연경관 등 관광 정보를 제공해 주는 부록 형태의 <그린가이드>가 있는데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식당에 별점 매기는' <레드가이드>다.
“미쉐린 가이드의 유래”
미쉐린 가이드를 처음 만든 앙드레 프랑스의 미슐랭은 당시 내무부 산하 지도국에 근무하면서 프랑스를 여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자는 취지 아래 무료로 배포되는 여행, 식당 안내서를 펴냈다. 즉, 1900년 미쉐린 타이어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 주던 자동차 여행 안내 책자에서 출발한 것이다. 초기에는 타이어 정보, 도로 법규, 자동차 정비 요령, 주유소 위치 등이 주된 내용이었고 식당은 그저 운전자의 허기를 달래주는 부록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정보가 해가 갈수록 호평을 받자 1922년부터 유료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대표적인 레스토랑 지침서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그후 요즘은 '미식가들의 성서'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한국인들에도 그들의 평가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도 다를 바 없다. 2023년 3월까지 전 세계에서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총 3,400여개로, 1스타는 2,743개, 2스타 레스토랑은 484개, 3스타 레스토랑 139개라고 한다. 별이 많을수록 좋다.
(https://guide.michelin.com) 에서 Italia, Venezia로 들어가면 베네치아의 식당들이 소개되어 있다. ‘Distinzione’(구분, 탁월함)를 클릭해서 검색하면 베네치아에는 현재 미쉐린에 의해서 추천된 식당들이 68개다. 모두 별표를 받은 것은 아니고 스타1, 스타2가 모두 8개다. 무궁화 같은 별 표시가 되어 있으니 이것을 참고할 만하다.
“선택은 언제나 자신이 한다”
그런데 이것을 믿을 수 있을까? 이것을 선정하는 과정은 이렇다고 한다. 전담요원이 평범한 손님으로 가장해서 한 식당을 1년 동안 5~6차례 방문해 직접 시음한 후, 음식 맛, 가격, 맛의 일관성 등을 기준으로 일정 수의 식당을 엄선하고 다시 이들 가운데 뛰어난 식당에 별(1-3개)를 부여해 등급을 매긴다.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달게 되면 성대한 시상식을 치르고 요리사는 최고의 명성을 가지게 된다. 그후에도 정기적으로 재심사를 하면서 평가를 새롭게 한다. 평가원들의 평가 기준은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 풍미, 개성, 창의성, 가격,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철저하게 ‘요리’에 대한 평가지 식당의 분위기, 편안함, 서비스 등은 고려 사항이 아니라고 공지하고 있다 한다. 결국 허름한 식당이나 분위기가 별로 안 좋은데도 맛이 좋아서 별을 달 수도 있고 반대로 별을 달았다고 해도 친절한 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물론 별도 달리고 친절한 곳도 있다. 어쨌든 별이 달리면 비싸지고 분위기가 좋아질 확률도 높다. 그러니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비싸거나 불친절해도 맛이 중요하다면 미쉐린을 믿고 가는 것이고, 그보다는 편안한 분위기, 친절성, 가성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트립 어드바이저, 블로그 등에서 다른 이들의 의견을 함께 참고하는 것도 좋다.